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 MAS 제도 개편에 ‘품질 뒷전’ 우려… 일부 기준 조정 검토
||2025.12.24
||2025.12.24
조달청이 공공기관 물품 구매에 활용되는 ‘다수공급자계약(MAS) 제도’ 개편을 행정예고하면서 IT기기 등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중소기업들의 우려가 제기됐다. 제도 운영의 효율화 합리화를 명분으로 한 개정안이 가격 평가 기준을 높이면서, 가격과 품질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방식이 사실상 ‘최저가 경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같은 우려가 잇따르자 조달청은 현장 의견과 제도 운용 과정에서 드러난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논란이 된 개정안 일부에 대해 조정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저가에만 중점을 두지 말라”며 공공 조달 제도 전반의 개선 필요성을 언급한 점도 제도 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중소업계에 따르면, 조달청은 지난 8일 ‘물품 다수공급자계약(MAS) 업무처리규정’과 ‘물품 다수공급자계약 특수조건’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MAS는 조달청이 다수의 공급자와 미리 단가계약을 체결해 공공기관이 나라장터에서 필요한 물품을 쉽게 비교·선택해 구매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다.
이번 개정에서 업계가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입찰 방식 변화다. MAS 입찰은 그동안 가격 중심의 ‘A형’과 품질·성능까지 평가하는 ‘B형’으로 나뉘어 운영돼 왔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B형에 ‘제안 가격이 낮은 기업을 납품대상업체로 선정한다’는 항목이 추가됐다.
조달청은 “기존 B형의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규정을 개정한 것일 뿐, B형이 완전한 최저가 입찰로 바뀌는 것은 아니”라고 답했다. 기존 B형은 제안율 중심 평가로 인해 일부 업체가 계약 단가를 높이고 할인율을 과도하게 적용해 정부가 고가로 구매하는 부작용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에 중소기업들은 해당 조항이 유지될 경우 모든 경쟁이 사실상 가격 중심으로 수렴할 가능성이 크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PC 등 일부 품목의 경우 가격 경쟁이 치열해,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단기 매출 확보를 위해 무리한 저가 낙찰에 나설 수 있고, 이는 품질 저하나 납품·사후관리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논란은 최근 공공 조달 전반에서 최저가 중심 관행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정부 기조와도 맞물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1일 기획재정부 및 산하기관 업무보고회에서 “지나친 저가 입찰이 되지 않게 하는 것도 연구하라”며 국내 기업 우대 여부나 ESG 경영 여부, 노동자·납품업체에 대한 ‘갑질’ 여부 등 비가격 요소를 평가 기준에 포함할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같은 흐름에 조달청도 MAS 개정안의 일부 항목을 조정할 예정이다. 22일 조달청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행정예고에 따른 업계 의견서를 취합한 결과, B형에 대한 우려가 커 업계 의견을 반영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박철웅 조달청 대변인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지적된 B형의 부작용(정부의 고가 구매)도 상당부분 개선된 상황”이라며 “(B형의) 가격 평가 방식 규정에 대해 유연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달청은 별도의 공청회는 열지 않고 유관 단체와 협의한 후 이른 시일 내 최종 개정안을 고시 및 시행할 예정이다.
김경아 기자
kimk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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