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이던 비트코인, 결국 3년 만에 연간 하락… ‘디지털 금’ 신화 흔들
||2026.01.01
||2026.01.01
2025년 한 해 동안 극심한 변동성을 이어가던 비트코인이 결국 연간 기준 하락세로 마무리되며 3년 만에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연초 상승 기대와 정책 훈풍 속에 최고가를 갈아치웠지만, 미·중 통상 갈등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겹치며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31일(현지시간)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 오후 5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8만7646달러로, 연초 대비 약 7% 하락했다. 추가 반등이 없다면 비트코인은 2022년 이후 2년간 이어온 상승 흐름을 멈추고 3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하락을 기록하게 된다.
올해 비트코인 시장은 말 그대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연초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친(親)암호화폐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며 가격이 급등했다. 그러나 4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전쟁의 포문을 열자 주식시장과 함께 가상화폐 시장도 급락세로 돌아섰다.
이후 달러 가치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이른바 ‘지니어스법’이 제정되면서 시장 분위기는 다시 반전됐다. 제도화 기대에 힘입어 비트코인은 반등에 성공했고, 10월 초까지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10월 6일 12만6210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다.
하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10월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고 주요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하자 시장은 급속히 냉각됐다. 이 과정에서 레버리지 투자자들의 포지션이 대거 강제 청산되며 약 1900억 달러(약 27조4000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청산 사태가 발생했다.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10월 ‘업토버(Uptober)’와 11월 ‘문벰버(Moonvember)’ 상승 랠리는 모두 빗나갔고, 11월에는 2021년 중반 이후 최대의 월간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해 비트코인은 안전자산보다는 주식과 유사한 ‘위험자산’ 성격을 더욱 뚜렷이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린 트란 엑스에스닷컴 수석 시장분석가는 “2025년은 비트코인이 위험자산의 특성을 분명히 각인시킨 해였다”며 “여러 시기에 걸쳐 미국 주식시장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한때 ‘디지털 금’으로 불리며 증시와 독립적인 대체 투자처로 여겨졌지만, 기관과 개인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주식시장 심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비트코인이 통화정책 변화, 인공지능(AI) 거품 논란 등 글로벌 증시 변수에 따라 큰 폭의 등락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디지털 금’과 ‘위험자산’ 사이에서 비트코인의 정체성을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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