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사법 리스크 겹친 한국타이어… 안종선·이상훈 ‘투 트랙’ 전략 시험대 [2026 핫피플]
||2026.01.04
||2026.01.04
미국발 관세 변수에 이어 오너의 사법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경영 환경이 중대한 국면에 들어섰다. 업계에서는 올해 안종선·이상훈 공동 대표이사 체제가 실질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외 변수와 내부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두 전문경영인이 성장 전략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2025년 3월 안종선 대표이사 사장과 이상훈 대표이사 사장의 공동 경영 체제를 도입했다. 세일즈와 운영을 포함한 경영 전반을 분담해 외부 변수와 내부 리스크를 동시에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조현범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투 트랙’ 대응 전략으로 보고 있다.
공동 대표 체제 이후 실적은 개선 흐름을 보였다. 2025년 3분기 글로벌 연결 기준 매출은 5조4127억원, 영업이익은 58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2%, 24.6% 증가했다. 타이어 부문 매출은 2조7070억원, 영업이익은 5192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고인치 타이어 판매 비중 확대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 전략이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해외 시장에서도 성장 동력은 강화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1941년 설립 이후 지역본부 7곳, 해외법인 39곳, 연구개발센터 5곳, 신차용 타이어(OE) 오피스 5곳, 생산기지 8곳을 갖춘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주요 생산기지는 대전·금산을 비롯해 중국 강소·중경·가흥, 인도네시아, 미국 테네시 공장 등이다. 미 관세 부담이 완화된 가운데 테네시 공장 증설이 맞물리며 북미 시장 대응력도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네시 공장은 최근 2단계 증설 과정에서 첫 승용차(PCR) 타이어 세트를 생산했다. 이번 생산은 신규 설비의 안정성과 성능을 점검하기 위한 시험 가동 성격이다. 회사는 2027년 하반기부터 초도 물량을 생산하는 등 본격적인 양산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재 가동 중인 공장의 연간 승용차용 타이어 생산 능력은 550만본 수준이며, 증설이 완료되면 승용차·경트럭용 타이어는 연 1100만본, 트럭·버스 등 상용차용 타이어는 연 100만본 생산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실적 개선이 공동 대표 체제 이후 역할 분담 전략의 결과라고 본다. 안종선 사장은 사내이사로 등재돼 올해 3월 26일부터 공동 최고경영자로서 경영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그룹 내에서는 핵심 기술 경쟁력 강화 전략을 주도해 온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2021년 한국앤컴퍼니 경영 총괄 사장 겸 에너지솔루션 사업본부장을 맡아 혁신 과제를 이끌었고, 2022년 대표이사 취임 이후에는 고부가가치 AGM 배터리 등 프리미엄 제품의 글로벌 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성 개선과 내실 경영을 병행했다.
이상훈 사장은 글로벌 세일즈와 운영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 확장을 책임지고 있다. 고인치 타이어 중심의 프리미엄 전략과 완성차 업체 대상 OE 공급 확대가 맞물리며 해외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안종선 사장이 내부 체질 개선과 기술 경쟁력 강화에 집중했다면, 이상훈 사장은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가시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2026년을 향한 경영 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미국 관세 리스크는 완화됐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와 중국 업체들의 공세는 지속되고 있다. 오너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전문경영인 체제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작동할지도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동 대표 체제는 단기 실적 개선에서는 성과를 냈지만, 중장기 성장 전략을 일관되게 실행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사법 리스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두 CEO가 사실상 전면에 나서는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향후 기업 가치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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