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어 잭팟 터진 ‘에이비엘비아오’, 빅파마 향한 여정 지속
||2025.11.17
||2025.11.17
국내 이중항체 전문 바이오기업 에이비엘바이오가 연속적인 ‘대형 기술수출 잭팟’을 터뜨리며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발돋음 하기 위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Grabody-B)’와 면역항암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T(Grabody-T)’라는 두 개의 핵심 기술이 연달아 글로벌 기업들의 검증을 받으면서, 한국 바이오기업으로는 이례적인 규모의 기술이전·지분투자 계약이 이어지고 있다.
이중항체 전문기업 에이비엘바이오는 17일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개인 투자자, 애널리스트, 기관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Eli Lilly)와의 그랩바디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집중 조명했다.
이상훈 대표는 “삼성전자보다 높은 시가총액 1400조원을 기록 중인 릴리와의 계약은 회사의 BBB 셔틀의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의미한다”며 “릴리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또 다른 빅파마들이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회사는 릴리와 최대 3조8000억원 규모의 공동연구·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또 한 번 대형 딜을 성사시켰다. 릴리는 계약 즉시 4000만달러의 계약금을 지급하며 플랫폼 기술에 대한 높은 신뢰를 드러냈고, 이어 개발·허가·상업화 단계에 따라 누적 25억달러 이상의 마일스톤 지급이 가능한 구조로 합의했다.
이는 단순 공동연구가 아닌 플랫폼의 ‘상업적 잠재력’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릴리는 다시 에이비엘바이오에 1500만달러 규모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기술이전만으로 끝나는 보통의 파트너십과 달리, 전략적 투자(SI)를 단번에 연계한 것은 협력의 깊이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릴리는 “적응증 확장성과 모달리티 확장성이 크다”며 기술적 경쟁력에 대한 신뢰를 공개적으로 설명했고, 에이비엘바이오 역시 확보된 투자금을 ADC·이중항체·근감소증·비만 등 글로벌 대형 시장을 겨냥한 연구에 재투입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릴리 이전에도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술은 이미 여러 글로벌 빅파마의 문을 두드려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BBB를 통과하도록 돕는 그랩바디-B 플랫폼 기술은 올해 4월 GSK와 최대 4조1000억원 규모 기술 이전 계약으로 이어졌다.
이 대표는 “당시 바이오USA에서 있었던 전체 미팅의 3분의 2가 그랩바디-B 관련 논의였다”며 “사노피와 계약하며 에이비엘바이오가 글로벌에 알려졌고 자체 개발 플랫폼의 글로벌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그랩바디-B는 항체뿐 아니라 짧은간섭 RNA(siRNA),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SO) 등 RNA 기반 치료제까지 뇌로 전달할 수 있는 범용성을 가진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BBB라는 오래된 난제를 뛰어넘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다.
면역항암 분야에서도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술 경쟁력은 돋보인다. 그랩바디-T 기반 신약후보물질 ABL111은 위암 대상 임상 1·2상에서 객관적 반응률(ORR) 70.6%, 질병통제율(DCR) 100%라는 고무적 결과를 내놓았다.
특히 PD-L1과 CLDN18.2가 낮은 ‘저발현 환자군’에서도 의미 있는 반응이 나타나며 글로벌 학회에서 주목을 받았다. 신약개발의 흐름이 ‘넓은 환자군을 포괄하는 치료제’로 이동하는 가운데,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전략이 환자 접근성을 크게 높이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 2022년 사노피에 1조46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된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의 임상도 순항 중이다. 사노피는 1상 종료 후 후속 임상을 단독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고, 지금까지 지급된 마일스톤만 1억2500만달러에 달한다.
BBB 셔틀 기술을 적용한 이중항체가 파킨슨병의 주요 병인으로 꼽히는 알파-시뉴클레인 축적을 억제하는 방식이 글로벌 제약사들의 높은 관심을 이끌어낸 것이다.
이 대표는 “다양한 빅파마들이 퇴행성 뇌질환 정복을 위해 많은 신약들을 쏟아냈지만 낮은 효능과 높은 독성으로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들 기업이 에이비엘바이오의 BBB 셔틀 기술을 사용하게 되면 기존 의약품의 단점들을 보안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밖에 에이비엘바이오는 단순 기술수출 기업을 넘어 독자적 신약 개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올해 미국 캘리포니아에 ADC 전문 자회사 ‘네오크바이오(NeocBio)’를 공식 출범시켰다. 1400억원 규모 유상증자 기반으로 설립된 네옥바이오는 ABL206, ABL209 등 차세대 ADC 파이프라인의 IND 제출 준비에 들어간다.
2026년 미국암연구학회(AACR) 등 주요 학회에서 타깃과 초기 데이터를 공개한 뒤 글로벌 기술이전과 공동개발 파트너십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임상이 성공적으로 진입할 경우 네오크바이오 자체의 나스닥 상장 혹은 글로벌 빅파마와의 합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처럼 에이비엘바이오는 글로벌 기술수출 ‘연타석 홈런’을 기록하며 K-바이오 기술수출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술수출 규모는 화려하지만, 결국 임상 데이터와 실제 상업화 속도가 진짜 성패를 가를 것이란 신중론도 등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에이비엘바이오만큼 ‘계약할 때마다 초대형 규모로 시장을 놀라게 한 기업’은 드물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중항체와 BBB 셔틀이라는 독자 플랫폼을 기반으로 이미 사노피·GSK·릴리 등 세계적인 제약사들과의 연속된 파트너십을 확보한 기업은 한국 바이오 산업에서도 손에 꼽힌다.
마지막으로 에이비엘바이오는 자사 플랫폼 기술이 기존 타깃 질병 치료제 이외에도 비만 등 다양한 질병에 적용 가능한 의약품으로 발전 가능하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siRNA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회사의 플랫폼 기술과 만나면 적응증이 무궁무진하게 늘어날 수 있다”며 “에이비엘바이오는 항암 분야에서도 기존 의약품이 넘지 못한 벽을 넘을 수 있도록 돕는 궁극의 파트너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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