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연 전문가 “구글 인용 논문, 고정밀지도 반출 효과 과장”
||2025.10.29
||2025.10.29

고정밀지도 국외 반출 판단을 약 2주 정도 앞두고, 구글이 인용한 논문의 근거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이 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학회를 통해 제기됐다. 2007년부터 계속된 빅테크의 고정밀지도 반출 요청에 장기적으로는 국내 산업의 지원 방안 등을 고려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대한공간정보학회는 2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지도 반출 관련 연구들을 검토하기 위해 산학협력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임시영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주제발표를 통해 최근 고정밀지도 반출의 주장한 논문에 대해 반박했다. 대상은 지난 2월 구글이 축척 1대5000의 고정밀지도 반출을 우리 정부에 요청한 이후 나온 연구들이다.
임 위원은 먼저 지난 3월 김득갑·박장호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 객원교수가 '관광레저연구' 제36권 2호에 기고한 '디지털 지도 서비스 규제 개선의 경제적 효과에 관한 연구' 논문에 대해 근거가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해당 논문의 연구진은 고정밀지도 반출 시 33.9%에 머무른 방한 외국인의 구글지도 사용률이 내년에는 영국 수준인 43%, 2027년에는 미국 수준인 57%까지 상승해 네이버지도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는 고정밀지도를 반출로 외국 여행자가 1년이 지나면 영국 수준, 2년이 지나면 미국 수준으로 쓸 것이라고 단순 가정한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구글 지도로 인한 관광 수입은 2년간 226억 달러에 대한 부분도 관광객 증가분을 잘못 추정한 경우라는 것이 임 위원의 주장이다.
지난달 이호석 한국정보통신산업연구원 연구원과 곽정호 호서대 교수가 '한국정보통신설비학회' 하계학술대회 논문집에 발표한 '디지털 지도 데이터 개방이 첨단산업의 경제적 성장에 미치는 영향' 논문도 효과가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해당 연구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지도 데이터 반출을 허용했을 경우 공간정보산업 분야에서 18조4600억원의 누적 매출이 추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크리스 터너 구글 대외협력 정책 지식 및 정보 부문 부사장이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인용한 자료이기도 하다.
하지만 임 위원은 시장을 단순 과거의 성장률로 예측하는 것은 오류가 많으며, 생산파급효과계수나 고용창출계수 같은 객관적 지표 없이 원하는 수치를 곱해 결과를 주장하는 방식을 활용했다고 꼬집었다.
임 위원은 해당 연구에 대해 “구글과 관련된 기초 자료에 은근슬쩍 붙인 경제적 효과가 민망할 정도로 허점이 크다”면서 “앞부분의 자료의 신뢰성으로 뒷부분의 경제적 효과 도출의 객관성을 확보하려는 느낌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임 위원은 글로벌 빅테크의 고정밀지도 반출 요청이 십수년에 걸쳐 수차례 이어지는 상황에서 공간정보산업 보호를 위해 장기적으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내비쳤다. 이제는 고정밀지도 반출을 무작정 반대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선택지를 두고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연착륙을 준비하기 위해 최소 5년 정도의 시간이 있어야 한다”면서 “국내 산업이 피해를 덜 받도록 정책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산업적으로도 코어 기술·서비스 개발로 치열한 생존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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