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車 경쟁력 AI에 좌우”… 피지컬 AI 자신감
||2026.01.05
||2026.01.05
현대자동차그룹이 5일 2026년 신년회를 열고 글로벌 불확실성 심화 속에서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 중심 전환을 통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겠다는 경영 방향을 밝혔다. 이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AI 역량을 내재화하지 못한 기업은 생존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산업과 제품의 새로운 기준을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2026년은 우리가 우려해 온 위기 요인들이 현실로 다가오는 해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무역 갈등, 지정학적 분절, 기술 패권 경쟁 심화를 주요 리스크로 지목했다. 그는 위기 대응의 해법으로 ▲고객 관점에서의 체질 개선 ▲민첩한 의사결정 ▲공급망 생태계와의 상생 ▲과감한 외부 협력 ▲산업 기준 선도를 제시했다.
특히 AI를 중심으로 한 산업 전환에 대해 “자동차 경쟁력은 이제 AI 능력에 의해 좌우된다”며 “글로벌 선도 기업에 비해 아직 충분하지 않은 부분은 다양한 파트너와의 협력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물리적 제품의 설계·제조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피지컬 AI 분야에서의 경쟁력 확보에 자신감을 보였다.
장재훈 부회장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환과 자율주행, 로보틱스, 수소 사업 전략을 설명하며 “SDV 전환은 생존의 문제로, 타협할 수 없는 방향”이라고 밝혔다.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은 올해 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완전 무인 로보택시 상용화를 추진한다는 계획도 공개됐다. 이어 “포티투닷(42dot)과의 협업 체계도 변함없이 유지하며, SDV 기술이 적용되는 주요 개발 프로젝트 역시 예정대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신년회에서는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도 각 사의 사업방향성에 대해 설명했다. 먼저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현대차는 위기를 극복하며 더 강해지는 조직”이라고 정의하고, “유연한 글로벌 생산 전략과 공급망 재구성을 통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고, 하이브리드-EV-내연기관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 라인업, 지역별 고객 맞춤형 제품 전략을 통해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시장 경쟁력, 브랜드 신뢰도, 품질 등 현대차 고유의 강점들을 바탕으로 주요 모델 출시와 제네시스 하이브리드 모델 도입, 유럽 및 신흥시장에서의 위상 강화 등을 통해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사장은 “기아는 올해 6% 이상 성장을 목표로 매우 도전적인 계획을 수립했으며, 과감한 도전을 통해 위기 상황을 지속성장의 모멘텀으로 활용하고, 신규 수요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올해 성장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PV5를 중심으로 목적기반차량(PBV) 글로벌 비즈니스 생태계를 지속 확대하고, 텔루라이드, 셀토스 등 볼륨 신차 론칭, 성장성이 높은 동남아 시장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 신규 판매법인 설립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사장은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의 핵심 부품사로서 새로운 아키텍처를 안정적으로 지원하고 SDV의 양산과 확대 전개에 주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인터페이스 설계를 표준화하고, 오픈소스 생태계에 참여해서 글로벌 SDV 표준 확산에 기여하는 등 SDV 전환을 함께 하는 전략적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차량용 반도체, 로보틱스 핵심부품 사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올해 현대차그룹 R&D본부장에 취임한 만프레드 하러 사장은 “SDV 시험차(페이스카·Pace Car)를 통해 계획대로 양산 체계 구축과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 확보한 기술 역량을 차세대 모델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러한 기반 위에서 현대차그룹은 고객 안전과 편의성에 초점을 맞추어 SDV와 자율주행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정 회장은 한국내 중장기 투자계획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단순히 외형을 키우는 데만 쓰는 게 아니라, 질적으로 성장하는 계기로 삼으려고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기존 사업을 얼마나 단단하게 만들고, 동시에 미래를 얼마나 차분하게 준비하느냐이며, 그것이 앞으로 우리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 회장은 “가장 확실한 것이 미래의 불확실성이고, 가장 불확실한 것이 미래의 확실성이다. 결국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것을 우리가 알고 있기에, 결국엔 한 팀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항상 우리 팀, 우리 구성원이 있기 때문에 든든하고 힘이 나고, 우리 제품을 좋아하는 고객들 덕분에 더 열정이 생기고 함께 잘 해야겠다는 감정이 생긴다”고 밝혔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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