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 기간, 우리 아이 아플 땐 어떻게 해야 할까
||2025.10.04
||2025.10.04
민족 대명절 추석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는 가족 모임과 귀성 행렬이 이어진다. 그러나 어린 자녀를 둔 부모에게는 긴 연휴가 달갑지만은 않다.
평소와 달리 병·의원 상당수가 문을 닫는 데다 낯선 지역에서 아이가 갑자기 아프거나 다치는 상황이 생기면 불안감은 배가된다. 실제로 응급실을 찾는 영유아 환자는 명절 연휴 기간에 평소보다 늘어난다.
배우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아응급실 교수는 “명절에는 환경 변화와 이동, 음식 섭취 등으로 소아 환자의 응급실 방문이 잦다”며 “부모가 당황하지 않고 기본 대처법을 숙지하면 불필요한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이들이 응급실을 찾는 가장 흔한 이유는 발열이다. 보통 직장 체온이 38도 이상이면 발열로 간주한다. 직장 온도가 가장 정확하나 검사 방법의 불편함 때문에 최근에는 고막 체온계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배 교수는 “3개월 미만 영아가 열이 날 때, 4~5일 이상 고열이 지속될 때, 혹은 발열과 함께 축 늘어지고 활력이 떨어진다면 지체 없이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열성 경련이 15분 이상 지속되면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호흡곤란도 흔한 응급 증상이다. 아이가 갑자기 쌕쌕거리며 숨 쉬기 힘들어 하거나, 얼굴과 입술이 푸르게 변한다면 산소 공급에 문제가 생긴 신호다. 이럴 때는 신속히 119에 연락하고 소아응급실로 이송해야 한다.
명절에는 낯선 음식과 장거리 이동, 바뀐 생활 리듬 때문에 소화불량과 탈수가 자주 발생한다. 아이가 잘 먹지 못해 소변량이 줄거나 입술과 혀가 바싹 마르면 탈수를 의심해야 한다. 이럴 땐 소량의 물이나 경구 수액을 자주 먹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성묘·야외활동 중 벌레에 물려 호흡곤란이나 얼굴 창백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응급실 방문이 요구된다. 한낮의 강한 햇볕이나 차량 내 방치는 치명적일 수 있으며, 아이가 얼굴이 붉고 축 늘어진다면 곧바로 서늘한 곳으로 옮겨야 한다.
대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아이가 음식이나 작은 장난감을 삼키는 사고도 빈번하다. 기도가 막혀 숨을 쉬지 못할 경우 부모의 신속한 응급조치가 생사를 가른다.
1세 미만 영아는 아이 얼굴을 아래로 엎드리게 한 뒤 어깨뼈 사이를 5회 두드리고, 이어 젖꼭지 아래 부위를 두 손가락으로 빠르게 눌러 이물질을 빼낸다.
1세 이상 소아는 하임리히법(복부 밀어올리기)을 시행한다. 배꼽과 갈비뼈 사이를 주먹으로 밀어올려 기도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단, 아이 입속 이물질이 보이지 않을 경우 손가락을 억지로 넣어 꺼내려 해선 안 된다.
배 교수는 “부모가 응급처치법을 잘 모른다면 119에 즉시 연락해 구체적인 지시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응급실을 다녀왔다고 해서 끝난 것은 아니다. 아이 상태를 꾸준히 관찰하고, 처방받은 약은 정확히 복용해야 한다. 또한 증상의 변화나 복용 기록을 남겨 두면 추후 진료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3개월 이하 영아의 발열 ▲8시간 이상 소변을 보지 못하는 탈수 ▲호흡곤란·청색증 ▲반복적 경련 발작 ▲심한 복통과 창백·구토 동반 증상 ▲외상 후 의식 저하나 두통·구토가 지속될 경우에는 즉시 재방문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연휴 전부터 응급 상황에 대비할 것을 권고한다. 배 교수는 “방문 예정 지역의 응급실과 당직 의료기관 연락처를 미리 확인해 두면 위급 상황에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며 “부모가 신속히 판단하고 의료진의 안내를 따르면 아이가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는 가족이 함께 모여 따뜻함을 나누는 시간이다. 그러나 불시에 닥칠 수 있는 소아 응급 상황 앞에서는 ‘당황하지 않는 침착함’이 최고의 예방책이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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