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최후 승자가 될 것인가” 배터리 워 [새책]
||2025.11.09
||2025.11.09
배터리 워(BATTERY WAR) “누가 배터리 전쟁의 최후 승자가 될 것인가”
강희종 지음 | 608쪽 | 부키 | 2만8000원
“국제 무대에서 배터리 기술을 지닌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 간 위상은 천지 차이로 벌어질 것이다.”
스마트폰과 전기차는 물론 드론, 휴머노이드 로봇,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우주선까지 배터리 없이는 움직이지 않는다. 4차 산업혁명에서 반도체가 두뇌, 디스플레이가 눈이라면 배터리는 심장이라고 하는 이유다. 배터리 공급망, 소재와 기술 변화, 정책, 글로벌 시장의 동향과 기회까지 폭 넓게 다룬 책이 나왔다. 새책 ‘배터리 워’다. 저자 강희종은 1999년부터 기자 생활을 시작해 전자·IT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이로 에너지 분야 스페셜리스트로 활동하며 ‘배터리완전정복’을 연재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새책 ‘배터리 워’에서 저자는 배터리를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국가 안보의 문제로 바라본다. 기후 위기와 에너지 전환 시대에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지 못하면 국가 경제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IRA(인플레이션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를 통해 자국 중심의 전기차 공급망을 강화하고, OBBBA(One Big Beautiful Bill Act·공화당이 추진한 IRA 혜택 축소 통합 법안)로 중국 기업의 시장 진입을 차단하려 한다. 유럽은 ‘배터리 여권’ 제도를 도입해 공급망 투명성을 높이고, 각국은 핵심광물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다. “겉으로는 물가 잡기, 속내는 중국 견제”라는 정책의 이면도 명확히 보여준다.
한국 배터리 산업이 어떻게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섰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 LG화학(현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이 기술 개발과 공격적 투자로 일본의 아성을 무너뜨린 과정,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으로 성장한 K-배터리의 행보가 구체적으로 제시된다. 일본이 리튬이온 배터리를 상용화한 후 시장을 주도했지만 스마트폰과 전기차 수요 확대에 발 빠르게 대응한 한국 기업들이 2010년대 중반부터 주도권을 가져왔다.
책은 동시에 중국의 급부상도 냉정하게 분석한다. BYD와 CATL을 중심으로 한 중국 배터리 산업이 정부의 막대한 지원과 내수 시장에 힘입어 세계 시장의 절반을 점유하게 된 배경, 리튬·니켈·흑연 등 핵심광물 정제에서 중국이 차지한 압도적 비중이 상세히 설명된다.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흑연 산업, 전구체·전해액·분리막·동박·알루미늄박 등 소재 공급망까지 중국이 장악한 현실을 짚으며 “중국 없이는 배터리를 만들 수 없다”는 산업 구조의 문제를 지적한다.
기술 경쟁의 흐름도 흥미롭다. 한국이 주도해온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삼원계 배터리와 중국이 강점을 보이는 LFP(리튬인산철·Lithium Iron Phosphate) 배터리의 경쟁 구도가 펼쳐진다. 삼원계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 장거리 주행에 유리하지만 비싸고, LFP는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 보급형 전기차에 적합하다. 테슬라가 모델Y에 LFP를 탑재하면서 시장 구도가 변했고, 한국 기업들도 LFP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결정·고전압·미드니켈 등 차세대 기술, 전고체 배터리(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불 안 나는 배터리’)의 가능성과 상용화 난제도 구체적으로 다룬다.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하는 ESS(Energy Storage System·에너지 저장 장치)를 살펴보고 전기차 수요 둔화로 찾아온 ‘캐즘(chasm·수요 정체기)’도 짚는다. 북미와 유럽의 보조금 축소, 완성차 업체의 가격 인하 경쟁, 배터리 기업의 주가 하락까지 현실적인 문제를 다룬다. 2024년 한 해 130조원이 증발한 배터리 시가총액 등 구체적 수치를 통해 위기를 점검하면서 ESS 확대, 배터리 가격 100달러 시대의 접근, 공급망 현지화 등은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음을 분석한다.
"누가 배터리 전쟁의 최후 승자가 될 것인가." 배터리를 둘러싼 전쟁은 이미 시작됐고 그 결과는 앞으로 세계 산업의 지도를 다시 그릴 것이다.
이윤정 기자
it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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