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불안했던 해를 지나 실행의 해로
||2026.01.05
||2026.01.05
2026년 병오년(丙午年) 새해가 밝았다. 유난히도 길고 험난했던 2025년의 파고를 묵묵히 견뎌낸 독자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정치, 외교, 사회, 산업 등 어느 것 하나 쉽게 마음을 놓기 어려웠다. 산업계는 인공지능과 반도체를 둘러싼 기대 속에서 냉혹한 현실을 마주했다. 대규모 투자 계획은 이어졌지만 실물 경기는 더디게 움직였다. 유통과 플랫폼 산업은 성장 둔화에 직면했고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역시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을 피하지 못했다.
대외 환경은 더욱 가혹했다.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정부의 귀환은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극대화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기회가 아닌 생존을 건 부담으로 다가왔다.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 산업은 협력보다 배제의 위협에 노출되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이어갔다.
특히 지난해 산업계는 보안 실패로 얼룩졌다. 통신사와 플랫폼, 유통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해킹 사고가 반복됐다. 해킹에 따른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도 이어졌다. 여기에 국정자료원 화재까지 겹쳤다. 디지털 국가의 심장부가 물리적 사고 앞에서 취약했다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는 보안을 ‘투자’가 아닌 ‘비용’으로 치부해온 안이한 인식과 설마 하는 방심이 누적된 결과다. 특히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그 이후의 미흡한 대처는, 혁신의 속도에만 매몰된 기업 윤리가 사회적 신뢰를 얼마나 처참하게 무너뜨릴 수 있는지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가 됐다.
2026년은 역동적인 기운을 가진 ‘붉은 말’의 해다. 말은 멈춰 서 있을 때 보다는 힘차게 달릴 때 그 가치가 증명된다. 올해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문제를 바로잡아야 할 ‘실행의 해’가 되어야 한다. 말처럼 달려야 한다. 더 이상의 선언과 구호는 무의미하다. 보안 체계를 근본부터 재설계하고,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들이 현장에서 작동해야 한다.
우리는 숱한 위기 속에서 답을 찾아온 민족이다. 외환위기의 절망을 딛고 일어섰으며, 팬데믹이라는 전례 없는 혼돈 속에서도 세계가 부러워하는 시스템을 증명해냈다. 산업 구조가 격변할 때마다 우리는 적응했고, 없던 길을 새로 만들며 전진했다. 이제 머뭇거릴 시간은 없다. 화려한 수사보다는 정직한 실행이, 관망보다는 과감한 도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유진상 ICT부장
jinsa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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