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나델라 VS 오픈AI 올트먼, 동맹에서 경쟁자로 [AI 선택의 순간]
||2026.01.01
||2026.01.01
인공지능(AI)은 이제 기술 경쟁을 넘어 산업 주도권을 가르는 전략 자산이 됐다. 동맹은 느슨해지고, 플랫폼을 둘러싼 경쟁은 전면화되고 있다. AI 시대를 이끄는 주요 인물들의 선택을 통해, 글로벌 IT 산업의 권력 이동과 전략적 갈림길을 짚는다. 이러한 선택들이 2026년 이후 AI 산업의 질서와 힘의 방향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살펴본다. [편집자 주]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를 함께 연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의 동맹이 결정적인 전환점을 맞았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한때 ‘연합 전선’의 상징이었지만, 양사의 관계는 협력을 유지하되 경쟁을 전제로 한 ‘공동경쟁’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오픈AI가 중심이었던 ‘초기 생성형 AI 시대’의 종료이자, AI 플랫폼 패권 경쟁의 본격화로 해석한다.
생성형 AI 시대를 함께 연 MS와 오픈AI
MS와 오픈AI의 인연은 지난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5년 출범한 오픈AI는 초기 일론 머스크가 참여했던 조직이었지만, 2018년 투자와 경영 방향을 둘러싼 이견으로 결별했다. 그 공백을 메운 곳이 마이크로소프트(MS)였다.
당시 오픈AI는 대규모언어모델(LLM) 학습을 위해 연구기관 수준을 넘어서는 자본과 컴퓨팅 자원이 필요했고, MS는 AI 전략의 전환점을 찾고 있었다. MS는 10억달러(당시 약 1조8000억원)를 투자하며 오픈AI의 파트너가 됐고, 자사 클라우드 플랫폼인 애저(Azure)를 오픈AI의 독점 클라우드로 지정했다. 이 파트너십은 이후 생성형 AI 경쟁의 출발점이 됐다.
이들 사이의 전환점은 2022년 11월 공개된 생성형 AI ‘챗GPT’였다. 단 두 달 만에 1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끌어모은 챗GPT는 생성형 AI의 상업적 가능성을 증명했고, MS는 2023년 초 100억달러(약 12조5000억원) 이상을 추가 투자하며 총투자액을 약 130억달러로 확대했다. MS는 챗GPT를 자사 검색·오피스·클라우드 전반에 통합하는 등 오픈AI 모델을 MS 핵심 제품 전략의 중심으로 삼았다.
하지만 이 동맹은 순탄치 않았다. 2023년 말 오픈AI 이사회가 샘 올트먼 CEO를 해임하면서 양사 관계의 균열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며 사실상 전략적 공동운영자 역할을 해온 나델라 CEO가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됐다는 점에서 파장이 컸다.
MS는 곧바로 샘 올트먼과 오픈AI 공동창업자 그레그 브록먼의 MS 합류 가능성을 공개하며 대응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이를 오픈AI 이사회를 압박하기 위한 ‘인재 흡수’ 카드로 해석했다. 이후 올트먼이 복귀하고 이사회가 재편되며 사태는 봉합됐지만, 권력 구도는 이전과 달라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핵심 변화는 상호 의존 구조의 재정의였다. MS는 오픈AI가 흔들릴 경우를 대비해 인재와 기술을 흡수할 수 있는 대안을 공개적으로 드러냈고, 오픈AI 역시 단일 파트너에 의존하는 구조의 위험성을 확인했다. 이로써 양측은 더 이상 ‘운명 공동체’가 아닌, 언제든 각자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관계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운명 공동체’에서 각자의 길로
이런 인식 변화는 2024년과 2025년 전략에서 구체화됐다. MS는 딥마인드(현 구글 딥마인드)와 인플렉션AI 공동 창업자인 무스타파 술레이만(Mustafa Suleyman)을 MS AI 부문 CEO로 영입하고, 자체 소형언어모델(sLLM) ‘파이(Phi)’ 시리즈 모델을 포함한 독자 AI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냈다. 오픈AI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협력 관계 속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신호로 읽혔다.
샘 올트먼 역시 MS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보를 강화했다. 기업 고객을 직접 확보하며 수익 모델을 확장했고, 앤트로픽·오라클 등과의 접점을 넓히며 전략적 선택지를 다변화했다. 이 과정에서 양사는 ‘AGI(범용AI)’ 정의와 선언 권한을 둘러싸고 근본적인 이해 충돌을 겪었다. 기존 계약에서 MS의 라이선스는 ‘AGI 이전(pre-AGI)’ 모델에만 적용됐고, AGI 달성 여부는 오픈AI 이사회가 단독 판단하도록 설계돼 있어 MS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컸다.
이 같은 갈등은 결국 2025년 10월 파트너십 재설정으로 이어졌다. 양사는 포괄적인 재구조화 계약을 체결하며 협력 규칙을 다시 쓴 것이다. 오픈AI는 기존 비영리 구조에서 영리 공익 법인인 ‘오픈AI 그룹 PBC’로 전환했고, MS는 그 대가로 약 27%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는 현재 평가 기준으로 약 1350억달러(약 193조698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새 계약의 핵심은 독점 완화와 권한 분산이다. AGI 선언은 독립 전문가 패널이 검증하도록 변경됐고, MS의 지식재산권(IP) 접근 권한은 2032년까지 연장됐다. 동시에 오픈AI는 API는 애저를 유지하되, 비(非) API 제품은 다른 클라우드에서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MS는 더 이상 오픈AI에 대한 ‘우선 협상권’을 갖지 않으며, 오픈AI는 제3자와 공동 개발 및 오픈 웨이트 모델 출시도 가능해졌다.
업계에서는 이 계약을 두고 “결별이 아닌 기업적 정상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MS는 주요 주주로서 기술적 권리를 확보했고, 오픈AI는 비영리 거버넌스의 제약에서 벗어나 독립적 사업 확장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동시에 양사가 더 이상 ‘한 몸’이 아님을 공식화한 선언이기도 하다.
이같은 흐름은 양측의 전략 변화에서도 드러난다. 샘 올트먼은 단일 파트너 의존도를 낮추고 멀티클라우드로 전환하기 위해 전략적 유연성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7년 380억달러(약 56조2134억원) 규모의 클라우드 컴퓨팅 계약을 체결해, 수십만 개의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인프라를 확보했다. 이에 더해 아마존까지 오픈AI에 100억달러(약 14조8000억원)를 투자하고 오픈AI는 아마존이 설계한 AI칩을 사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티아 나델라 역시 인텔 등 기존 반도체 파트너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앤트로픽 등 외부 AI 진영과의 접점을 넓히며 자체 AI 모델과 플랫폼 역량을 키우고 있다. 이를 통해 오픈AI 중심의 생태계에서 점진적으로 거리를 두려 한다는 해석이다.
결국 샘 올트먼과 사티아 나델라의 협력으로 앞서나갔던 초기 생성형 AI 시대는 막을 내렸다. 이제 양측은 협력을 유지하면서도 핵심 기술과 플랫폼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는 관계로 재편됐다. 이 변화는 단순한 파트너십 조정이 아니라, 글로벌 AI 산업이 연합 중심 국면에서 다극 경쟁 체제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김경아 기자
kimk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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