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특산물] ‘태백산맥’의 감초 조연 ‘벌교 꼬막’
||2026.01.03
||2026.01.03
‘알맞게 잘 삶아진 꼬막은 껍질을 까면 몸체가 하나도 줄어들지 않고, 물기가 반드르르 돌게 마련이었다. 양념을 아무것도 하지 않은 그대로도 꼬막은 훌륭한 반찬 노릇을 했다. 간간하고, 졸깃졸깃하고, 알큰하기도 하고, 배릿하기도 한 그 맛은 술안주로도 제격이었다.’ (태백산맥, 조정래 作 중)
조개의 제철은 봄이지만 꼬막만큼은 겨울이 제철로 꼽힌다. 돌조개과에 속하는 꼬막의 학명은 ‘안다미조개’다. ‘넘치도록 많이 담았다’는 뜻의 순우리말 ‘안다미로’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꼬막은 동부 호남을 대표하는 수산물이다. 고흥·보성·순천·여수로 이어지는 여자만 연안이 최대 산지로, 특히 보성군 벌교읍은 꼬막의 본고장으로 불린다. 소설 태백산맥이 전국적인 인기를 끌면서 꼬막 역시 전국구 명성을 얻게 됐다.
흥미로운 점은 ‘꼬막’이라는 이름마저 소설을 통해 굳어졌다는 사실이다. 본래 표준어는 ‘고막’ 또는 ‘고막합’이었다. 작은 집에 사는 것을 의미하는 ‘고막’과 조개를 의미하는 한자 ’합(蛤)‘을 합친 말이다. 그러나 태백산맥 출간 당시 편집자가 고막으로 고치려 하자, 조정래 작가는 “전라도에서 나는 것이니, 그쪽 말이 바른 말”이라며 ‘꼬막’ 표기를 고수했다. 이후 꼬막이라는 표현이 대중화되며 자연스럽게 표준어로 자리 잡았다.
벌교 갯벌은 서해와 남해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해 영양이 풍부하고 조수 간만의 차가 크다. 꼬막이 자라기에 최적의 환경이다. 벌교 꼬막이 다른 지역산보다 육질이 단단하고 맛이 진한 이유다.
꼬막은 고단백·저지방 식품으로 다이어트에 좋다. 철분이 풍부해 빈혈 예방에 도움을 주며, 타우린과 아르기닌 성분은 간 기능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
‘벌교 꼬막’은 수산물 지리적 표시 제1호로 등록된 브랜드다. 수산물 지리적 표시는 특정 지역의 자연·인문적 특성이 반영된 수산물에 지명 사용을 허용하는 제도다. 벌교 꼬막 외에도 기장 미역, 완도 전복, 남원 미꾸라지 등이 있다.
하지만 별미로 꼽히는 꼬막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음에도 생산량은 급감하고 있다. 1990년대 연간 2만톤을 달하던 벌교 꼬막 생산량은 2010년 8500톤으로 반 토막이 났고, 2023년에는 30톤 이하로 추락했다. 기후 변화와 남획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역에서는 인공 종자 살포 등 수십억원 규모의 복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여름철 폭염으로 폐사가 잦아 회복 속도는 더디다.
김철우 보성군수는 “벌교 꼬막 ‘리본(reborn) 프로젝트’를 통해 수산 자산을 체계적으로 키우겠다”며 “벌교 꼬막의 가치를 전국에 알리고, 특히 11월 꼬막 축제를 전국적인 행사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 꼬막 맛있게 삶는 법
①해감 : 꼬막을 소금물(물 1L + 소금 1큰술)에 담가 30~40분 두고, 중간에 한두 번 흔들어 주세요.
②세척 : 껍질끼리 문질러 흐르는 물에 2~3번 깨끗이 씻습니다.
③삶기 :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끓으면 꼬막을 투입한다. 센 불에서 3~4분만 삶고, 껍질이 벌어지면 바로 불을 끈다. (너무 오래 삶으면 질겨져요.)
④식히기 : 건져서 체에 받쳐 자연 식힘. (찬물에 바로 헹구지 않기)
⑤손질 : 껍질을 살짝 비틀어 열거나, 그릇에 담아 젓가락으로 비벼 속살만 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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