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韓·中 전기차 승부… BYD, 현대차보다 앞서
||2025.10.19
||2025.10.19
13년 만에 일본 시장에 재진출한 현대자동차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중국 BYD의 판매량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회사가 전기차 중심으로 경쟁하고 있으나, 일본 소비자들은 일단 BYD의 편에 서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와 BYD는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전기차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자료를 살펴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전기차 등록 대수 기준으로 현대차는 41만3000대를 기록하며 3위를 차지했다. BYD는 35만7000대로 뒤를 이었으며, 전년 동기 대비 2.5배 성장하며 빠르게 추격 중이다. 격차는 약 5만 대 수준이지만 성장 속도 면에서는 BYD가 앞서고 있다.
특히 일본 시장에서는 BYD의 성장세가 현대차를 앞서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16일 발표한 ‘BYD의 일본 진출 경과와 전망’ 보고서를 살펴보면, BYD는 올해 상반기 일본에서 순수 전기차를 1782대를 판매했다. 특히 BYD는 진출 첫해인 2023년부터 매년 2배에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현대차의 판매량은 414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1% 증가세를 보였지만, 절대적인 판매 규모는 BYD에 크게 못 미친다. 일본자동차수입협회(JAIA)의 집계를 보면 현대차의 올해 1~9월 누적 판매량은 719대다. 결국, 9개월 간 판매량이 BYD의 상반기 판매량을 넘어서지 못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자국 브랜드와 경차 선호가 뚜렷한 일본 시장에서 경차 모델 없이도 BYD가 성장세를 보인 것은 의미 있는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BYD는 2023년 소형 전기 SUV ‘아토 3(Atto 3)’로 일본 시장에 진출했으며, 같은 해 9월 해치백 모델 ‘돌핀(Dolphin)’을 선보였다. 올해 6월에는 전기 세단 ‘씰(Seal)’, 4월에는 중형 전기 SUV ‘씨라이언 7(Sealion 7)’을 추가하며 라인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에는 일본 소비자 특성에 맞춘 경형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투입하고, 연말까지 100개의 현지 거점을 구축해 고객 접점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전기차 중심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는 ▲경형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 ▲아이오닉 5 ▲아이오닉 5 N ▲코나 EV ▲넥쏘 등을 판매 중이다. 특히 올해 4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캐스퍼 일렉트릭은 지난 8월까지 누적 387대가 팔리며 현대차의 1~8월 누적 판매량의 60%를 차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는 일본 시장 재진출 당시부터 내연기관을 제외하고 전동화·수소 중심 전략을 수립했다”며 “현재 판매량은 낮지만, 일본의 전기차 전환 속도를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점유율 확대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기아의 PV5가 투입되면 경차부터 PBV까지 다양한 전동화 라인업을 갖춰 판매 증가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BYD의 성장세에 대해선 신중론도 제기된다. 여전히 일본 내수 브랜드의 판매량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혼다는 자국 내에서 신차 66만8414대를 등록했지만, 같은 기간 BYD는 2223대에 그쳐 혼다의 0.33% 수준에 불과했다. 또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전략이 장기적으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BYD가 일본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일본 완성차 업체들과의 점유율 격차는 크다”며 “매년 30% 이상 성장하더라도 일본 브랜드 판매량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저가·할인 중심 전략은 단기적인 판매 확대에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수익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 않다”며 “현대차 역시 시장 특성을 고려한 모델 투입과 브랜드 경쟁력 강화 없이는 일본 시장의 높은 장벽을 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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