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향상 첨가물, 전기차 배터리 오히려 망가뜨린다

시사위크|박설민 기자|2025.12.03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화학공학과 최남순 교수와 신소재공학과 서동화 교수팀이 전기차 배터리 제작에 사용되는 전해질 첨가제 ‘석시노니트릴(CN4)’이 오히려 성능 저하의 핵심 원인임을 규명했다고 3일 밝혔다./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화학공학과 최남순 교수와 신소재공학과 서동화 교수팀이 전기차 배터리 제작에 사용되는 전해질 첨가제 ‘석시노니트릴(CN4)’이 오히려 성능 저하의 핵심 원인임을 규명했다고 3일 밝혔다./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국내 연구진이 전기차에 주로 사용되는 ‘하이니켈 배터리’가 빠르게 망가지는 근본 원인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급성장하는 전기차 산업 발전과 전기차 배터리 안전 문제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화학공학과 최남순 교수와 신소재공학과 서동화 교수팀이 전기차 배터리 제작에 사용되는 전해질 첨가제 ‘석시노니트릴(CN4)’이 오히려 성능 저하의 핵심 원인임을 규명했다고 3일 밝혔다.

하이니켈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 중에서도 고에너지형 전기차에 주로 사용된다.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성능 저하가 빠르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KAIST 연구진은 하이니켈 배터리의 성능 저하 가속 원인 규명을 진행했다.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를 리튬 이온이 오가며 전기가 만들어진다. 리튬 이동을 돕기 위해 전해질에는 소량의 CN4가 들어간다. 연구팀은 두 개의 니트릴(-CN) 구조를 가진 CN4가 하이니켈 양극 표면의 니켈 이온과 지나치게 강하게 달라붙는다는 사실을 컴퓨터 계산으로 확인했다.

고니켈 양극 표면에서의 CN4 분자와 Ni3+의 리간드 배위 및 양극 구조적 열화 과정에 대한 모식도./ KAIST
고니켈 양극 표면에서의 CN4 분자와 Ni3+의 리간드 배위 및 양극 구조적 열화 과정에 대한 모식도./ KAIST

니트릴 구조는 탄소와 질소가 삼중 결합으로 묶여 있다. 금속 이온과 잘 달라붙는 ‘갈고리’ 같은 구조다. 이 강한 결합 때문에 양극 표면에 형성돼야 할 보호막 역할의 전기이중층(EDL)이 무너진다. 충·방전 과정에서 양극 구조가 뒤틀리며(얀-텔러 왜곡, Jahn-teller distortion) 심지어 양극 전자까지 CN4로 빠져나가 양극이 빠르게 손상된다.

이 과정에서 새어 나온 니켈 이온은 전해질을 통해 음극으로 이동해 표면에 쌓인다. 이 니켈은 전해질을 더 빨리 분해하고 리튬까지 낭비시키는 ‘나쁜 촉매’처럼 작용해 배터리 열화를 더욱 가속시킨다.

연구진의 분석 결과, CN4가 하이니켈 양극 표면을 니켈이 부족한 비정상적인 층으로 바꿨다. 또한 안정적이어야 할 구조를 ‘암염 구조’라는 비정상적 형태로 변형시키는 현상도 확인됐다. 즉, 리튬코발트산화물 배터리에서는 유용한 CN4가 니켈 비율이 높은 하이니켈 배터리에서는 오히려 구조를 무너뜨리는 양면성을 가진 물질임을 증명한 것이다.

최남순 교수는 “배터리 수명과 안정성을 높이려면 분자 수준의 정밀한 이해가 필수”라며 “이번 연구가 니켈과 과도하게 결합하지 않는 새로운 첨가제 개발의 길을 열어 차세대 고용량 배터리 상용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에이시에스 에너지 레터즈(ACS Energy Letters)’에 지난달 14일 온라인 게재됐다. 또한 커버 논문으로 선정됐다.

본 서비스는 패스트뷰에서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