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온 변화, 예견된 미래’ AI 이후의 인간 [새책]
||2025.10.12
||2025.10.12
AI 이후의 인간
반병현 지음 | 생능북스 | 356쪽 | 2만3000원
“인류는 왜 지능을 가진 기계를 상상하고 현실의 존재로 만들려 했을까.”
기술이 세상을 앞서간 적은 한 번도 없다. 언제나 먼저 존재했던 건 상상력이었다. 인간은 오래전부터 자신을 닮은 지능을 만들고자 꿈꿔왔다. 지금, 그 상상이 현실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반병현 작가의 새책 'AI 이후의 인간'은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기술 혁신을 단순한 기능이나 도구가 아닌, 인간의 욕망과 상상력의 산물로 바라본다.
이 책은 AI의 기술적 진화를 가장 기초적인 이야기에서부터 풀어낸다. 규칙 기반에서 통계 기반으로, 생성형 AI로 이어진 흐름을 기술 비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한다. GPT 모델이 언어를 이해하는 방식, 할루시네이션, 창의성의 모방 등 최신 기술 개념을 쉽게 소개하면서도 기술의 본질적 의미를 묻는 철학적 질문으로 독자를 이끈다. 창작의 본질에 대한 탐구도 인상적이다. 그림, 음악, 영상까지 만들어내는 생성형 AI를 통해 인간의 창의력과 기계의 창의력이 어떻게 다른지, 그 경계가 얼마나 희미해지고 있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기술의 진화는 산업의 재편으로 이어진다. 반도체, 클라우드, 오픈소스 생태계 등 인프라의 격변부터 글로벌 패권 경쟁까지, AI는 단일 기술이 아니라 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동력으로 그려진다. AI는 거대 서사가 아니라 곧바로 현실의 문제로 다가온다.
산업의 변화를 넘어서는 질문은 결국 인간으로 향한다. 직장에 출근하는 AI, 나를 가족보다 더 잘 아는 퍼스널 AI, 창작의 고통을 모독하는 기술에 분노하는 예술가들에 이르기까지 모두 현재 진행형의 이야기다. “AI는 아직 인간의 사색의 깊이를 따라잡지 못했다”는 저자의 에필로그 문장은 이 책의 메시지를 압축한다. 기술이 인간을 압도하는 시대에도 결국 세상을 살아내는 주체는 인간 자신이라는 것이다.
책은 독자에게 두 가지 질문을 던진다. “무엇이 나를 살아있게 하는가” 그리고 “나는 어디에서 실존을 느끼는가.” AI 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철학적 질문 앞에서 인공지능이 세상을 바꾸는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그 변화 속에서 인간이 자신을 잃지 않는 일이라는 메시지가 스며든다.
이윤정 기자
it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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