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자도 리비안 탄다” 전기차 진영 논쟁이 편견인 까닭
||2025.12.11
||2025.12.11
리비안(Rivian)의 판매 데이터를 보면, 전기차를 산다는 행위 자체는 생각보다 ‘진영 정치’와 거리가 먼 선택일지 모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기차 의무 규정·보조금·보급 목표를 잇따라 되돌리고 있음에도 그렇다.
RJ 스캐린지(RJ Scaringe) 리비안 CEO는 화요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포춘 브레인스톰 AI(Fortune Brainstorm AI) 콘퍼런스에서 “전동화가 정치적으로 갈라져 있다는 인식은 오해”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소비자는 이념이 아니라 자신의 필요에 맞느냐를 기준으로 차를 고른다고 설명했다. 내연기관차를 살 때나 배터리 전기차를 살 때나 질문은 비슷하다는 것이다. “짜릿한가? 이 제품에 끌리는가? 나를 당기는 무언가가 있는가? 브랜드가 지향하는 이미지가 나와 맞는가? 기능이 내가 가진 니즈에 답하고 있는가?”
스캐린지는 리비안 R1 전기 SUV 구매자들의 정치 성향이 공화당과 민주당 비율이 거의 5대 5로 갈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건 우리가 반드시 주목해야 할 굉장히 강력한 신호”라며 “이 차를 사는 사람들이 모두 진보 성향이라는 얘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은 ‘이 제품의 아이디어가 마음에 든다. 기대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고객이 수천, 수만 명에 이른다. 통계적으로도 의미 있는 데이터”라고 덧붙였다.
한때 전기차 구매는 진보 성향을 드러내는 상징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테슬라(Tesla) CEO 일론 머스크가 공화당 측 최대 후원자가 되고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움직이면서 정치 지형이 뒤섞였다.
이 변화는 일부 보수층을 테슬라로 끌어들이는 한편, 많은 진보 성향 전기차 소비자들을 멀어지게 했다. 실제로 기존 테슬라 차주들 중에는 “머스크가 급격히 우향우하기 전 미리 산 차”라는 내용을 범퍼 스티커로 붙여 두는 이들도 나왔다.
이후 트럼프와 머스크는 행정부의 전기차·태양광 세액공제 폐지를 둘러싼 갈등을 포함해 공개적으로 격렬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스캐린지는 리비안을 시작할 때부터 특정 정책 틀이나 정치 흐름에 기대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를 설계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전기차 선택지가 더 많아지기만 하면, 판매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 미국 시장의 핵심 구간인 5만달러 안팎 가격대 전기차는 사실상 테슬라가 장악하고 있다. 리비안이 곧 선보일 R2 중형 SUV는 이 구간에 새롭게 들어가는 모델이다. 시작 가격은 4만 5000달러 수준으로, R1의 7만 달러보다 낮게 책정될 예정이다.
10년 뒤를 내다보면, 스캐린지는 미국의 전기차 보급률이 지금보다 전방위적으로 “의미 있게 높아져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실제로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전기차 확산의 핵심 제약은 수요가 아니라 공급 측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유럽·중국과 비교하면 미국 시장은 “선택지가 충격적으로 부족하다”고 했다. 중국 업체들이 사실상 미국 시장에서 배제된 점도 전기차 라인업을 좁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소비자에게 선택지가 늘어나면 리비안 입장에선 경쟁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다른 나라에서는 저가 중국 전기차의 물량 공세에 반발해 캐나다처럼 고율 관세를 매기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스캐린지는 경쟁 확대를 시장 전체에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보는 듯했다.
그는 “선택지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보급률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미국 시장에는 오히려 독특한 기회가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 글 Jason Ma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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