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조금 종료·전기차 둔화 속 K‑배터리, ESS 강화로 반전 노려
||2025.10.10
||2025.10.10
미국 내 전기차 보조금 종료,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사고 등으로 배터리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 배터리 기업들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대안으로 삼아 정면 돌파에 나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 말부터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를 종료키로 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근거로 2032년까지 유지하기로 했던 보조금 제도를 법 개정을 통해 중단한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세액공제가 종료되면 미국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판매량이 연간 37%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또 한국산 자동차의 품목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려던 정책도 무기한 유예했다. 여기에 최근 발생한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사고는 안전성 논란을 재점화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둘러싼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배터리 업체들이 ESS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며 중국 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는 데 주력하는 이유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ESS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 전기차 시장 둔화를 보완할 새로운 수익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모르도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국 ESS 시장은 올해 36억8000만 달러(약 5조1200억 원)에서 2030년 50억9000만 달러(약 7조1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6.7%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5월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 ESS 전용 배터리 생산 체계를 구축하며, 국내 배터리 3사 중 가장 먼저 북미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연말까지 북미 ESS 생산 능력을 17GWh로 끌어올리고, 내년에는 30GWh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각형으로 개발한 ESS 전용 LFP 배터리를 올해 처음 선보이고, 이를 북미에서 현지 생산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전략도 내놨다.
삼성SDI는 컨테이너형 ESS 제품인 SBB(삼성 배터리 박스)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SBB 1.7과 2.0 버전은 내년부터 미국 현지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또 10월부터는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 ‘스타플러스 에너지’ 생산라인 일부를 ESS 배터리 생산으로 전환해 북미 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있다.
SK온은 미국 조지아 단독 공장 ‘SK 배터리 아메리카(SKBA)’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 일부를 ESS용 라인으로 전환해 내년 하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최근에는 미국 에너지기업 플랫아이언과 컨테이너형 ESS용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해, 내년부터 매사추세츠 프로젝트에 최대 7.2GWh 규모의 ESS 배터리를 공급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ESS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지배력과 미국의 관세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라며 “현지 생산 기반을 안정적으로 구축하고 가격 경쟁력과 품질·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향후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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