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한국IBM 사장 “韓 기업 AX 걸림돌, CDO와 데이터전략 부재”
||2025.12.10
||2025.12.10
“인공지능(AI)은 이미 기업 혁신의 상징이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기업이 가진 가장 중요한 자산인 고유의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데이터 전략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부서 간 데이터를 통합하고 자동화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플랫폼을 도입해야 한다.”
이수정 한국IBM 사장은 9일 서울 여의도 한국IBM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업이 AI 활용에 쓰는 엔터프라이즈 데이터는 전체의 1%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IBM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조사에 따르면 생성형 AI 가치 실현을 위해 CEO들이 가장 중요하게 꼽은 요소는 ‘기업 고유 데이터 활용’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I 기반 수익 창출을 이끄는 데이터 역량을 갖추었다고 답한 최고데이터책임자(CDO)는 13% 불과해, 글로벌 기업(26%)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또한 조사 대상 33개국의 62% 정도가 현재 AI에 적응하고 운용하는 반면, 한국은 45% 정도만 적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수정 사장은 한국 기업의 AI 전환(AX)이 더디고 실제 비즈니스 성과를 내지 못 하는 이유로 “직급이나 부서에 따라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 제한된 점”을 꼽았다.
이 사장은 “타 부서에서 데이터를 요청하면 제공을 꺼려하는 경우도 있고 부서마다 다른 방식으로 데이터를 관리하는 구조가 문제”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전사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의사결정자가 필요하지만, CDO 포지션이 없고 부서별로 데이터가 분산돼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수정 사장은 “한국 기업이 AI를 성공적으로 도입하고 성과를 거두려면 데이터 전략 강화가 시급하다”며 “기업들은 AI를 위한 데이터를 어떻게 확보하고 활용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정 사장은 “기업은 데이터를 단순한 기록이 아닌 비즈니스 성과를 창출하는 핵심 자산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기업 데이터 중 90%에 이르는 비정형 데이터의 활용 방안을 구축하고, 데이터를 활용한 성과 지표를 설정해 데이터 전략을 전사에 내재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주요 의사결정자들의 협력도 강조했다. 그는 “데이터 전략이 단순히 수집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데이터 전략은 비즈니스 목표와 긴밀히 연결되고 선제적으로 구축된 성과 측정 체계에 따라 활용돼야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AI가 데이터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이수정 사장은 “고품질 데이터에 접근 가능한 AI 에이전트와 확장 가능한 엔터프라이즈 데이터 아키텍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기반의 실시간 데이터 접근체계는 AI 투자대비효과(ROI)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며 “데이터가 여러 시스템에 분산돼 있거나 접근성이 떨어지면 AI는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없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수정 사장은 데이터 품질과 주권, 거버넌스 확보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데이터 형식 불일치나 오류, 규제 준수 문제는 AI 신뢰성을 저해하는 주요인이므로 거버넌스 체계는 AI 확산 과정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환경 구축의 핵심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IBM은 ‘IBM 이노베이션 스튜디오’도 공개했다. IBM의 AI, 양자, 데이터 기술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고객사 및 IBM 지원 교육 프로그램 이수자에 한해 이용 가능하다.
대표적인 예로 해당 공간에서는 페라리와 파트너십을 맺고 개발한 레이싱 게임을 체험할 수 있다. 포뮬러원(F1) 트랙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해당 게임은 구간별 속도, 레이싱 정확도 등을 세분화해 등수를 매긴다.
IBM 관계자는 “페라리와의 협업을 통해 팬 경험 향상을 위해 개발하게 된 것”이라며 “실제 F1 경기 데이터를 활용해 몰입감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IBM은 8일(현지시각) 실시간 데이터 인프라 기업 컨플루언트(Confluent)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수정 사장은 “어젯밤 11시가 넘어 ‘컨플루언트 인수를 완료했다’는 전사 메시지를 받았다”며 “컨플루언트는 데이터 소스 통합에 실시간으로 접근하는 것을 잘할 수 있는 기업이며, IBM의 방향과 이어지는 인수·합병(M&A)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경아 기자
kimk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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