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조용하지만 짜릿하다”… 전기로 달리는 포르쉐 마칸4, 도심을 압도하다
||2025.10.29
||2025.10.29
[더퍼블릭=오두환 기자] 서울 역삼동에서 시동 버튼을 눌렀다. 소리 대신 계기판의 불빛이 켜지고, 스티어링 휠에 손끝을 올리는 순간 차는 이미 출발 준비를 마친다.
오늘의 주인공은 포르쉐 마칸4. 포르쉐가 만든 첫 순수 전기 SUV로, 브랜드의 주행 DNA를 전동화시킨 모델이다.
삼성동 코엑스를 지나 영동대로로 접어들자, 오른발의 움직임에 차체가 날렵하게 반응한다. 0→100km/h 가속 5.2초. 전기차 특유의 폭발적인 토크가 매끄럽게 전달되며, 머리가 시트에 파묻히는 감각이 일순간 몰려온다.
포르쉐의 전기 플랫폼(PPE)이 구현한 정교한 무게 배분 덕분에, 차체는 2.4톤이라는 숫자가 무색할 정도로 날렵하다. 반포대교에서 코너를 돌아 마곡 방면으로 향할 때, SUV임에도 불구하고 차체는 거의 흔들림이 없다.
마칸4의 주행 감각은 ‘전기차지만 내연기관 같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회생 제동이 매우 자연스럽고,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때 울컥거림이 없다.
‘운전의 재미를 잃지 않은 전기차’라는 포르쉐의 약속이 그대로 느껴진다. 전기 SUV이지만, 엑셀과 브레이크의 리듬이 완벽하게 맞물려 멀미 없는 부드러운 흐름을 만든다.
서울 도심의 정체 구간에선 스틸 서스펜션의 단단한 하체 세팅이 존재감을 드러낸다. 도로 요철을 지날 때 충격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물론 에어 서스펜션 옵션(PASM 포함)을 선택하면 훨씬 매끄러운 승차감을 얻을 수 있다.
이 차의 기본 성격이 ‘스포티 SUV’임을 감안하면, 다소 단단한 세팅은 이해할 만하다. 다만 부드러움을 선호하는 운전자라면 옵션 선택이 필수다.
도심 주행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정숙성이다. 바깥은 러시아워 차량들로 가득했지만 실내는 고요했다. 고급 방음유리와 정교한 차음 구조 덕분에 외부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엔진 소리가 사라진 자리에 남은 것은 ‘포르쉐 일렉트릭 스포츠 사운드’다. 전기모터의 순수한 힘을 강조한 전자음이다. 가속할 때마다 은은한 우주선 소리가 들려, 전기차 특유의 미래감을 더한다.
인테리어는 역시 ‘포르쉐다움’의 정점이다. 14웨이 전동 시트, 파노라믹 선루프, 그리고 3개의 대형 디스플레이가 운전석을 감싼다.
조수석 전면에도 독립형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동승자도 내비게이션이나 미디어를 조작할 수 있다. 실내 소재는 모두 고급 가죽이며, 버튼 대신 유리 패널 터치 방식으로 구성됐다.
차체 크기는 이전 마칸보다 커져 2열 레그룸이 넉넉하고, 앞쪽 ‘프렁크(Frunk)’ 84ℓ 수납공간도 실용적이다. 배터리 용량은 100kWh, 1회 충전 주행거리는 WLTP 기준 약 454km. 출퇴근이나 주말 장거리 운행에도 충분한 수준이다.
물론 단점도 있다. 기본형 기준 가격이 1억 원대 중반, 선택 옵션을 추가하면 1억4천~1억5천만 원대를 훌쩍 넘는다. 포르쉐 특유의 고가 옵션 구조는 여전히 부담스럽다. 또한 2열 시트가 슬라이딩이나 리클라이닝 기능이 없어 가족 단위 탑승자에게는 아쉬움이 남는다.
강력한 성능을 즐기면 전비가 빠르게 떨어지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단점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마칸4는 전동화 시대에 포르쉐가 보여줄 수 있는 ‘타협 없는 스포츠 DNA’를 완벽히 입증한다.
고객님만을 위한 맞춤 차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