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림과 성능의 절묘한 균형점” 에이수스 ROG 제피러스 G16(GA605) [리뷰]
||2025.11.03
||2025.11.03
노트북 PC의 궁극적인 발전 방향으로는 ‘얇고 가벼우면서 성능이 좋은’ 것이 꼽힌다. 하지만 노트북 PC에서는 무게와 두께, 전력 제한 등 많은 부분에 현실적인 제약이 존재한다. 얇고 가벼우면 쿨링과 배터리에 제약이 심해지면서 성능을 낼 수 없고, 성능을 높이면 자연스레 크고 무거워진다. 무작정 고성능 프로세서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얇고 가벼운 노트북에 장착한다 해도, 이 부품들이 제 성능을 온전히 낼 수 있는지는 다른 차원의 문제가 된다.
에이수스의 ‘ROG 제피러스’ 제품군은 이러한 역설적인 상황에서 나오는 틈새 시장을 오랜 시간 주목해 왔다. 일반적인 노트북 PC와 큰 차이 없는 얇고 가벼운 섀시에 하이엔드 게이밍 노트북에 탑재하는 고성능 부품과 쿨링 시스템을 조합한 ROG 제피러스 제품군은 제법 높은 가격대에도 성능과 이동성이 모두 필요한 사용자들에 인기를 모아 왔다. 엄밀히 말해 이러한 제품 구성은 비용, 성능 효율이 떨어졌지만, 이보다 큰 ‘상징성’이 있기에 합리화됐다.
에이수스의 ROG 제피러스 제품군에서 올해 선보인 ‘ROG 제피러스 G16(GA605)’는 이러한 제품 구성에서 자세의 변화가 보이는 점이 흥미롭다. 여전히 제법 얇고 가벼우며 고급스러운 외관 구성이지만, 이전과 다르게 프로세서와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조금 힘을 빼고 물리적인 두께와 무게에 적합한 체급을 채택한 것이다. 이전 제품들처럼 ‘오버 엔지니어링’의 느낌은 줄었지만 제품 전반의 밸런스는 더 좋아졌고, 가격적인 부담은 줄었지만 성능에서는 큰 손색이 없다.
얇고 가벼운 외관에 꽉 채운 인상적 성능
에이수스의 ROG 제피러스 G16(GA605)은 최신 ROG 제피러스 제품군 특유의 디자인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외관 전반은 매끄럽게 다듬어진 알루미늄 유니바디에, 이클립스 그레이와 플래티넘 화이트의 두 가지 색상이 준비됐다. 상판에는 대각선으로 뻗은 ROG 제피러스 특유의 ‘슬래시 라이팅’이 자리잡고 있다. 이 ‘슬래시 라이팅’은 사용자가 직접 조명 여부와 패턴을 정의할 수 있다. 제품을 펼치면 내부로 들어가는 듯한 ‘스텔스 힌지’는 내부의 열이 OLED 패널로 올라가지 못하게 막는 기능적 역할도 함께 한다.
이 ‘ROG 제피러스 G16’은 16인치 디스플레이를 쓰지만 실제 제품 크기는 일반적인 15인치급 노트북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디스플레이 베젤을 최소화한 설계로 제품의 스크린 대 바디 비율은 88.4%에 이른다. 두께 또한 14.9mm~17.4mm 정도로 외장 그래픽을 탑재한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으로는 대단히 얇고, 무게도 1.85kg 정도로 16인치급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고성능 제품으로는 가벼운 수준이다.
확장 포트는 제품 양 옆에 구성됐다. 노트북 왼쪽에는 전용 슬림 파워 잭과 HDMI 2.1 포트, USB4 40Gbps 전송속도를 지원하는 USB-C 포트, USB3.2 Gen2 10Gbps 전송속도를 지원하는 USB-A 포트, 오디오 잭이 있다. 노트북 오른쪽에는 USB3.2 Gen2 10Gbps 전송속도를 지원하는 USB-C 포트와 USB-A 포트, SD 익스프레스 7.0을 지원하는 SD 카드 리더가 있다. 노트북에 장착된 USB-C 포트 중 하나만 USB4 40Gbps를 지원하는 것은 아쉽지만, 모든 USB-C 포트에서 전원 공급과 디스플레이 출력을 지원하는 점은 전작 대비 나아진 부분이다.
ROG 제피러스 G16(GA605)에는 16:10 비율, 2560x1600 해상도의 16인치 OLED 패널이 탑재돼 기존 LCD 대비 표현력이 크게 높아졌다. 색영역은 DCI-P3를 100% 만족하며, 최대 500니트의 밝기에 화면의 색상 편차 델타E(ΔE)는 1 미만이다. ‘ROG 제피러스 G16(GA605)’의 OLED 패널은 게이밍에 특화돼 240Hz 주사율과 함께 엔비디아 ‘G-싱크’를 지원한다. 960Hz의 픽셀 주사율을 통해 더 높은 가변 주사율로 더 매끄러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색상 표현력에서 팬톤 인증과 함께, 디스플레이 손상을 막는 기술도 탑재됐다.
키보드는 ROG 제피러스 특유의 넘버패드 없는 배열이 사용됐다. 키보드 상단에는 네 개의 전용 키를 배치했고, 메인 키보드에서는 기능 키를 제법 여유있게 배치했다. 키보드 배열에 삽입이나 프린트스크린 키가 없는 점은 사용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 부분이다. 키간 간격 1.7mm, 키 트레블 거리 1.7mm 모두 넉넉해 사용 전반에서는 편안함이 느껴진다. 키보드의 백라이트는 사용자 설정 가능한 RGB 조명을 갖췄다. 터치패드는 키보드와 경계 없이 연결된 디자인으로, 시원한 크기와 함께 화면과 동일한 16:10 비율을 갖췄다.
오디오 구성 또한 수준급이다. ROG 제피러스 G16(GA605)은 듀얼 포스 우퍼를 포함한 6스피커 구성으로 인상적인 음질을 제공한다. 전면 스피커가 있는 부분에는 1992개의 타공으로 정밀 가공돼 디자인적 매력과 함께 사운드의 만족감을 높였다.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위한 출력부도 고해상도 출력 관련 인증을 받았다. 내장 마이크도 3D 마이크 어레이와 양방향 AI 노이즈 캔슬링 기술이 탑재돼 다양한 상황에서의 커뮤니케이션에서 만족도를 높인다.
네트워크 연결은 무선 연결이 기본이다. 무선 연결은 ‘와이파이 7’ 규격 기반의 미디어텍 MT7925 어댑터와 2x2 안테나 구성을 갖췄다. MT7925는 와이파이 7 규격과 2.4, 5, 6GHz 대역을 지원하지만 주파수 폭이 160MHz로 최대 전송 속도는 2.9Gbps 정도다. 와이파이 7의 MLO(Multi-Link Operation)모드로 사용하면 최대 속도를 모두 사용할 수 있고, 와이파이 6의 5GHz나 6GHz 대역으로 사용해도 2.4Gbps 정도까지 성능을 쓸 수 있다.
에이수스의 ROG 제피러스 G16(GA605)은 시스템 구성 측면에서 모든 면에서의 ‘AI PC’ 요건을 만족한다. 먼저, 제품에 탑재된 AMD의 ‘라이젠 AI 7 350’ 프로세서는 50TOPS(초당 50조회 연산) 성능의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갖춰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PC’ 요건을 충족한다. 이에 최신 윈도11 환경에서 AI 이미지 생성이나 편집, 실시간 통역, 화상 카메라의 고급 이미지 처리 기능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외장 그래픽으로 탑재된 엔비디아의 지포스 RTX 50 시리즈 GPU 또한 게이밍과 AI, 크리에이터 생태계 등 다양한 방향에서 접근 가능한 기술 범위를 넓혀 준다. 지포스 RTX 50 시리즈 GPU는 AI와 크리에이터 생태계 전반에서 가장 광범위한 지원을 받고 있는 환경이다. 크리에이터 환경에서 지포스 RTX 50 시리즈 GPU는 작업 효율을 높이는 AI 기반 기능의 가속은 물론, 비디오 편집 등의 작업에서도 전문 작업 환경을 위한 4:2:2 컬러 포맷을 지원하는 영상 처리 하드웨어 가속 기능을 갖춰 작업 성능을 크게 높여 준다.
제품의 전반적인 기능과 성능 관리는 ROG 브랜드 전반의 상징이 된 ‘아머리 크레이트(Armoury Crate)’ 앱을 쓴다. 이 앱에서는 제품의 전력 관리 모드 설정이나 GPU 동작 방식, 조명 설정 등에서부터 특정 애플리케이션의 실행 시에만 제품 전반의 설정을 자동으로 바꾸는 설정도 사용할 수 있다. 키보드 상단의 별도 기능 키 중 하나에도 이 ‘아머리 크레이트’를 바로 실행할 수 있는 키가 하나 할당됐다.
‘가상 도우미(Virtual Assistant)’ 앱 또한 제품의 AI PC로의 활용도를 높이는 앱이다. AMD 라이젠 AI 300 시리즈 프로세서가 장착된 에이수스, ROG 노트북에 제공되는 이 ‘가상 도우미’ 기능은 바탕화면에서 시스템 알림 등을 제공하고 사용자의 설정 관련 질문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해 문서 내용 요약이나 질의 응답, 음성 대화의 필사 및 요약 기능까지 제공한다.
이동성과 성능, 비용 효율의 최적점 찾은 구성
에이수스의 ROG 제피러스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얇고 가벼운 디자인에 고성능 구성을 중요한 차별점으로 꼽는다. 하지만 이러한 구성이 언제나 하드웨어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한 것은 아니다. 얇은 두께의 디자인은 물리적으로 쿨링 성능에 분명한 한계가 있고, 이러한 설계에 맞추기 위해 성능 잠재력이 높은 상위급 프로세서와 GPU를 최대 소비 전력을 제한해 탑재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경우 같은 소비전력에서 하위급 프로세서와 GPU를 사용하는 것보다 성능은 조금 높지만, 비용 대비 성능은 크게 떨어지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ROG 제피러스 G16(GA605)’은 새로운 합리적 조합이 눈에 띈다. 먼저, 프로세서는 AMD의 ‘라이젠 AI 7 350’ 프로세서를 사용했다. 코드명 ‘크라켄 포인트’로 알려진 이 프로세서는 상위 모델 ‘스트릭스 포인트’보다 효율 측면을 강조한다. ‘젠 5’ 아키텍처 기반의 클래식 코어 4개, 컴팩트 코어 4개로 8코어 16쓰레드 구성을 갖췄고, 최대 동작 속도는 5GHz다. 내장 그래픽은 8개 그래픽 코어 구성의 ‘라데온 860M’이, NPU는 최대 50TOPS 성능을 제공하는 XDNA 2 기반 유닛이 탑재됐다.
외장 그래픽은 최대 ‘지포스 RTX 5070 랩톱 GPU’까지 탑재 가능하지만 국내 출시 모델은 100W TGP 구성의 ‘지포스 RTX 5050 랩톱 GPU’가 탑재된다. 지포스 RTX 50 시리즈 중 가장 작은 구성인 지포스 RTX 5050은 2560개 쿠다 코어와 8GB 메모리를 갖췄으며 TGP(그래픽 소비전력) 구성은 35~100W 범위다. 상위 모델인 ‘지포스 RTX 5060 랩톱 GPU’와 비교하면 쿠다 코어 수는 77% 정도고 메모리 사양은 같으며, 동작 속도는 5050 쪽이 좀 더 높다. 전력과 냉각 제한까지 고려하면 상위 모델과의 성능 차이는 더 줄어들 수 있다.
최신 ‘블랙웰’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엔비디아의 지포스 RTX 50 시리즈 GPU는 게이밍에서도 AI 기반 ‘멀티 프레임 생성(MFG)’ 기능으로 한 프레임 렌더링에 세 프레임을 AI로 생성, 체감 프레임 성능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DLSS 업스케일링 기술과 MFG를 조합하면 프레임 수는 네이티브 렌더링 대비 최대 8배까지 올라간다. ‘ROG 제피러스 G16(GA605)’는 ‘어드밴스드 옵티머스’를 지원해 외장 그래픽 사용시 재부팅 없이 화면 출력을 외장 GPU로 바로 전환해 성능 저하 없이 편리하게 게이밍을 즐길 수 있게 돕는다.
‘ROG 제피러스 G16(GA605)’에 탑재된 ‘ROG 인텔리전트 쿨링 기술’에는 내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히트파이프 구성과 3개 팬을 쓰는 ‘트라이 팬’ 기술, 듀얼 임펠러 설계가 적용된 2세대 아크 플로우 팬으로 성능 효율을 높이고 소음은 줄였다. 또한 프로세서와 GPU에서 발생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리퀴드 메탈’ 열전도물질을 사용했다. 장기간 사용시 먼지로 인한 성능 저하를 막기 위해 먼지 필터와 방진(Anti-Dust) 터널 2.0 구조를 사용해 팬 등에 먼지가 쌓이는 것을 막은 점도 눈에 띈다.
프로세서의 전력 설정은 외부 전원 연결시 ‘터보’ 모드에서 장기, 단기 모두 80W고, ‘성능’에서는 장기 65W, 단기 70W 설정을, ‘저소음’에서는 장기 55W, 단기 60W 설정이 적용된다. 배터리 사용 시 ‘성능’은 외부 전원 연결시와 같은 설정이, ‘저소음’에서는 장기 48W, 단기 65W 설정을 사용한다. 한편, ‘터보’ 모드에서는 GPU에 50MHz의 오버클럭이 적용되고, ‘저소음’ 모드에서는 프로세서와 GPU 온도가 50℃ 이하일 때 팬이 꺼져서 무소음이 된다.
메모리 구성은 32GB 용량의 LPDDR5x 메모리를 사용한다. 일반적인 DDR5 SODIMM 기반 구성보다 더 높은 성능을 낼 수 있지만, 사용자가 메모리를 임의로 업그레이드할 수는 없는 구조다. 스토리지 구성은 두 개의 PCIe 4.0 x4 지원 M.2 소켓을 갖추고 있어 사용자가 직접 확장할 수 있다.
에이수스 ‘ROG 제피러스 G16(GA605)’에는 90와트시(Whr) 배터리가 탑재돼 배터리로도 제법 실용적인 사용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외부 전원 공급은 200W 용량의 에이수스 슬림 파워 잭 어댑터나 100W USB-PD 충전을 사용할 수 있어 유연성을 높였다. 200W 슬림 파워 잭 어댑터를 쓰면 배터리 50%를 30분 만에 충전할 수 있는 고속 충전 기술도 갖췄다. 제품 기본 구성에 슬림 파워 잭 어댑터와 USB-PD 충전기가 모두 들어 있는 점도 ROG 제피러스 제품군의 특징 중 하나다.
테스트한 제품은 AMD 라이젠 AI 7 350 프로세서와 32GB 메모리, TGP(그래픽소비전력) 100W 설정의 엔비디아 지포스 RTX 5050 랩톱 GPU가 탑재된 구성이다. 운영체제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11 24H2에 2025년 9월 정규 업데이트까지 적용했고 제조사 제공 최신 드라이버와 펌웨어를 모두 반영했다. 테스트는 200W 어댑터를 연결한 상태로 ‘성능’, ‘터보’ 모드 성능을 확인했다. 그래픽 구성은 ‘성능’ 모드에서는 어드밴스드 옵티머스 모드를, ‘터보’ 모드에서는 외장 그래픽 전용 모드를 사용했다.
다양한 PC 활용 시나리오에서의 전반적인 성능을 파악할 수 있는 ‘PC마크(PCMark) 10’ 테스트 결과는 제법 준수한 모습이다. ‘성능’ 모드와 ‘터보’ 모드간 성능 차이는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특히 체감 성능 측면을 반영하는 ‘에센셜’이나 문서 작업 등의 ‘생산성’ 부분의 성능은 거의 동일한 모습이다. 멀티 코어 성능이 좀 더 적극적으로 반영되는 ‘디지털 콘텐츠 제작’ 측면에서는 성능 차이가 조금 더 나오는 모습이 나타난다.
프로세서의 스레드 수에 따른 연산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3D마크(3DMark)’의 CPU 프로파일 테스트에서 양 모드 간 차이는 8스레드 이상부터 나타나지만 전반적으로는 양 모드 간 큰 차이는 없다. 이는 제품의 ‘성능’ 모드에 할당된 CPU 전력 정책 수준으로도 이미 프로세서의 최대 성능 잠재력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양 모드 모두 전반적인 성능 수준은 기대 이상 훌륭하다.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를 사용해 사진, 영상 콘텐츠를 다루는 성능을 확인하는 UL 프로시온(Procyon)의 사진, 비디오 편집 테스트에서는 ‘성능’ 모드 대비 ‘터보’ 모드의 성능 차이가 13% 정도로 뚜렷이 나타난다. 이는 제품의 전력 관리 설정에 따른 최대 성능보다는 반응성과 관련된 설정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도 보인다. 한편, GPU 가속을 주로 사용하는 비디오 편집 성능에서는 각 설정 간 성능 차이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ROG 제피러스 G16(GA605)’에 탑재된 TGP 100W 설정의 ‘지포스 RTX 5050 랩톱 GPU’는 데스크톱 PC에서의 지포스 RTX 5050과 거의 같은 성능을 낸다. 보통 노트북 PC에 탑재하는 ‘랩톱 GPU’는 동급 데스크톱용 GPU 대비 성능에서 조금 손해를 보는 경우가 흔하지만, 이 제품에서는 이런 손해보는 느낌이 거의 없다. 3D마크(3DMark) 테스트의 전반적인 성능은 이전 세대의 상위 모델 ‘지포스 RTX 4060’ 수준 정도로 나타난다. 노트북의 두께와 무게, 제품의 설정 등을 생각하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수준이다.
지포스 RTX 50 시리즈의 MFG(다중 프레임 생성) 기능은 지포스 RTX 5050 등 메인스트림 급 GPU에 있어 더 중요한 의미로 다가온다. 3D마크의 DLSS 기능 테스트에서는 DLSS와 프레임 생성 기능의 가치를 가늠할 수 있다. DLSS를 쓰지 않은 상태와 비교하면 DLSS 퍼포먼스 모드에 프레임 생성 기능을 쓰면 4배 이상, 다중 프레임 생성 기능을 사용하면 8배 가까운 성능 향상을 확인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메인스트림 급 GPU에서 하이엔드 급 체감 성능을 얻을 수 있을, 만족도가 클 기술이다.
사이버펑크 2077(Cyberpunk 2077) 게임 성능 테스트에서는 이 DLSS 4 MFG 기술의 혜택을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2560x1600 해상도에서 레이 트레이싱 없는 ‘높음’ 옵션에서는 50프레임 정도에 머물지만, DLSS 퍼포먼스 모드와 프레임 생성 4X 옵션을 활성화하면 해상도나 옵션 타협 없이도 체감 프레임은 175프레임까지 올라간다. 레이 트레이싱을 적용한 ‘RT 울트라’ 옵션에서도 DLSS 4 퍼포먼스 모드와 프레임 생성 4X 옵션을 쓰면 성능이 9배까지 올라, 초당 120프레임 가까운 성능을 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GPU를 활용한 AI 성능에서도 준수한 성능을 확인할 수 있다. UL 프로시온의 AI 컴퓨터 비전과 AI 이미지 생성 테스트 모두에서 제품에 탑재된 지포스 RTX 5050은 엔비디아의 ‘쿠다(CUDA)’와 ‘텐서RT(TensorRT)’ 지원과 함께 프로세서 내장 GPU나 NPU와는 차별화된 성능을 보인다. 한편, 전력 관리 설정에 따른 성능 차이는 게임에서의 차이에 비해 그리 크게 나타나지는 않는 모습이다.
지금까지 에이수스의 ‘ROG 제피러스’ 제품군은 고성능과 높은 이동성이라는 상충되는 가치를 양립시키는 모범 사례를 선보여 왔다. 달리 보면, ROG 제피러스가 타깃하는 시장은 몇몇 독특한 사용자들이 찾는 ‘틈새’ 시장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지금의 시장 상황은 예전처럼 ‘성능’과 ‘이동성’으로 양립되지 않으며, 양 극단 사이의 스펙트럼도 훨씬 넓어졌다. 지금까지 ‘틈새 시장’이던 얇고 가벼운 게이밍 노트북 시장도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시장 상황과 함께 에이수스 또한 조금은 자세를 바꿨다. 예전이라면 지금의 ‘ROG 제피러스 G16’에도 플래그십 급 프로세서와 GPU 조합을 채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ROG 제피러스 G16(GA605)은 프로세서와 GPU 모두 플래그십이 아닌 메인스트림 급으로 약간은 힘을 덜어냈다. 이렇게 힘을 덜어낸 덕분에 ‘사양’에서 주목도는 조금 떨어질 수 있겠지만, 실제 제품의 ‘밸런스’는 훨씬 좋아진 느낌이다. 사실 예전처럼 고사양 프로세서와 GPU를 썼다고 해도, 섀시의 전체 열설계전력을 고려하면 지금과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
사양에서 조금은 힘을 덜어낸 덕분에 접근성도 더 나아졌다. 리뷰에서 살펴본 ‘ROG 제피러스 G16(GA605)’ 구성의 가격은 280만원대로, 이전 제품들과 비교하면 제법 부담이 줄었다. 16인치 화면을 쓰면서 외장 그래픽이 탑재되는 고성능 지향 제품으로는 두께와 무게 모두 훌륭하고, 제피러스 특유의 디자인과 고급감도 여전하다. 에이수스가 이 모델의 소개에 내세운 ‘퍼포먼스, LIFE, 스타일’ 중에서 특히 게이밍과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일상’을 함께 하는 제품 성격이 크게 느껴진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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