오픈소스 사용도 문제?... 국가대표 AI 탈락팀 발표 전 경쟁 과열양상
||2026.01.09
||2026.01.09
정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 프로젝트에 참여한 국가대표 AI 정예팀을 둘러싸고 ‘해외 모델 유사성’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 업스테이지와 네이버클라우드, SK텔레콤 등 주요 참여 기업이 잇달아 도마에 오르면서, 1월 15일 탈락 팀 발표를 앞둔 프로젝트가 기술 검증을 넘어 여론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대상은 다르지만 비슷한 의혹
9일 관련 업계에서는 국가대표 AI 모델과 해외 AI 모델의 도용·차용·유사성 관련 논란은 정부의 평가 기준인 ‘프롬 스크래치’를 명분 삼은 억지 의혹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프롬 스크래치는 기초 단계부터 자체 개발하는 것을 말한다. 정부는 프롬 스크래치의 기준과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았다.
국가대표 AI 모델을 향한 의혹 형태는 제각각이지만 문제 제기 방식은 유사하다. 처음부터 모든 요소를 자체 개발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독자성이 없다고 지적한다. 그 근거로는 일부 외부 기술이나 오픈소스를 활용한 사례가 꼽힌다.
5개 정예팀 중 이번 달에만 업스테이지·네이버클라우드·SK텔레콤 등 3곳에서 비슷한 형태의 의혹이 제기됐다. 오픈소스로 공개된 코드를 참조·사용하는 게 프롬 스크래치가 맞는지 여부다. AI의 두뇌 역할을 하는 파운데이션 모델 외에도 도구 역할을 하는 모듈, 만들어진 모델을 실행할 때 사용하는 코드 같은 것까지 전부 자체 개발해야 ‘프롬 스크래치’가 맞지 않냐는 것이다.
의혹이 제기된 3사의 대응은 동일했다. 파운데이션 모델은 100% 자체 개발이며 다른 요소는 글로벌 기술 생태계 호환성 및 전체 시스템의 효율적 최적화를 위해 사용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 반응도 비슷하다. 나사 하나, 바퀴 하나까지 다 자체 개발하는 건 시간 낭비라는 입장이다.
당사자들 “전부 처음부터 만드는 건 비효율”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1월 2일 공개 검증회에서 “AI 생태계 모델 구조는 오픈소스 플랫폼 허깅페이스에 있는 코드로 거의 표준화되어 있다”며 “만들어진 로마 시대 길 사이즈에 맞춰 마차를 만드는 것과 같은 이치다”라고 설명했다.
네이버클라우드 관계자는 “AI 기술 개발은 이미 검증된 글로벌 빅테크의 ‘거인의 어깨’ 위에서 우리만의 고유 가치를 한 숟가락 더해 발전해 나가는 과정이다”라며 “파운데이션 모델은 자체 기술로 구축해 완벽한 통제권을 확보하면서 검증된 인코더 등은 전략적으로 채택해 실용적인 기술 자생력 확보와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개적으로 검증된 외부의 고성능 도구나 코드를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8일 딥시크 모델과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된 SK텔레콤 역시 같은 결의 대응을 했다. SK텔레콤은 파운데이션 모델을 100% 자체 개발했다고 밝혔다.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점은 프롬 스크래치의 독자성을 논하는 대상인 ‘학습 코드’가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모델을 실행할 때 사용되는 ‘인퍼런스 코드’다.
“효율적 개발 칭찬해야”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국가대표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둘러싼 일련의 의혹을 여론전으로 봤다. 3개월 안에 대국민 발표회를 위한 결과물을 내놔야 했던 정예팀들이 AI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전부 다 밑바닥부터 개발할 여유도 없을 뿐 아니라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애플은 스마트폰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경쟁하는 기업이지만 아이폰에 들어가는 ‘모바일 D램’은 삼성전자의 제품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아이폰의 디스플레이 패널도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 제품이 사용된다. 애플이 아이폰의 모든 구성요소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만들지 않는 것처럼 AI 모델도 파운데이션 모델이 아닌 영역까지 자체 개발하는 건 시간·자원 낭비라는 것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전문가는 “미국과 중국 빅테크들이 그래픽처리장치(GPU) 수만~수십만대를 가동해 AI 관련 기술을 개발할 때 전기요금과 장비 수급을 걱정해야 했던 우리 기업들에 프롬 스크래치라는 순혈주의 잣대를 들이밀 것이 아니라 외부 오픈소스 기술을 쓸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원인부터 성찰해야 한다”며 “개발자 해외 유출 문제도 있는데 지원은 더 못해 줄망정 한정된 시간과 자원으로 글로벌 경쟁 수준을 따라잡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수단과 도구를 선택한 기업들에게 ‘효율적인 엔지니어링’이라는 평가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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