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나우 방지법 본회의 앞두고 산업계·정치권 ‘혁신차단’ 우려
||2025.12.09
||2025.12.09
국회가 이른바 ‘닥터나우 방지법’으로 불리는 약사법 개정안을 본격 처리 수순에 올리면서 비대면진료 산업계와 정치권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닥터나우는 9일 입장문을 통해 비대면진료 중개 과정에서 의원과 약국 등 이해관계자와 부적절한 경제적 거래가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점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사업 자체를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공익과 벤처 혁신을 훼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비대면진료 중개 플랫폼이 의약품 도매업을 겸업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닥터나우는 혁신을 사전적으로 차단하는 과도한 규제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닥터나우 측은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특정 약국을 우선 노출해 리베이트를 제공한다는 주장에 대해 “공급 의약품의 80.7%는 급여 의약품인데, 일부 공급가액이 큰 비급여 의약품만 부각돼 왜곡됐다”며 “광고나 우선 노출 기능은 없으며 ‘재고확실’ 표시는 환자의 선택을 돕는 정보 제공 차원”이라고 했다.
대체조제를 플랫폼이 강제한다는 비판에 회사 측은 “대체조제는 전적으로 약사의 판단과 환자의 동의에 따라 이뤄지며, 동일 성분 내에서 약국이 직접 우선 조제 품목을 지정하는 기능만 제공할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 해외 사례를 보면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 역시 비대면진료 중개매체의 리베이트 등 불공정 행위는 규제하되, 중개업자의 의약품 유통 자체를 원천 금지하지는 않는다.
닥터나우는 의약품 도매업을 겸업해 온 배경에 대해 비대면진료 후에는 환자 입장에서 인근 약국의 처방약 재고를 알기 어려워 ‘약국 뺑뺑이’ 문제가 발생해 왔다”며 “재고 정보 기반 약국 찾기 서비스는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의약품 배송이 금지된 2023년 말 야간·휴일 비대면진료 후 의약품 수령률이 44.6%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84% 수준으로 두 배 가까이 개선됐다는 것이다. 다만 남아 있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약국이 직접 재고 수량을 입력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방하고 ‘재고확실’ 등 재고 표기 방식은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셜미디어(SNS) 입장문을 통해 “현행법상 허용되던 사업을 사후적으로 금지한다는 점에서 이번 법안은 타다금지법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대면 처방은 병원 접근성이 떨어지는 노인과 아이, 반복 처방 환자, 의료 취약 지역 환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된다”며 “약국별 재고와 가격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환자가 여러 약국을 돌아다녀야 하는 현실에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으려는 스타트업을 법으로 차단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했다.
특히 “부작용이 우려된다면 최소화할 대안을 고민해야지, 사업 자체를 사실상 불법화하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며 “리베이트 금지, 특정 약품 강제구매 금지 등 다른 규제 수단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재명 정부가 벤처·스타트업 육성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국회가 특정 기업의 사업모델을 사후적으로 불법화한다면 창업 생태계 전반에 ‘언제든 법으로 막힐 수 있다’는 공포를 심어줄 수 있다”며 “최종 판단 기준은 업계 이해가 아니라 국민 전체의 이익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법안은 상임위와 법사위를 통과해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 의료 접근성 향상이라는 공익성과 약업계의 영업 질서, 스타트업 혁신이라는 가치가 복잡하게 얽힌 사안에서 정치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향방도 크게 갈릴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를 둘러싼 해묵은 ‘혁신 대 기득권’의 구도가 또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며 “닥터나우 방지법이 본회의를 통과한다면 비대면진료 산업은 타다와 같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될 운명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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