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스포티파이가 흔든 韓 음원 시장 판도는
||2025.12.03
||2025.12.03
우리나라 음원 플랫폼 시장이 유튜브와 스포티파이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유튜브 뮤직 끼워팔기 논란에 동의의결을 확정했고 네이버가 바이브를 사실상 접으며 스포티파이와 제휴에 나서면서다. 업계는 우리 기업이 맞설 수 있는 길은 멜론·플로처럼 음악 산업 가치사슬을 내재화한 플랫폼 밖에는 남지 않았다고 토로한다.
3일 관련 업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음원 플랫폼 시장의 격변 원인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의의결 확정과 네이버의 전략 변화가 꼽힌다.
유튜브에만 유리해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1월 27일 구글의 동의의결 신청을 확정했다. 동의의결은 법 위반 혐의를 확정하지 않고 자진시정안을 받아들여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이로 인해 구글은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제에 유튜브 뮤직을 끼워 팔아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다는 혐의를 벗었다. 국내 음원 시장은 유튜브에 한층 더 유리한 환경으로 변했다.
시정안을 내놨는데도 유튜브에 유리한 환경이 된 건 구글이 내놓은 자진시정안의 실효성 때문이다. 구글은 유튜브 뮤직 이용권을 뺀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 요금제를 출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업계는 이를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
월 8500원인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제에 기존 국내 음원 플랫폼 구독료를 더하면 현재 유튜브 프리미엄 가격인 1만 4900원을 훌쩍 넘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굳이 번거롭게 결제를 두 번 할 이유가 없어 사실상 구글의 독점 체제를 용인해 준 꼴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미 국내 음원 시장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와이즈앱·리테일 기준 올해 8월 유튜브 뮤직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012만명으로 2위 멜론(623만명)을 두 배 가까이 따돌리며 1위를 굳혔다. 여기에 네이버와 스포티파이의 동맹은 타오르는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네이버·스포티파이 동맹의 파장
네이버는 최근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혜택에 자사 플랫폼 바이브를 배제하고 스포티파이 프리미엄 이용권을 탑재했다. 월 4900원인 네이버 멤버십에 가입하면 월 7900원짜리 스포티파이 유료 요금제를 무료로 쓸 수 있는 구조다.
네이버는 지도와 내비게이션 등 주요 서비스까지 스포티파이와 연동하며 바이브의 흔적을 지우고 외산 플랫폼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네이버 홈페이지에서 노래·음반을 검색할 때도 바이브 대신 스포티파이 미리듣기를 추가할 예정이다.
업계는 스포티파이가 네이버 효과를 등에 업고 멜론의 아성을 위협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미 스포티파이는 지니뮤직, 플로, 벅스를 제치고 국내 MAU 3위까지 올라왔다. 지난해 11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제휴한 넷플릭스가 제휴 이후 신규 가입자 1.5배 증가, 멤버십 유지율 95%라는 성과를 낸 전례를 고려하면 스포티파이 역시 급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넷플릭스는 이미 국내외 1위였음에도 성장했는데 스포티파이는 아직 국내 점유율 3위이기 때문이다.
가치사슬 내재화만 남아
이처럼 글로벌 빅테크의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국내 플랫폼이 생존할 길은 가치사슬 내재화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음악산업 관련 가치사슬을 내재화해 차별화된 콘텐츠, 상품, 경험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구조를 갖춘 곳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멜론과 비마이프렌즈의 플로뿐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SM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산하 레이블을 통한 아티스트 IP 발굴부터 음반·음원 유통, 굿즈(MD) 제작, 음원 플랫폼 멜론, 티켓 예매 플랫폼 멜론티켓, 팬덤 플랫폼 베리즈·버블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아이유 같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 팬덤은 음원 소비부터 공연예매, 팬덤 활동까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생태계를 이용해야 한다.
팬덤 비즈니스 전문기업 비마이프렌즈는 11월 28일 플로 운영사 드림어스컴퍼니를 인수했다. 비마이프렌즈는 이번 인수를 발표하면서 자사 팬덤 솔루션 비스테이지에 플로의 음원 유통망과 드림어스컴퍼니의 굿즈 기획·제작, 공연 기획 및 인프라 등을 더해 팬덤 비즈니스 가치사슬을 완성했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이번 동의의결 확정으로 국내 플랫폼이 기대하던 실낱 같은 희망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빅테크가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시장 우위를 더 공고히 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의 대응책은 음악·굿즈·공연·팬덤을 아우르는 가치사슬 기반의 차별화뿐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업계 전반에는 뾰족한 대응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씁쓸한 기류도 흐르고 있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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