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대응 나선 보험사, 신탁상품부터 치매 치료 지원까지
||2026.01.03
||2026.01.03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하는 역할에 머물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진단 이후 보상에 집중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검사와 관리 사후 절차까지 관여하는 방향으로 상품 전략이 바뀌고 있다. 고령화와 가족 구조 변화가 맞물리면서 보험의 역할이 사후 보장에서 생활 설계로 확장되는 흐름이다.
3일 보험업권에 따르면 최근 보험사들은 사고나 질병 발생 이후 보험금을 지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검사 단계부터 개입해 관리와 지급 과정까지 전반을 설계하는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위험을 조기에 포착해 관리 부담을 낮추고 고객의 생애 전반을 관리하는 쪽으로 보험의 기능을 넓히려는 전략이다.
치매 보험이 대표적이다. 과거에는 치매 진단 이후 진단비를 지급하는 구조가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검사 단계부터 보험이 개입하는 상품이 등장했다. 치매를 단순 노화로 넘기지 않고 조기 검사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하나손해보험은 신경인지기능검사 지원비 보장 특약으로 6개월간 배타적 사용권을 확보했다. 치매로 확진되기 전 단계에서 시행되는 신경인지기능검사 비용을 보장하는 특약이다. 보험 보장의 출발점을 진단 이후가 아닌 검사 단계로 앞당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해당 특약은 보험 가입 1년이 지난 뒤 의료진의 필요 소견에 따라 경도인지장애나 치매 진단·치료를 목적으로 급여 대상 신경인지기능검사를 받은 경우 최초 1회 보험금을 지급한다. 보장 대상에는 서울신경심리검사 CERAD-K LICA 노인인지기능검사 등 치매 진단과 인지 기능 평가에 활용되는 주요 검사들이 포함됐다.
이 특약이 포함된 하나더넥스트 치매간병보험은 검사 단계부터 진단비 통원비 입원일당 표적치매약물 허가 치료비까지 치매 전 과정을 아우르는 보장 체계를 갖췄다. 대교 뉴이프와 협업한 경도인지장애 방문 인지교육 제공형 특약도 담았다. 치료비 보장을 넘어 관리 서비스까지 확장한 구조다.
사망보험 영역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사망 이후 보험금을 지급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지급 방식 자체를 생전에 설계할 수 있도록 한 상품이 등장했다.
한화생명은 보험금청구권 신탁을 비대면으로 가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보험금청구권 신탁은 사망보험금 청구권을 미리 신탁회사에 맡겨 고객 유고 시 보험금이 보다 안정적으로 지급되도록 설계하는 상품이다. 사망 이후 보험금 분배 방식까지 고객이 생전에 직접 정할 수 있다.
기존에는 보험금청구권 신탁 가입을 위해 고객센터를 직접 방문해야 했다. 한화생명은 전 과정 비대면 시스템을 도입해 접근성을 높였다. 전속 신탁투자권유대행인이 설계와 권유를 진행하고 고객이 확정한 뒤 영상통화로 최종 체결하는 방식이다. 모든 절차가 디지털로 이뤄진다.
시장 반응도 빠르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9월 보험금청구권 신탁 판매를 시작한 뒤 출시 3개월 만에 신탁 금액이 700억원을 넘었다. 사망보험금 분배를 둘러싼 가족 간 분쟁을 줄이고 미성년자나 장애인 등 보호가 필요한 수익자를 고려한 설계 수요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 가족 형태 변화 속에서 보험이 위험 보상 상품을 넘어 생활 전반을 설계하는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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