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패권 中에 뺏긴 韓, 콘솔 전선도 흔들
||2025.10.17
||2025.10.17
중국이 글로벌 콘솔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축적한 자본력과 대규모 개발 인력을 앞세워 제2의 ‘검은신화 오공’을 만들어내겠다는 목표다. 모바일 패권을 중국에 내준 한국 게임업계는 이제 콘솔 시장에서도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다.
“모바일 강국에서 콘솔 강자로…중국의 두 번째 승부”
16일 업계에 따르면 텐센트, 넷이즈, 게임사이언스 등 중국 게임사들은 콘솔 플랫폼 확장을 추진 중이다. 특히 중국은 트리플A급 타이틀에 과감히 도전하고 있다. 인기작 데빌메이크라이를 연상케 하는 판타지 액션 어드벤처 ‘멸망의 파도’, 세키로와 분위기가 비슷한 소울라이크 ‘명말: 공허의 깃털’ 등 대형 프로젝트가 준비하고 있다.
이는 모바일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플랫폼을 다변화해 글로벌 시장 기반을 넓히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런 전략의 배경에는 콘솔 시장의 빠른 성장세가 있다. 시장조사업체 뉴주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PC와 콘솔을 합친 글로벌 소프트웨어 수익은 852억달러(약 121조원)로 예상된다. PC는 2.6% 성장에 그칠 전망이지만 콘솔은 2027년까지 연평균 7% 성장하며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중국 게임사들은 유력 글로벌 개발사와 제작사를 인수·합병(M&A)하는 등 콘솔 노하우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이 여전히 모바일·온라인 중심 시장에 머무는 반면, 중국은 서구권의 공백을 선점하기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은 단순히 자본력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검은신화 오공’ 같은 대작을 통해 자국의 문화와 세계관을 적극 담아내며 글로벌 시장의 시선을 끌고 있다. 오공의 경우, 약 600억원이 투입된 이 작품은 전 세계에서 흥행하며 1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오공의 후속작 ‘검은신화 종규’ 역시 고대 신화와 민속 신앙을 결합한 독창적 세계관으로 주목받는다. 명말 배경의 ‘우창: 폴른 페더스’, 무협 세계관 ‘팬텀 블레이드 제로’, 당나라 시대상을 재해석한 ‘프로젝트: 더 퍼시버’ 등도 비슷한 흐름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런 시도는 서구 중심의 콘솔 시장에서 ‘문화적 차별화’라는 새로운 경쟁력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소니 손잡은 중국…한국은 대응 전략 부재
중국의 콘솔 시도는 더욱 활발해 질 전망이다. 콘솔 시장의 주력 플랫폼인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가 중국 개발사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소니는 차이나조이 2025에서 ‘차이나 히어로 프로젝트’ 4단계를 발표했다. 8년간 이어져 온 이 프로젝트는 소니가 중국 콘솔 개발사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4단계에선 게임 투자, 다국어 지원, 해외 퍼블리싱, 파트너 매칭 등 개발 단계 지원을 넘어 상업적 성공까지 뒷받침한다.
이처럼 중국의 콘솔 생태계가 글로벌 시장으로 빠르게 확장하는 가운데, 국내 게임업계에도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모바일 게임에서 이미 호요버스의 ‘원신’처럼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산 작품을 벤치마킹하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콘솔 분야에서는 보다 독창적인 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자본과 독자적 세계관을 무기로 글로벌 게임 산업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며 “국내 게임사도 우리만의 색깔을 담은 차별화된 IP를 발굴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태 교수는 “오공은 문화적 디테일까지 살린 정교한 접근이 돋보였다. 이런 깊이와 넓이를 갖춘 방대한 콘텐츠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질 수 없다”며 “민간의 혁신도 중요하지만, 정부가 K-컬처 시대를 선언한 만큼 산학연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선우 기자
swch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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