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완 애큐온저축은행 전무 “망분리 넘어 ‘AI 리딩뱅크’ 될 것” [AI리더스 2025]
||2025.12.31
||2025.12.31
금융권은 인공지능(AI) 도입 과정에서 ‘망분리’라는 현실적 제약을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된다. 외부 통신이 제한된 환경에서는 상용 AI 서비스 적용에 한계가 따르기 때문이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이런 제약을 온프레미스 기반 검색증강생성(RAG)과 오픈소스 거대언어모델(LLM)을 결합한 자체 AI 개발로 돌파했다. 폐쇄망에서도 활용 가능한 구조를 통해 금융권 AI 도입의 대안을 제시한 셈이다.
김도완 애큐온저축은행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 겸 디지털·IT 총괄(전무)은 “전 직원의 AI 활용을 목표로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며 “애큐온저축은행이 ‘AI 리딩 뱅크’가 될 수 있도록 전 임직원이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키움증권·삼성증권·케이뱅크 등을 거친 금융권 대표 디지털 전문가로 꼽힌다.
“임직원용 생성형 AI 챗봇, 자체 기술로 구축”
애큐온저축은행에서 AI는 전사 임직원들의 역량 향상과 업무 효율화를 위해 활용되고 있다. 지난 2021년부터 전사의 지식을 한곳에 모아 지식관리시스템(KMS)을 구축했으며, 2023년 KMS의 지식을 기반으로 오픈소스 LLM을 활용해 내부 질의응답 챗봇을 개발했다.
김도완 전무는 “임직원용 생성형 AI 챗봇을 자체 기술로 구축해, 사내 규정·상품·업무 매뉴얼을 RAG 구조로 통합 검색·답변하는 솔루션을 운영 중”이라며 “소형언어모델(sLLM)과 RAG를 결합해 비용을 줄이면서 정확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또한 챗GPT를 활용해서 외부 수집된 기업정보를 한번에 요약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심사보고서 초안작성 자동화 작업을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김 전무는 “IB 심사보고서가 주로 외부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점에 주목했으며, 저축은행 규모를 고려해 한번에 큰 투자금액을 들이기보다는 소규모 성공 사례를 발굴하는데 집중했다”며 “이 사례들을 기반으로 인프라를 확장해 획기적으로 업무 효율화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특히 애큐온저축은행은 저축은행 업계 최초로 코어뱅킹 시스템을 리눅스 기반으로 전환했다. 249억원을 투입해 노후 전산의 상징인 코볼(COBOL)을 걷어내고, 차세대 표준 언어인 자바(Java)로 개발언어를 전환했다.
김도완 전무는 “AI 기반 대안신용평가모형(CSS)을 자체 개발·고도화해 리스크 예측 정확도를 높이고, 애큐온캐피탈의 자동심사시스템(ABCP)을 도입해 계열사 시너지를 극대화했다”며 “상품팩토리(상품 설계 시스템) 도입으로 신상품 개발시간을 3일 단축하고, 고객 거래시간도 최대 30초 줄였다”고 설명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 27일 ‘모바일뱅킹 플랫폼 3.0’을 오픈했다. 2.0 버전 이후 5년 만의 전면 개편으로, 현재 안정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김도완 전무는 “이번 3.0 플랫폼은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반영한 심플한 UI와 직관적이고 간결한 메뉴 구성으로 사용자 접근성을 높였다”며 “특히 상품 가입 절차와 금융 용어를 쉬운 언어로 표현해 이해도를 높이고, 일반 모드와 큰 글씨 모드를 통합해 연령대와 관계없이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AI를 적극 활용하기에는 아직 성능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 전무는 “주주사에서도 이 점에 주목해 인프라 투자를 결정했고, 이달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H200 기반 서버를 도입했다”며 로봇 자동화 시스템(RPA)과 연계해 IB(기업금융) 심사 자동화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망분리, 곧 개선될 거라 믿어”
금융권은 특히 망분리 규제 탓에 AI와 같은 첨단 기술을 개발하거나 현장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고객 자산과 직결되는 산업 특성상 신뢰가 핵심인 만큼, 생성형 AI의 할루시네이션(환각) 위험도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외부 모델을 그대로 도입하기보다, 내부 데이터만으로 정확도를 통제할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해 왔다.
김도완 전무는 “할루시네이션을 최소화하려면 KMS 지식 내에 있는 정보를 활용해 답변을 생성해야 했다”며 “오픈소스 LLM 선정 과정부터 여러 벤치마크를 비교 분석해, 소규모 인프라 환경에서도 가장 효과적인 성능을 내는 오픈소스를 선정했고, RAG 아키텍처를 적용해 KMS의 정보를 토대로 답변하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문서 내부의 사용자 질의와 관련 있는 부분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가져오느냐가 관건이었기 때문에 표·주석 등 복잡한 문서 구조까지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했고, 여러 실험을 거쳐 질문과 가장 관련 있는 정보만 선별해 답변에 반영하도록 했다”며 “프롬프트의 신뢰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완벽하지는 않지만 ‘가드레일’을 둬 최대한으로 상식과 윤리에서 벗어나는 질문과 답변을 피하도록 조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도완 전무는 2026년을 ‘진정한 에이전트 효율화를 통한 AI 전환(AX)의 해’로 전망했다. MCP(Model Context Protocol) 기반의 생태계가 성숙 단계에 접어들고, 레거시 시스템과 효율적으로 연동할 수 있는 도구들도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전무는 “망분리라는 큰 장벽이 남아 있지만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점진적인 변화가 이뤄지고 있으며, 곧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빅테크 기반의 엔터프라이즈 서비스가 이미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기술 혁신을 이뤘고, 결국 도구들을 각 금융사에서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가 이 변곡점에서의 생존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애큐온저축은행은 향후 직원들 스스로 필요한 업무를 자동화하고 실행하는 모든 것을 자연어 기반으로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계획이다. 김 전무는 “아직 MCP 도입을 위한 환경은 마련되지 않았지만 새로 도입한 GPU 서버를 기반으로 고도화된 LLM 환경을 먼저 구축할 것"이라며 "직원들이 거부감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익숙한 RPA 환경을 통해 자연어 기반 작업실행 에이전트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각 부문별 AI 핵심과제를 선정해 성공사례를 발굴할 예정이다. AI 컨택센터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도완 전무는 “많은 사례가 지속적으로 축적∙공유되면 전사적으로 AX 문화가 빠르게 정착될 것”이라며 “상담원은 물론, 고객 경험까지 혁신하고, 망분리를 넘어 새로운 금융 환경으로 나아갈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아 기자
kimk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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