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잇는 금투업 ‘큰손’ 2세들... VC서 종횡무진 활약
||2026.01.05
||2026.01.05
이 기사는 2026년 1월 2일 16시 31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금융투자업계의 ‘오너 2세’들이 벤처캐피털(VC)에서 활약하고 있다. 주로 미국 유학파인 이들은 증권 및 투자은행(IB) 업계에서 이름을 알린 부모 세대의 네트워크와 투자 감각을 물려받아, 현장에서 커리어를 쌓아나가는 모습이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투자 업계 유력 인사의 2세들이 투자 현장에서 트랙레코드를 쌓으며 주목받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두 자녀다. 박 회장의 장남 박준범씨는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2022년 그룹 계열 VC인 미래에셋벤처투자에 입사, 최근까지 선임 심사역으로 활동하다 지난달 31일 ‘본진’ 미래에셋증권에 합류했다. (관련 기사☞[단독] 박현주 회장 장남 준범씨, 미래에셋증권으로 옮긴다)
미래에셋증권은 박 선임의 합류에 대해 “최근 비상장사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혁신 성장기업 발굴을 위한 인력 확충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선임이 VC에서 보여준 투자 역량을 아버지 박 회장이 어느 정도 인정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박 선임은 콘텐츠와 플랫폼, 게임 영역에 특히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퍼블릭 클라우드 기업 파운드리(Foundry)의 시리즈A 투자를 직접 발굴했다. 창업자와의 오랜 인연을 토대로 투자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에도 최근 모회사가 베인캐피탈에 매각된 운동복 브랜드 안다르, 뷰티 플랫폼 업체 이공이공, 게임 개발사 띠어리크래프트게임즈, XR 업체 어메이즈VR이 박 선임이 투자한 회사들이다.
박 선임의 누나인 박하민씨도 VC 업계에 종사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구승하 대표가 홍콩에 설립한 넥서스베이캐피탈에서 파트너로 근무 중이다. 넥서스베이캐피탈은 VC 펀드에 출자하는 펀드오브펀즈(FOF)를 주로 운용하는 회사다. 베인캐피탈벤처스, 리빗캐피탈, 네오벤처스 같은 VC들이 포트폴리오사다.
1989년생인 박하민 파트너는 IB 및 VC 업계에서 동생보다 잔뼈가 굵다. 미 코넬대 역사학과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 MBA를 취득한 뒤 맥킨지앤컴퍼니, CBRE, 미래에셋자산운용 홍콩법인, 블랙스톤을 거쳐 실리콘밸리 VC인 드레이퍼벤처네트워크, 퀘스트벤처파트너스, GFT벤처스에 근무한 바 있다.
언론에 잘 안 알려진 사례로는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 딸 송민재씨가 있다. 송씨는 미국 스와스모어칼리지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에서 MBA를 취득한 뒤 2020년 KB인베스트먼트에 입사해 중고 명품 플랫폼 미스터카멜, 3D 인공지능(AI) 업체 엔닷라이트, 로봇 자동화 AI 추천 서비스 기업 마로솔 등에 투자했다. 이후 카카오를 거쳐 2023년 미국에 크루캐피탈을 설립, 대표를 맡고 있다. 한 VC 업계 관계자는 송 대표에 대해 “실력 있다는 평판이 자자한 인재”라고 평가했다.
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회장 아들 도재원 이사도 UC버클리 학사,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컴퍼니케이파트너스를 거쳐 스틱벤처스에서 근무 중이다. 도 이사는 우주 기술 기업 컨텍, AI 경량화 업체 노타에 대한 투자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타는 특히 지난해 11월 상장하자마자 주가가 급등해 눈길을 끌었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1900억원에 불과했는데 현재 시총이 1조원을 넘는다.
이태용 인터베스트 대표의 아들 이호건씨도 수석심사역으로 활동 중이다. 코넬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그는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a41, 블록체인 업체 DSRV, EQBR 등에 대한 투자를 주도했다.
VC 업계에선 이들이 두각을 나타낼 수밖에 없는 구조적 배경이 있다고 본다. 우선 부모 세대가 구축한 네트워크 덕에 딜 소싱에 대한 접근성이 높다. 또 밸류에이션 산정 등 투자 실무에 대한 감각을 부모로부터 직접 배우고 익히는 만큼, 남들보다 이른 시점에 ‘자본시장 문법’을 터득한 채 업계에 뛰어들게 된다.
그런 만큼 시장의 시선이 호의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VC 업계 관계자는 “이른바 ‘혈연 프리미엄’이 성과로 입증되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며 “2세에 대한 평판은 결국 투자 성과와 회수 실적이 가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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