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앤트로픽이 찾는 인재는?… ‘고객사 투입 엔지니어’ 급부상
||2025.11.03
||2025.11.03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라 고객사 현장에 직접 투입돼 AI 솔루션 구축을 지원하는 ‘전방 배치 엔지니어’(FDE)가 각광받고 있다. 생성형 AI 도입이 본격화하면서 고객 맞춤형 모델 구축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2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오픈AI와 앤트로픽, 코히어 등 주요 생성형 AI 기업들은 올해 들어 FDE 채용을 대거 늘리고 있다. 이들은 ▲코딩 역량을 갖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고객 커뮤니케이션 능력 보유 ▲현장 배치를 전제로 한 업무 수행 등이 가능한 인재가 대상이다.
FDE는 고객사 내부에 직접 투입돼 AI 모델을 실제 현장에 적용하도록 돕는 직무다. 코딩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가진 개발자로 고객사 니즈를 분석하는 컨설턴트 역할을 병행한다. AI 기업이 만든 모델을 산업별 환경에 맞게 수정·배치하는 것이 핵심 업무다. 생성형 AI 상용화 이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현장형 기술 직무로 꼽힌다.
오픈AI는 올해 초 FDE 전담팀을 신설했다. 연내 인원을 50명 수준까지 늘릴 계획이다. 앤트로픽 역시 ‘적용 AI팀’을 올해 5배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고객사 요구에 맞춘 맞춤형 AI 구축 능력이 빠르게 중요해지면서 현장 배치 인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구인 플랫폼 인디드에 올라온 FDE 구인 건수는 1~9월 사이 8배 이상 늘었다.
업계에서는 기술기업들이 FDE를 확대하는 배경으로 산업계의 ‘AI 도입 격차’를 꼽는다. 제조업·헬스케어·금융업 등 많은 기업이 AI 도입을 고민하고 있지만, 어떤 방식으로 수익화해야 하는지 명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AI 기업들이 직접 고객사에 엔지니어를 배치해 수요 분석부터 모델 구축까지 지원하는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팔란티어는 이 분야의 ‘원조’로 불린다. 팔란티어는 약 20년 전부터 아프가니스탄·이라크 군사기지와 미국 공장 등에 엔지니어를 파견해 고객 맞춤형 분석을 수행해왔다. 회사 전체 인력의 절반가량이 FDE 역할이다. 닉 프레티존 팔란티어 영국 AI 총괄은 “가치 있는 소프트웨어는 고객이 실제 변화를 체감할 때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오픈AI와 코히어도 팔란티어 모델을 적극 차용하고 있다. 코히어의 에이던 고메즈 최고경영자는 “초기 단계부터 엔지니어가 직접 고객사에 배치되면 장기적 관계 구축에 효과가 크다”고 했다. 오픈AI는 농업 중장비 제조사 존디어와 협업하는 과정에서도 이 방식을 적용해 농약 사용량을 60~70% 줄이는 성과를 냈다. 오픈AI 유럽·중동지역 FDE 책임자 아르노 푸르니에는 “고객사와 함께 실험하며 얻은 통찰은 연구에도 직접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AI 기업 전반에서 FDE 채용이 늘어나는 만큼 테크 인력시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기업 맞춤형 AI 구축 능력이 차세대 핵심 직종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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