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순간 적자” 감가 방어율이 가장 처참한 차 TOP 5
||2025.10.27
||2025.10.27
자동차는 ‘사는 순간 감가상각이 시작되는’ 대표적인 자산이다. 하지만 그 감가상각의 폭과 속도는 모델별로 천차만별이다. 신차 구매자라면 누구나 미래의 가치 방어율을 고려하지만, 일부 모델들은 그 하락 속도가 상상을 초월해 차주의 재정적 손실이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중고차 시장의 가격 하락세와 맞물려, 고가 차량과 전기차 모델이 이러한 감가상각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시장 분석 기관인 iSeeCars의 연구에 따르면, 모든 차량 유형의 5년 평균 감가상각률은 45.6%로 나타났다. 이는 2023년의 38.8%에 비해 크게 높아진 수치로, 팬데믹 기간의 중고차 가격 폭등 현상이 끝나고 신차와 중고차 공급이 정상화되면서 전반적인 가치 손실이 심화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특히 전기차(EV) 부문은 5년 만에 무려 58.8%라는 가장 높은 가치 하락률을 기록했다. iSeeCars의 수석 분석가 칼 브라우어(Karl Brauer)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구매하는 것의 차이는 수만 달러의 가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지금부터, 그 중에서 가장 최악의 감가상각률을 기록한 모델 TOP 5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가치 하락 순위 5위는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의 상징인 마세라티의 기블리(Ghibli)가 차지했다. 기블리는 5년 만에 차량 가격의 64.7%가 증발하는 참담한 감가상각률을 보였다. 이는 MSRP 대비 평균 70,874달러(약 9,500만 원)의 가치를 손해 본 셈이다. 기블리는 BMW 5시리즈의 대항마로 현대 시대에 부활한 럭셔리 세단이었으나, 시장에서 비평가들의 호평을 받지 못했고, 판매량도 저조했다. 2023년 생산이 종료되면서 이제 기블리는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저렴하게 만나볼 수 있는 마세라티 모델이 되었다. 그러나 이는 신차 구매자에게는 가장 높은 재정적 부담을 안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4위는 예상 밖의 모델인 인피니티 QX80이 올랐다. 대형 SUV인 QX80은 5년 동안 65.0%의 감가상각률을 기록하며 MSRP 대비 평균 53,571달러(약 7,200만 원)의 가치 손실을 보였다. QX80은 견고한 파워트레인과 닛산 아르마다에서 파생된 보디 온 프레임 섀시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감가상각을 피하지 못했다. 한 가지 분석은 닛산(및 인피니티) 브랜드 자체의 미래 불확실성이 중고차 시장 가치에 반영되었을 가능성이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QX80은 14년간의 긴 생산 기간 동안 충분한 예비 부품이 확보되어 있어, 중고로 구매할 경우 신뢰성 측면에서는 현재 소개 중인 다섯 대의 모델 중에서는 여전히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감가상각률 TOP 5 안에 EV 모델이 포함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테슬라 모델 S(Model S)는 5년 감가율 65.2%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MSRP 대비 평균 52,165달러(약 7,000만 원)의 가격 차이를 의미한다. 모델 S는 2012년 출시 당시 테슬라를 자동차 시장에 확실한 존재감을 남기도록 한 모델이지만, 이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경쟁자들이 따라잡고 시장에 더 혁신적인 EV들이 등장하며 과거의 ‘핫 아이템’ 지위를 잃었다. 테슬라가 모델 S의 개별 판매량을 공개하지는 않지만, 럭셔리 세단 시장에서 더 이상 예전과 같은 압도적인 수요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중고차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플래그십 럭셔리 세단은 전통적으로 감가상각에 취약하며, BMW 7시리즈는 이러한 통념을 여실히 보여준다. 7시리즈는 5년 동안 67.1%의 엄청난 감가상각률을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다. MSRP 대비 평균 가치 손실액은 65,249달러(약 8,800만 원)로, TOP 5 모델 중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BMW의 플래그십 모델이 이처럼 높은 감가율을 보이는 주된 원인은 비싼 유지 보수 비용이라는 고전적인 이유에 있다. G11 세대 7시리즈는 섀시 강화를 위해 카본 파이버를 사용하는 등 뛰어난 주행 성능을 제공했지만, 기술 집약적인 고급 차량일수록 보증 기간이 끝난 후의 수리 및 유지 비용이 급증하기 때문에 중고차 시장에서의 가치 평가가 박해질 수밖에 없다.
감가상각 방어율이 가장 처참한 불명예의 1위는 재규어의 전기차 모델 I-페이스(I-PACE)가 차지했다. I-페이스는 신차 구매 후 5년 만에 무려 72.2%의 가치를 상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MSRP 대비 평균 51,953달러(약 7,000만 원)이 증발한 충격적인 수치다. I-페이스는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가 테슬라에 대항하여 내놓은 최초의 전기차 사례 중 하나였지만, 출시 당시부터 독특한 디자인과 재규어의 소극적인 마케팅으로 인해 판매가 부진했다. 게다가 출시 이후 경쟁 EV들의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스펙이 뒤처졌고, 결국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큰 폭의 가치 하락을 경험하게 되었다. I-페이스는 현재 로스앤젤레스에서 웨이모(Waymo)의 자율주행 택시로 배치되고 있는 등 상업적 활용 사례는 있으나, 개인 시장에서는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iSeeCars의 이와 같은 분석은 신차 구매자들이 단순한 차량 가격 외에 가치 손실 금액과 감가상각률을 모두 고려해야 함을 명확히 보여준다. 특히 리스트 상위권을 차지한 럭셔리 모델과 전기차들은 이러한 위험을 상기시킨다. 브라우어 분석가는 “고급 배지와 향상된 성능, 호화로운 기능은 신차 구매자에게 매력적이지만, 중고차 시장은 그러한 특징들을 신차 구매자만큼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며 고급 모델의 감가상각이 지속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이유를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TOP 5 리스트에 오른 차들은 신차 구매자에게는 큰 폭의 재정적 손실을 안기지만, 반대로 중고차 구매자에게는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럭셔리함이나 초기 EV의 경험을 누릴 기회를 제공한다. 70% 가까이 감가된 플래그십 세단이나 전기차는 어쩌면 현명한 중고차 선택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유지 보수 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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