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적자 늪’ SK시그넷… SK, 9개월 만에 또 자금 수혈
||2025.12.19
||2025.12.19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전기차 수요 둔화(캐즘)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SK가 전기차 충전기 제조 자회사 SK시그넷에 다시 자금을 투입하며 경영 정상화 노선을 분명히 했다.
1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넥스 상장사 SK시그넷은 SK를 대상으로 한 3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 증자를 결정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납입 예정일은 이달 26일이다. SK가 SK시그넷에 추가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올 3월 이후 9개월 만이다.
이번 증자를 통해 조달되는 자금은 2026~2027년 2년에 걸쳐 북미 생산 능력 확충과 전기차 충전기 라인업 확대, 사양 업그레이드를 위한 연구 개발비 투자, 전기차 충전기 제조용 원재료 매입 등 운영 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SK시그넷은 이번 유상 증자의 목적을 '재무 구조 개선'이라고 명시했다.
SK는 2021년 미국 초급속 충전기 시장 점유율 1위였던 SK시그넷을 2930억원에 인수하며 지분 55.5%를 확보했다. 인수 이후 한동안 실적은 안정적이었다. 2022년까지 SK시그넷은 30억원의 영업 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기차 캐즘이 본격화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SK시그넷은 2023년 영업 손실 149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고, 지난해에는 영업 손실 규모가 2428억원으로 더 확대됐다. SK가 올 3월 15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 증자에 참여해 1150억원의 현금을 투입한 것도 실적 급락에 따른 대응이었다.
이번 300억원 추가 투입으로 SK가 SK시그넷에 쏟아부은 자금은 4000억원을 넘어서게 됐다. 이 과정에서 매각설도 제기됐으나, 누적 투자 규모와 기업 가치 하락을 고려하면 매각을 통한 회수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 거래일 기준 SK시그넷의 시가 총액은 1807억원에 불과하다.
결국 SK로서는 '매각'보다 '경영 정상화'를 우선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SK시그넷 역시 중장기 시장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캐즘 국면에 놓여 있지만 성장 흐름 자체는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점유율 우위를 확보한 미국 시장을 실적 회복의 핵심 축으로 삼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기준 7조 2000억원 규모의 세계 3대 전기차 충전기 시장이다. SK시그넷 매출 80%가 미국에서 발생한다. 김종우 SK시그넷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내년이나 늦어도 2027년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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