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 80% 하락에도 S&P 500 지수 상승...美 증시, 빅테크 쏠림 최고조
||2025.11.04
||2025.11.04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AI가 주도하는 주식 시장에서 빅테크 기업들의 지배력이 커지는, 쏠림 현상이 심화하는 모양새다.
AI 덕분에 주식 시장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지수에 투자하는 이들 사이에선 마냥 즐거워할 일은 아니라는 시선도 엿보인다.
AI를 앞세워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들 주가가 치솟으면서 S&P 500 지수도 상승세지만 여기에는 종목된 포함된 주식들 중 397개는 하락했다는 현실도 밑바탕에 깔려 있다. 지수에 포함된 종목들 중 80% 가까이가 하락했는데도 지수가 오른 건 이례적인 일이라는 평가다.
베스포크 투자 그룹을 인용한 파이낸셜타임스(FT)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 35년간 S&P 500 지수는 이렇게 많은 종목들이 하락한 상황에서 하루 기준 상승한 적이 없었다.
캘리포니아 투자 그룹 어빙 인베스터스의 기술주 전문가 소넨버그는 “엔비디아가 현금을 쏟아내고 있다는 건 이해한다. 하지만 시장이 이처럼 집중되는 양상은 여전히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약 10개 종목 중 하나에 투자하지 않았다면 수익을 내는 건 엄청나게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S&P 500 지수에서 가장 큰 주식 10개 중 8개가 테크주다. 이들 8개 회사가 미국 전체 상장사 시가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 4월 바닥을 찍은 이후 S&P 500지수 상승분 6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년간 S&P 500 순이익 증가분만 놓고 보면 이들 업체 비중은 거의 80%에 달한다.
노무라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까지 5일 간 S&P 500 지수가 기록한 약 2.4% 상승폭은 알파벳, 브로드컴, 엔비디아 단 세 종목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MSCI 올 월드 지수(MSCI All World index)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40개 이상 시장에서 2000개가 넘는 기업들로 구성된 이 지수는 현재 시가총액에서 4분의 1이 가까이가 8개 미국 테크 기업 그룹에 집중돼 있다.
테크 기업들의 지배력이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메타를 포함해 테크 기업들은 미국발 금융 위기 이후 15년 넘게 미국 시장을 주도해왔다며 미국에서 주식 시장 집중 현상은 수익 성장과 자본 지출 대부분을 담당하는 소수 기업들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부산물이라고 FT는 전했다.
구글,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는 2026년 데이터센터에 40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 올해는 3500억달러 규모다.
AI 인프라 투자를 향한 관련 업계 행보는 공격적으로 쓴 만큼, 결국 성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 또는 기대에 기반한다. 그런 만큼 수요가 예상과 다를 경우 리스크는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the Bank of England, BOE)는 최근 인공지능에 필요한 연산 능력을 제공하는 데이터센터 구축은 지금까지는 주로 대기업들이 창출한 현금으로 충당돼 왔지만 앞으로는 점점 더 많은 부채를 동반하게 될 것이라며 AI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시스템이 실제로 훨씬 적은 연산 능력만 필요로 할 경우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의 경우 AI 인프라 구축을 둘러싼 지속 가능성에 대해 좀 다른 입장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AI 투자가 90년대 말 닷컴 열풍과 비슷하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그 당시에는 시장을 움직이던 것이 기업이라기보다 아이디어였기 때문에, 분명한 거품이 있었다. 현재 변화의 중심에 있는 주요 대형 기업들은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무리한 대출에 의존하기보다 자체 자금으로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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