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기대 모은 ‘코파일럿+ PC’, 현실은 아직 ‘미완성’ [권용만의 긱랩]
||2026.01.04
||2026.01.04
인공지능(AI)을 운영체제의 기본 기능으로 끌어올린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차세대 윈도11 ‘코파일럿+ PC’는 AI가 PC 안에서 상시로 동작하는 구조를 내세운다. 코파일럿+ PC 전용 기능이 본격적으로 배포되기 시작한 지 약 8개월이 지났지만, AI 기능이 상시 구동되며 메모리 사용량이 크게 늘어난 데다 일부 핵심 기능은 언어·지역 설정에 따라 제한적으로만 제공되고 있다. 성능 요건은 높아졌지만 체감 효용과 완성도는 아직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사용자들은 ‘코파일럿+ PC’ 기능을 완전히 삭제하는 스크립트까지 만들어 공유하고 있다.
AI 기반 검색과 도우미 기능, 16GB 메모리에서는 부담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11 24H2 이후 버전과 40TOPS(초당 40조회 연산) 이상 성능을 가진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갖춘 PC에서 사용할 수 있는 ‘코파일럿+ PC’는 기존 윈도11과는 차별화되는 AI 관련 기능들을 제공한다. 첫 공개 당시에는 일정 간격으로 화면을 캡처하고 AI로 분석해 PC 사용 과정 전체를 검색 가능하게 한 ‘리콜(Recall)’ 기능이 화제를 모았다. 이후 화면을 분석해 여러 편의 기능과 지원을 제공하는 ‘클릭 투 두(Click to do)’, 이미지에 포함된 내용까지 쉽게 검색할 수 있는 ‘시맨틱 검색(Semantic search)’ 등이 추가됐다.
이 ‘코파일럿+ PC’ 기능은 운영체제에 공용 AI 프레임워크와 모델을 탑재하고, 이를 윈도의 기본 기능이나 외부 앱에서 활용하는 형태다. ‘리콜’이나 ‘클릭 투 두’, ‘시맨틱 검색’ 등은 윈도의 기본 기능 차원에서 AI를 사용하는 것이고, 그림판이나 사진 앱의 이미지 생성과 수정 기능 등은 윈도 기본 앱이긴 하지만 외부 앱에서 필요에 따라 윈도에 탑재된 기본 모델을 불러와 사용하는 구조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파일럿+ PC에 제공되는 AI 모델을 서드파티 앱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하겠다는 계획도 밝힌 바 있다.
‘리콜’이나 ‘클릭 투 두’도 백그라운드에서 동작하는 기능이지만, 가장 체감이 큰 기능은 ‘시맨틱 검색’이다. 이 기능이 활성화되면 시작 메뉴나 제어판 등의 검색 창 아래 선의 색상이 바뀐다. 시스템 내에 있는 검색 가능한 리소스를 AI와 NPU 기반으로 분석하고 결과를 저장해 이미지 등의 비정형 콘텐츠도 ‘내용’ 기준으로 검색할 수 있게 된다.
윈도에 통합된 AI 기능이 활성화되면 시스템 부팅 시 ‘윈도 AI 패브릭’ 서비스가 필요한 AI 모델을 불러온다. 대략 용량은 약 3~4GB 정도고, 한 번 로딩되면 작업이 끝나도 자동으로 내려가지는 않는다. 코파일럿+ PC의 최소 기준인 16GB 메모리 환경에서는 부팅 직후 메모리 사용량이 9~10GB에 달하는 경우도 있어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다. 모델의 운용 과정에서도 헛점이 나타나는데, 때로는 사진 앱이나 그림판의 이미지 생성 기능을 쓰고 종료하는 경우 이 모델이 함께 내려가버리는 모습도 보인다.
코파일럿+ PC 기능, 평범하게는 끌 수 없는 기능도 있어
아직은 일부 최신 PC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코파일럿+ PC’ 기능이지만 여러 이유로 기능을 사용하고 싶지 않은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런 사용자들을 위해 코파일럿+ PC의 기능 중 ‘리콜’이나 ‘클릭 투 두’ 등의 기능은 공식적으로 ‘비활성화’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림판이나 사진 앱의 이미지 생성 기능은 앱에서 해당 기능을 사용하는 시점에 모델을 불러오기 때문에, 기능을 사용하기 전에는 부담이 없다.
‘리콜’ 기능은 활성화하는 데도 조건이 필요하다. 시스템이 데이터 프라이버시 정책 측면에서 기능이 허용되는 지역으로 설정돼 있어야 하고, 지문이나 안면 인식 등 ‘윈도 헬로(Windows Hello)’ 인증 기술을 사용해야만 한다. 활성된 기능을 비활성화하는 것은 제어판에서 기능 사용을 해제하거나 윈도 헬로 인증 기술을 사용 중지, 혹은 윈도의 기능 추가, 삭제에서 리콜 기능을 완전히 제거해 비활성화할 수 있다. ‘클릭 투 두’ 역시 제어판에서 기능 사용을 쉽게 끌 수 있다.
문제는 ‘시맨틱 검색’이다. 이 기능은 일반적인 설정 메뉴에서는 비활성화할 수 없다. 일회성 방법으로는 작업 관리자의 ‘WorkloadSessionHost’ 프로세스 몇 개를 종료하면 되지만 재부팅하면 다시 활성화된다. 좀 더 근본적인 방법은 ‘윈도 AI 패브릭’ 서비스 전체를 비활성화하는 것이다. 윈도의 서비스 목록 중에서 ‘WSAIFabricSvc’ 서비스를 ‘비활성화’ 설정하면 서비스 전체를 내릴 수 있다. 서비스를 내린 뒤에는 윈도의 검색 창 아래 선의 색상이 회색 단색으로 바뀐다. 이 설정은 외부 앱이 모델을 볼러오는 데는 영향이 없다.
이렇게 윈도 AI 패브릭 서비스를 내리고 나면 16GB 메모리를 갖춘 시스템에서는 부팅 이후 모든 프로그램을 종료해도 메모리 9~10GB를 사용하던 상황이 5~6GB 정도를 사용하는 것으로 바뀐다. 코파일럿+ PC의 고성능 NPU가 필요하지만 윈도 내장 기능에서 굳이 필요치 않고, 남은 메모리 용량이 여의치 않다면 해볼 만 한 시도다. 32GB 메모리를 사용한다면 윈도 부팅 이후 메모리 사용량 자체도 달라 체감되는 부담도 적겠지만, 최적화라는 차원에서는 참고할 만 하다.
한편, 일부 사용자들은 이미 윈도11의 모든 AI 관련 기능 구성 요소를 제거하는 스크립트를 공유하기도 했다. 이러한 스크립트를 사용하면 코파일럿+ PC의 모든 기능을 제거할 수 있지만, 추후 업데이트 등에 문제가 생길 여지도 있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윈도 AI 패브릭’ 서비스를 비활성화하고 그림판과 사진 앱 정도를 사용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보인다.
아직 ‘한국어’로는 몇몇 기능 쓸 수 없어, 클라우드와 섞인 상황 해결해야
모든 최신 PC에 제공될 것 같은 ‘코파일럿+ PC’ 기능지만 몇몇 기능에는 여전히 ‘언어 장벽’도 남아 있다. 현재 모든 코파일럿+ PC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국가 설정은 ‘미국-미국 영어’다. 한국에서 PC를 사용하더라도 윈도 지역과 언어 설정을 미국-미국 영어로 해 두면 주요 기능들이 모두 등장하고, 윈도 스토어에도 ‘AI 허브’ 메뉴가 등장하는 등 변화가 생긴다. 물론 현재 윈도는 시스템 지역 설정과 언어를 미국, 영어로 해도 한글을 읽고 쓰는 데 전혀 문제되는 부분은 없다.
이런 부분은 지역별 데이터, 프라이버시 정책에 대한 대응도 있지만, 다국어 지원 등의 기술적 문제에도 원인이 있다. ‘리콜’ 기능의 경우 유럽에서는 유럽연합의 정책에 대한 대응으로 기능 배포가 미국 대비 몇 개월 늦어졌던 바 있다. 또한 ‘시맨틱 검색’은 주요 시스템 요건들을 충족했어도 지역과 언어 설정이 ‘한국-한국어’면 동작하지 않는다. ‘라이브 캡션’도 약 40개국 언어를 들을 수 있지만 실시간 번역 결과는 영어 등 일부 언어로 제한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11에서 ‘코파일럿+ PC’를 앞세워 AI 기능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AI 기능 중 일부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는 형태로 섞여 있는 것도 풀어야 할 과제다. 현재 윈도의 ‘코파일럿’ 앱은 PC의 NPU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클라우드 기반 웹 앱이고, 그림판과 포토 앱에는 NPU를 사용하는 온디바이스 기반 기능과 클라우드 기반 기능이 구분되지 않은 채 제공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윈도11을 처음 설치할 때 온라인 계정 사용을 강제하고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로컬 계정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 것도 윈도 플랫폼과 기본 앱들에 클라우드 기반 AI 앱들이 결합되는 변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과 서비스가 긴밀히 결합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일 수도 있겠지만 업계의 ‘대세’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움직임은 시장 전체에 큰 의미로 다가올 수 있기에, 현재의 ‘코파일럿+ PC’가 보여주는 모습은 아쉬움이 남는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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