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가 연 민간 시대… 글로벌 우주경쟁은 이미 AI 중심
||2025.11.28
||2025.11.28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4차 발사에 성공하며 한국 우주개발이 본격적인 민간 주도 체제로 전환할 기반을 마련했다. 다만 글로벌 우주산업은 이미 제조·발사·위성 운용 등 핵심 공정에서 인공지능(AI) 활용을 고도화하면서 AI 중심으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다. 한국이 민간 전환의 첫걸음을 내딛는 동안 세계는 우주 산업 전반을 ‘AI 중심 기반’으로 재편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누리호는 27일 새벽 1시 13분쯤 4차 발사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상업적 활용 가능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번 발사는 순수 국내 기술 기반의 발사체가 본격적으로 민간 주도의상업화 단계로 전환하는 실질적 계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의 우주산업이 국가 주도 연구개발 중심에서 민간 중심으로 넘어가는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누리호 4차 발사에서 눈길을 끈 사례 중 하나는 AI의 실제 적용이다. 발사체에 실린 12기의 큐브위성 중 하나인 ‘케이-히어로(K-HERO)’가 그 예다. 카이스트(KAIST) 최원호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해당 '케이-히어로'에는 150와트(W)급 초소형 우주용 엔진 ‘홀추력기(Hall thruster)’가 탑재됐다. 연구팀은 이 홀추력기를 개발하는 과정에 'AI 기반 성능 예측기법'을 활용했다. 기존에는 연구자가 경험과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설계를 반복했다면, 이번에는 축적된 실험 데이터를 머신러닝해 엔진 성능을 사전에 예측함으로써 설계부터 제작, 시험의 반복 작업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AI를 통해 획기적으로 줄이는 모델을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최원호 카이스트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는 “AI 예측 기법은 시행착오는 줄이면서 설계 정확도는 크게 높인다”며 “목적에 맞는 AI 기법을 활용하는 연구·개발이 많아지고 있어 이번 연구 또한 초소형 홀추력기를 만드는 데 AI 기법을 활용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우주산업은 ‘민간 주도로의 전환’뿐 아니라 ‘AI 중심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SpaceX)는 로켓 제조 자동화는 물론 발사 준비, 연료 주입, 비행 및 착륙까지 다양한 단계에서 AI 자율 운영 시스템 기반 운용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발사 비용을 낮추고 반복 발사능력을 극대화해 우주산업 혁신을 주도 중이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 네트워크 운영에서도 AI는 핵심이다. 스페이스X는 AI 기반 트래픽 제어, 충돌 회피, 빔포밍 최적화를 적용해 위성 통신의 안정성과 효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xAI가 대규모 투자 유치를 진행하면서, 향후 자율 비행·자율 착륙·위성군 운영 영역까지 AI 적용을 더욱 확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빅테크들도 우주를 차세대 AI 연산 인프라로 활용하기 위한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구글은 이달 초 ‘프로젝트 썬캐처(Project Suncatcher)’를 발표하고, 오는 2027년까지 자체 AI 추론 칩인 TPU(텐서처리장치)를 탑재한 소형 위성을 띄워 우주 환경에서의 AI 칩 작동 여부를 실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우주 AI 데이터센터’로 기능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하는 셈이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 21일 열린 투자 포럼에서 “향후 4~5년 내 우주에서 AI 연산을 운영하는 것이 지상보다 비용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한국의 민간 우주산업 생태계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누리호를 통해 자체 발사체 기술 확보에는 성공했지만, 국내 우주산업은 발사체·위성·통신 등 전통적 범주에만 집중돼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싱크탱크인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한국의 조선·자동차·반도체·방산 수출 산업은 기초 기술에서 고도 기술로 단계적으로 역량을 축적했지만, 우주경제는 이러한 점진적·단계적 기술 발전의 기회를 거의 제공하지 않는다”며 “(한국) 우주산업은 글로벌 공급망·규제 체계·운영 네트워크에 동시에 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경아 기자
kimk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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