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 감춘 日 가전…소니·파나소닉, B2B로 방향 틀었다 [CES 2026]
||2026.01.08
||2026.01.08
CES 2026에서 일본 전자기업들의 부스 풍경이 확연히 달라졌다. 한때 TV와 오디오로 전시장을 채우던 소니와 파나소닉은 올해 CES에서 가전 전시를 사실상 접고, B2B 중심의 사업 메시지만을 전면에 내세웠다. 일본 기업들의 CES 가전 전시 입지가 빠르게 좁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니는 올해 소니 혼다 모빌리티 전시관만 운영했다. 지난해 엔터테인먼트와 콘텐츠 제작 기술을 중심으로 부스를 꾸몄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TV와 오디오, 카메라 등 전통 가전 제품은 전면에서 사라졌다.
소니 부스는 가전과 로봇을 앞세워 대규모로 전시관을 꾸민 중국 TCL과 하이센스, 드리미와도 대비됐다. 부스 규모는 이들 기업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전기차 전시 공간을 제외하면 관람객 발길도 뜸해 전반적으로 한산했다.
그나마 관심을 모은 것은 혼다와의 합작사인 소니 혼다 모빌리티의 전기차 ‘아필라 1’이었다. 부스에서는 아필라 1의 최신 업데이트와 신규 콘셉트 모델이 소개됐다. 현재 사전 예약을 받고 있는 아필라 1은 2026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 고객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소니 전시장 한쪽 벽면에는 이미지센서와 라이다 등 차량 탑재용 반도체 솔루션이 전시돼 있다. 인근에는 센서를 적용해 자율주행을 시연하는 코너도 마련됐다. 현장 관계자는 “라이다 센서는 저조도 환경에서도 보행자를 인식할 수 있고, 터널을 지난 뒤 급격히 밝아지는 장면도 안정적으로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소니 관계자는 “소니그룹의 기업 전략이 엔터테인먼트와 콘텐츠 제작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CES에서도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CES 2026에서는 소니 혼다 모빌리티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모빌리티 관련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나소닉은 지난해 CES와 마찬가지로 가전 대신 AI 산업 솔루션과 인프라 사업을 선보였다. TV와 생활가전 대신 에너지와 배터리, AI 기반 산업 솔루션을 중심으로 부스를 꾸렸다.
과거 ‘내쇼날’ 브랜드로 TV와 생활가전을 아우르던 종합 가전기업이었던 파나소닉은 사업 부진 이후 체질을 바꿨다. 전자부품과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을 기반으로 B2B 시장에 집중했다. 현재 파나소닉은 전기차 배터리와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 AI 기반 공급망 관리 등을 핵심 성장축으로 삼고 있다.
파나소닉 관계자는 “파나소닉의 인프라는 도시를 넘어 일상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AI 기반 웰니스 솔루션을 통해 건강과 삶의 질을 관리하는 인간 중심 지능을 구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들이 CES에서 가전 전시를 줄이는 배경에는 실적 부진과 산업 환경 변화가 꼽힌다. 글로벌 TV와 가전 시장은 이미 한국과 중국 기업 중심으로 재편됐다. 가격 경쟁력과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일본 기업이 우위를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콘텐츠와 배터리, AI 솔루션, 인프라 등 B2B 영역은 수익성과 지속성 면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소니의 변화도 같은 맥락이다. 소니는 2010년 전후 TV와 전자제품 사업 부진으로 장기간 적자를 겪었다. 이후 게임과 영화, 음악 등 콘텐츠 사업과 이미지 센서, 금융 부문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며 실적을 회복했다. 가전은 더 이상 핵심 수익원이 아니다. 콘텐츠와 서비스를 구현하는 수단으로 재정의됐다.
업계에서는 CES 자체의 성격 변화도 일본 기업들의 전략 전환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CES는 가전 전시회에서 기술과 산업 플랫폼 중심 행사로 바뀌고 있다. 완성형 가전보다 AI와 모빌리티, 에너지, 산업 솔루션을 앞세운 기업이 주목받는 환경이다. 일본 기업들도 이에 맞춰 전시 전략을 빠르게 조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라스베이거스=CES 특별취재단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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