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전기차의 배신… 테슬라 배터리 결함에 ‘보조금 철회’ 검토
||2025.10.16
||2025.10.16
수입 전기차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테슬라의 ‘모델 3’와 ‘모델 Y’에서 배터리 관련 고장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테슬라코리아의 미온적 대응이 이어지면서 소비자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정부는 결함 조사에 착수했으며, 강제 시정조치와 보조금 철회까지 검토하는 등 사태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최근 테슬라 모델 3와 모델 Y 소비자들은 테슬라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BMS_a079’ 고장 코드가 발생했다는 글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이 코드는 배터리가 비정상적인 고전압 충전을 감지해 최대 충전 레벨을 50%로 제한할 때 점등된다. 해당 코드가 뜨면 1회 충전 주행 가능거리가 50킬로미터(㎞) 수준으로 줄거나, 심한 경우 차량 운행이 불가능하다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이 문제는 주로 2021년식 모델 3와 모델 Y 등 일본 파나소닉의 하이니켈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한 2025년형 ‘모델 Y 주니퍼’에서도 동일 증상이 나타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배터리 공급처와 관계없이 동일한 결함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테슬라코리아의 대처 방식이다. 테슬라코리아 측은 “배터리 팩 전체를 교체하는 것 외에는 해결 방법이 없다”고만 설명하며, 오류의 구체적인 원인이나 기술적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테슬라 공식 서비스센터 관계자는 “해당 오류 코드가 점등된 경우 진단을 거쳐 수리 또는 배터리 팩 교체를 진행해야 한다”며 “교환 판정 시 무조건 신품 배터리 팩으로 교체하는 것은 아니며, 경우에 따라 재생 배터리 팩으로 교체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증 기간 내 차량은 무상 교체가 가능하지만, 보증이 만료된 차량은 수리 비용 전액을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테슬라코리아의 무성의한 대응을 비판한다. 한 정비 업계 관계자는 “동일한 증상이 반복되는 것은 차량 결함이 명백하다는 뜻”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도 신품이 아닌 재생 배터리를 교체하고, 보증 만료를 이유로 수천만 원의 수리비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사태가 커지자 정부가 직접 나섰다. 국토교통부 산하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은 최근 테슬라 모델 3와 모델 Y에 대한 결함 조사에 공식 착수했다. 연구원은 결함이 확인될 경우 강제 시정조치(리콜)를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역시 전기차 보조금 지급 조건을 근거로 보조금 철회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전기차 보조금은 일정 수준의 서비스센터 인프라와 품질 보증 체계를 갖춘 제조사에만 지급된다. 정부는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보조금을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테슬라코리아의 인프라도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 테슬라코리아가 운영 중인 공식 서비스센터는 전국 14곳에 불과하다. 대전을 비롯해 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울산·경남 등 8개 시도에는 서비스센터가 아예 없다. 그럼에도 테슬라코리아는 서비스센터 확충 계획조차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테슬라는 2024년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2만 대 이상을 판매하며 수입 전기차 중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번 결함 사태로 브랜드 신뢰도는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실제로 테슬라의 중고차 시세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직영 중고차 플랫폼 기업 케이카(K Car)가 분석한 주요 전기차 모델의 평균 시세를 살펴보면 테슬라의 주력 모델인 모델 3와 모델 Y의 가격은 8월 이후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모델 3의 평균 시세는 7월 3847만원에서 8월 3771만원, 9월 3729만원으로 두 달 연속 하락했다. 이는 전월 대비 각각 2%, 1.1%씩 떨어진 수치다. 모델 Y 역시 같은 기간 4918만원에서 4825만원(1.9%↓), 4789만원(0.7%↓)으로 내려갔다.
특히 고장 코드 발생 빈도가 높은 2021년식 모델의 시세 하락 폭은 더 컸다. 전월 대비 하락률을 보면 모델 3는 8월과 9월 각각 2.8%, 1.2% 떨어졌고, 모델 Y도 같은 기간 3.1%, 2.8%씩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는 전기차의 핵심 안전 부품인 만큼 제조사와 정부 모두 신속하고 투명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보조금 철회는 단순한 행정 조치가 아니라,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경고 신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고객님만을 위한 맞춤 차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