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개당 300유로 넘으면 수출 금지’ 제재에도 러시아에 명품백이 넘쳐나는 이유
||2026.01.02
||2026.01.02
서방의 제재가 3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러시아에서 구찌, 버버리 등 고가의 유럽산 명품이 널리 유통되고 있다고 1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모스크바의 고급 백화점 춤(Tsum)의 온라인 카탈로그에는 케어링 그룹 산하 구찌, 생로랑, 발렌티노, 리치몬트 산하 클로에 등 명품 브랜드 제품이 대거 업데이트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 브랜드 돌체앤가바나 상품은 4000종에 달하며, 버버리와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제품도 다수 포착됐다.
앞서 유럽연합(EU)은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러시아 제재 차원에서 개당 도매가 300유로(약 50만9300원) 이상의 명품 수출을 금지한 바 있다. 관련 법령에 따르면 수출 금지 품목에는 의류·가방과 더불어 ▲트러플 오일 ▲캐비어 ▲샴페인 등도 포함된다. 업계에 따르면 도매가 300유로는 소매가 기준 1000~1200유로 수준에 해당한다.
다만 이들 제품이 실질적으로 튀르키예와 아랍에미리트(UAE), 중국 등 제3국 우회 수출 방식으로 러시아에 유입되면서, EU 제재가 이른바 ‘가격 프리미엄’으로만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류 비용과 위험 비용이 소비자 가격에 그대로 반영되면서 제품이 유럽 평균 2~3배 가격으로 모스크바에서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춤에서 판매 중인 유럽 명품 약 600종의 소매가를 비교한 결과, 이탈리아·프랑스에서 평균 1229유로인 상품이 러시아에서는 평균 2626유로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예컨대 시계 제품의 경우 유럽 내에서 평균 1만7700유로에 판매됐으나, 모스크바에서는 3만3100유로로 2배에 가깝게 가격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이중 가격 차이가 가장 두드러지는 제품군은 가방으로, 유럽 내에서 평균 1900유로에 판매된 모델이 모스크바에서는 평균 5200유로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유통업체들은 저가의 제품은 EU에서 직접 조달하는 한편, 고가의 제품들은 제3국의 중개상을 통해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분기 춤 백화점의 운영사인 머큐리패션은 돌체앤가바나 제품 670만달러어치를 수입했으나, 선적 서류상 개당 가격이 300유로를 웃도는 제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 내에는 새로운 물류 산업도 형성되고 있다. 모스크바의 물류업체 글로벌 스타일 임포트는 ‘전 세계 최신 트렌드 상품에 대한 접근을 돕는다’는 문구 아래 제3국 우회 수입을 전개하고 있는데, 이 회사는 2025년 1분기 돌체앤가바나 상품 약 170만달러어치를 터키와 UAE를 통해 들여온 바 있다. 제품 가격은 대개 수출 기준가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러시아 명품 시장은 제재로 차단되기는커녕 더 비싸고 복잡한 방식으로 고도화되고 있다”며 “서방 제재의 실효성과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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