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빠진 與 지도부, ‘친명~친청’ 갈림길…정청래 리더십 어디로 [정국 기상대]
||2026.01.02
||2026.01.02
11일 원내대표·최고위원 동시 선출
친명계 지도부 입성 비율 '주목'
친청계 승리시 '정청래호' 주도권 강화
'지선용 지도부', 결과 떠나 갈등 불가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중대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원내대표·최고위원 선거 결과에 따라 지도부의 성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어떤 계파가 얼마나 입성하는지 여부는 사실상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각 계파 간 신경전이 고조되는 상황인 만큼, 결과를 떠나 후유증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는 11일 원내대표와 최고위원 선거는 전임자의 잔여 임기를 채우는 보궐선거임에도 신경전과 수싸움이 치열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고위원 보선은 아직 2·3차 토론회와 합동연설회가 남았지만, 지난달 30일 1차 토론회를 기점으로 계파 간 갈등이 두드러졌다. 원내대표 보선은 임기 문제 때문에 출마가 본격화되지 않아 아직 계파전의 성격을 띠고 있지 않지만, 친청(친정청례)계 인사의 출마가 확정되면 최고위원 보선만큼 치열한 신경전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두 보궐선거의 성격에 대해 지도부와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당 지도부는 계파 갈등에 따른 이른바 '명청'(이재명·정청래) 대전 구도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최고위원 후보부터 사실상 계파를 나눠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탓에 명청 대리전의 성격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번에 선출되는 원내대표·최고위원은 5~6개월의 짧은 임기만 채우지만, 그럼에도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는 이유는 정 대표의 리더십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당초 지난해 8월 연임 당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 뒤를 이을 집권 여당의 당대표를 선출하던 당시 정청래·박찬대 후보 모두 '친명' 주자로 통했다. 현재 정 대표와 지도부가 '친청'(친정청래)계를 부인하는 것도 친명계 후보로서 당대표로 선출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현재는 정 대표를 중심으로 세력이 구축됐고 당 주도권을 장악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실정이다.
전당대회 당시 박 후보는 정 후보의 '개혁 리더십' 부각에 당·청 엇박자 가능성을 시사하거나 "자기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것이 정청래 체제 출범 후 현실화된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정 대표가 대권을 노리고 당권에 도전했다는 의심으로 연결되고 있다. 당내 일부에선 "정치인의 자기 정치가 왜 문제인가"라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이재명 정부 출범 초반부터 '당·청 엇박자' 논란이 불거지자 '자기 정치'에 대한 우려가 견제 필요성으로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
최고위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건태 의원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진행된 1차 합동토론회에서 "당·청 간 갈등은 없지만, 이 대통령이 외교 일정을 소화할 때 다소 시차적으로 뒷받침하지 못해 엇박자가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우리가 소통 채널을 강화해 보완하고 더 강한 원팀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최고위원 보선엔 친명계에선 유동철·이건태·강득구 후보 3명, 친청계에선 문정복·이성윤 2명이 출마했다. 이 중 3명이 지도부에 입성하는데, 핵심은 과반을 어느 계파에서 가져가는지다. 친청계 후보 모두 최고위원에 선출되면 정 대표는 앞으로 공약으로 내세운 '1인 1표제'와 여러 개혁을 차질 없이 추진할 동력을 얻게 된다.

반면 친명계가 2석을 가져가게 된다면 향후 추진할 정책엔 차질이 불가피하다. 특히 대의원과 권리당원 표 등가성을 맞추는 '1인 1표제' 관련 당헌 개정안은 최고위원 선거 직후 재추진되지만, 친명계에선 숙의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 이들 역시 1인 1표제 추진에 공감하고 있지만, 대의원 역할 조정과 전략 지역 가중치 문제는 심도 깊게 논의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당내에선 1인 1표제에 대해 시각이 복잡하다.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추진됐지만, 결국 당내 일부 반발에 일부 비율 조정에 그친 사안이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의 의지를 이어 재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오히려 불편한 시각을 드러내는 것은 친명계다. 차기 당대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권리당원 위주로 당이 재편되면 사실상 당권은 권리당원의 다수 지지를 받은 인물이 잡게 된다. 정 대표의 경우 지난 전당대회에서 박찬대 의원에게 대의원 선거에서 패배했다. 결국 1인 1표제가 전략 지역 가중치 조정 없이 통과된다면 정 대표의 영향력이 지금보다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정 대표는 지난 전대에서 대의원 부분에선 패배했는데, 향후 1인 1표제로 권리당원 위주로 가게 된다면 권리당원의 지지를 많이 받은 사람이 당권을 잡게 된다"며 "당원주권주의 문제와 별개로 친명계에선 이 상황이 자신들에게 불리하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정 대표가 주도권 때문에 추진한다고 생각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기 의원의 원내대표직 사퇴로 최고위원 보선 결과를 예측하기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초 최고위원 보선 결과에 따라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어떤 계파가 얼마나 지도부에 입성하냐에 따라 어떤 계파가 차기 원내대표를 가져가는지가 달라진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원내대표와 최고위원 선거 결과 모두 같은 날 공개되는 탓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친명계 일부에선 지도부가 영향을 최소화하려고 의도적으로 선거 날짜를 정했다는 의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친명계 관계자는 "이번에 최고위원에 2명 이상 들어가지 못하면 더 고립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가뜩이나 한쪽 의견으로 치우쳤고 정 대표는 혼자 앞서가는 상황에서 우려가 더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내대표와 최고위원 선거를 동시에 하면 사실상 표가 쏠릴 수밖에 없다"며 "의도성이 있다고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최고위원 보궐선거는 계파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온 계기로 평가된다. 일부 인사가 정청래 지도부를 흔들고 있다며 불만이 터져 나오거나, 친명계라고 주장하는 후보에게 지난 2023년 당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사태를 막기 위해 협력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까지 제기되는 등 감정의 골은 깊어진 상태다.
문제는 이번 지도부가 지방선거 공천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선거 결과를 떠나 갈등 양상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는 것이다. 더욱이 정 대표는 이번 지선에서 권리당원을 공천에 참여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친명계가 '당원주권시대' 명분을 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지선 주도권을 둘러싼 신경전은 보궐선거 이후에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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