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 만에 7위’… 中BYD, 수입차 시장 판도 흔든다
||2025.10.13
||2025.10.13
중국 BYD가 한국 시장 진출 10개월 만에 수입차 시장 7위에 오르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BYD의 가성비 전략과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 완화가 맞물리며 성장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BYD의 성장세가 지속될 경우 유럽 브랜드는 물론 한국 전기차 판매량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발표한 9월 수입차 등록 통계에 따르면 BYD코리아는 9월 한 달간 1020대를 판매해 수입차 브랜드 순위 7위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176.4% 증가한 수치다. 첫 출고가 이뤄진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2976대로, 연내 3000대 돌파가 확실시된다.
이번 실적은 지난 8월 출시된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씨라이언 7’의 흥행이 견인한 결과다. 씨라이언 7은 9월 한 달 동안 825대가 판매돼 수입 전기차 부문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국고 보조금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높은 판매고를 올린 점을 감안하면, 보조금이 확정될 경우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소형 전기 SUV 아토 3와 전기 세단 씰 AWD도 각각 145대, 50대가 판매되며 실적을 뒷받침했다.
BYD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약 800대의 씨라이언 7을 국내에 들여왔으며, 모든 물량이 계약 완료된 상태”라며 “누적 계약 건수는 1000대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BYD코리아의 월별 판매량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첫 달에는 10대(0.04%) 판매에 그쳤지만, 4월에는 543대(2.53%)를 기록하며 14계단 상승해 11위에 올랐다. 같은 달 수입 전기차 전체 판매 중 14.6%의 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5월 513대(1.89%) ▲6월 220대(0.79%) ▲7월 296대(1.08%) ▲8월 396대(1.35%)로 꾸준히 판매를 이어갔다.
BYD코리아의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수입차 5위권 진입도 가시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BYD가 상위권 브랜드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같은 기간 6위를 기록한 볼보자동차코리아와의 판매량 격차는 약 300대, 5위인 렉서스와는 400여대에 불과했다.
BYD코리아가 단기간에 존재감을 높일 수 있었던 이유는 ‘가격 경쟁력’이다. BYD는 아토 3의 가격을 3000만원 초반으로 책정했다. 여기에 국고 보조금을 적용하면 2000만원대에도 구매가 가능해 출시 초기부터 수요가 집중됐다. 전기 세단 씰 AWD 역시 4690만원에 책정하는 등 ‘가성비’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중형 전기 SUV인 씨라이언 7은 4490만원이라는 낮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는 경쟁 모델인 테슬라 ‘모델 Y’나 기아 ‘EV5’보다 저렴하다. 국고 보조금이 확정되면 실구매가는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배터리 기술력에 대한 인식 변화도 판매 증가를 이끌었다. BYD는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는 몇 안 되는 완성차 제조사로, 자사 개발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안전성과 내구성,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한 것이 강점이다. 씨라이언 7은 후륜구동 방식의 영구자석동기(PMSM) 모터를 장착해 최고출력 230킬로와트(kW), 최대토크 380뉴턴미터(Nm)를 발휘한다. 또 82킬로와트시(kWh) 용량의 LFP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으로 최대 398킬로미터(㎞)를 주행할 수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BYD는 배터리 공급망 리스크를 최소화해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했다”며 “BYD의 기술력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된 수준이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중국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했지만, 실제 시승 경험이 확산되면서 이미지가 급격히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BYD코리아의 급성장은 국내 완성차 업계에도 적잖은 자극이 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아이오닉 5·6, 기아 EV3·EV5·EV6 등 주요 전기차 모델과 직접 경쟁하고 있어서다. 특히 기아 EV6는 9월 한 달간 1322대가 판매돼 씨라이언 7과의 격차가 300대 내외로 좁혀졌다. 제네시스 전기차 라인업(G80·GV70·GV60)은 같은 기간 모두 1000대 미만 판매에 그쳤다.
업계 전문가는 “BYD코리아의 판매 급증은 단순한 일시적 호조가 아니라 시장 구조 변화를 상징한다”며 “전기차 시장이 기술력 중심에서 가격과 실용성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는 만큼, 국내 제조사들도 가격 경쟁력 확보와 브랜드 전략 다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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