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 첫 번째 ‘국가우선바우처’ 수혜자 발표
||2025.10.20
||2025.10.20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국가적 우선순위에 부합하는 의약품의 신속 허가를 지원하기 위한 ‘국가우선바우처(CNPV)’ 프로그램의 첫 번째 수혜 대상을 발표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FDA는 16일(현지시각) 첫 번째 CNPV 수혜 기업으로 독일의 EMD 세로노(EMD Serono), 미국의 리제네론(Regeneron), 프랑스의 사노피(Sanofi) 등 9개 제약사의 의약품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6월 출범한 CNPV 제도는 미 정부의 공중보건 전략 및 공급망 강화 정책과 연계된 핵심 정책으로 승인 기간을 기존 10~12개월에서 1~2개월로 단축할 수 있는 ‘패스트트랙 인센티브’다.
FDA는 기존 허가 의약품 중 적응증이 확장되는 품목도 이번 대상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특히 리제네론이 개발 중인 DB-OTO는 유전성 난청을 타깃으로 하는 희귀 유전자 치료제로, 올해 내 허가 신청이 예정돼 있다. 프로그램이 계획대로 작동할 경우 내년 초 시장 출시가 가능할 전망이다.
수혜 의약품에는 ▲불임 치료제 페르고베리스 ▲제1형 당뇨병 치료제 테플리주맙 ▲니코틴 중독 치료제 시티시니클린 ▲난청 치료용 유전자 치료제 DB-OTO ▲실명 치료제 세네게르민 ▲췌장암 치료제 RMC-6236 ▲포르피린증 치료제 비토페르틴 ▲미국 내 제조 확대용 전신마취제 케타민 ▲일반 항생제 오그멘틴 XR 등이 포함됐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불임 관리 및 시험관 시술(IVF) 접근성 확대 정책을 발표하며 “페르고베리스는 미국 내 독점 중인 고가의 불임 치료제와 경쟁해 치료비를 대폭 낮출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화이자(Pfizer),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에 이어 세 번째로 머크(Merck KGaA)의 자회사 EMD 세로노에 ‘최혜국(MFN·Most Favored Nation)’ 약가 제공을 발표하며 “미국인의 생식 건강 접근성을 높이는 상징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FDA는 이번 선정에서 임상시험용 신약뿐 아니라 미국 내 의약품 생산 확대를 위한 품목도 포함했다. 케타민과 오그멘틴 XR의 경우 미국 내 제조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온쇼어링’ 목적이 반영됐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 중인 공급망 안정화 정책과 유사하며 의약품 제조를 미국 본토로 되돌리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당초 FDA는 5개 의약품만을 대상으로 할 예정이었으나 이번에 발표된 수혜 품목은 9개로 확대됐다. 이는 단순히 기업의 신청뿐 아니라 FDA가 국가적 필요에 따라 직접 지정(top-down)하는 절차를 병행한 결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일부 의약품이 ‘공중보건 위기 대응’, ‘혁신적 치료 제공’, ‘미충족 의료 수요 충족’, ‘온쇼어링에 의한 공급망 강화’, ‘경제성 향상’ 등 CNPV 신청 요건 중 2개 이상을 중복 충족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이번 조치는 신속심사제도(Priority Review), 혁신의약품제도(Breakthrough Therapy) 등 기존 패스트트랙 제도에 더해 미국 정부가 지정하는 ‘국가 우선 과제’ 중심의 허가 가속 정책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국가우선바우처(CNPV)는 단순히 심사 속도만이 아니라, 정책적 우선순위와 산업 육성을 결합한 모델”이라며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제약사들이 향후 CNPV 전략적 진입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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