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확장하는 디즈니, IP로 몸집 키우려는 넷플릭스
||2025.12.14
||2025.12.14
글로벌 주요 콘텐츠 공룡들이 서로 다른 확장 전략을 선택했다. 콘텐츠를 중심으로 성장한 디즈니는 오픈AI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면서 AI·IT기업을 이용해 IP 비즈니스 확대를 추진한다. 반면 플랫폼을 핵심으로 시장을 장악한 넷플릭스는 슈퍼 IP를 가진 워너브라더스 인수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디즈니와 넷플릭스의 차이는 글로벌로 활용할 수 있는 슈퍼 IP 유무로 분석된다.
14일 관련 업계에 의하면 월트디즈니컴퍼니는 최근 오픈AI 지분 취득을 위해 10억달러(약 1조4723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디즈니는 제미나이 운영사 구글에는 저작물 무단 사용·복제를 하지 말라는 내용증명을 보낸 반면 오픈AI와는 동영상 생성 AI ‘소라’에 마블·픽사 등 자사 IP를 활용할 수 있게 허락했다.
이는 디즈니가 오픈AI를 이용해 IP 재생산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가 IP 확장을 시도하는 건 백설공주 등 공주 IP와 마블의 슈퍼히어로, 픽사 애니메이션 등 전 세계에서 흥행한 슈퍼 IP를 다수 보유했기 때문이다. 구글에 내용증명을 보낸 건 디즈니가 직접 관리·통제할 수 있는 환경에서만 AI로 IP를 활용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디즈니는 슈퍼 IP를 추가로 대량 확보하는 것보다는 이미 보유한 주요 IP를 잘 활용하는 게 중요한 셈이다. 실제 디즈니의 OTT 디즈니 플러스도 신규 IP를 많이 확보하는 것보다 자사 IP와 현지 정서에 맞는 대형 IP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OTT 플랫폼으로 성장한 넷플릭스의 사업전략은 다르다. 넷플릭스는 현재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를 두고 파라마운트와 세계가 주목하는 대형 인수전쟁을 치르고 있다. 워너브라더스를 두고 넷플릭스와 파라마운트 두 글로벌 미디어 대기업이 충돌하는 이유는 워너브라더스가 가진 IP다.
워너브라더스는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왕좌의 게임, 슈퍼맨·배트맨·원더우먼 등의 IP를 보유하고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로 신규 구독자 유입 성과를 낸 넷플릭스는 IP가 필요한 것이다. 파라마운트는 트랜스포머, 미션 임파서블, 탑건 등의 IP 보유기업이다.
여기에 워너브라더스의 IP를 추가하면 몸집을 대폭 키울 수 있게 된다. AI 대전환기라고 해서 모든 기업이 다 기술 중심으로 확장하지는 않는 것이다. 오히려 AI 학습 데이터를 비롯해 저작권 문제가 중요해지면서 IP 활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대형 IP 콘텐츠 기업의 선택이 중요해지고 있다.
업계는 디즈니와 넷플릭스의 글로벌 행보가 우리나라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두 기업 모두 한국을 아시아 콘텐츠 허브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영화·드라마·예능이 해외로 진출하는 경로도 대부분 디즈니 플러스, 넷플릭스를 거친다. 파라마운트가 워너브라더스를 인수할 경우도 마찬가지다. 헐리우드 초대형 투자·배급사가 탄생하는 건 국내 콘텐츠 업계의 협상력을 낮출 수 있어서다.
한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이런 상황을 주도할 수 있는 건 없으니 상황을 지켜보기만 하고 있다”며 “글로벌 기업들이 손해보는 장사를 하진 않을 것이므로 우리 콘텐츠 업계가 글로벌 콘텐츠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도록 경쟁력과 협상력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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