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도입했더니 업무 효율↓…‘워크슬롭’이 초래한 역효과
||2025.10.03
||2025.10.03
[디지털투데이 홍경민 인턴기자] 인공지능(AI)가 작업 속도를 높여주지만 동시에 '워크슬롭'이라는 새로운 부작용을 일으키는 사례가 최근 발견됐다. 워크슬롭(Workslop)은 AI가 생성한 내용이 근로자와 동료들에게 혼란과 불편을 주고 업무 일정까지 지연시키는 현상을 의미한다.
온라인 매체 쿼츠가 전한 최근 스탠퍼드대학교와 베터업 랩스(BetterUp Labs)의 공동 연구는 워크슬롭 현상이 이미 직장 내 일상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미국 내 풀타임 근로자 11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0%가 "지난 한 달간 AI가 만든 워크슬롭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문제는 시간과 비용의 손실이다. 연구진은 워크슬롭 한 건을 해결하는 데 평균 2시간이 소요되며, 이는 근로자 1인당 월 186달러 상당의 보이지 않는 세금과 같다고 분석했다. 규모가 큰 기업의 경우 손실은 더욱 커져, 직원 1만명 기준으로 연간 900만달러에 달할 수 있다.
생산성 저하뿐 아니라 직원들의 정서적 피해도 드러났다. 조사 결과, 절반 이상이 워크슬롭을 받았을 때 짜증을 느꼈으며 일부는 혼란스럽거나 심지어 모욕감을 받았다고 답했다. 또 약 절반은 워크슬롭으로 인해 동료가 덜 유능하거나 신뢰할 수 없다고 인식하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 금융업 종사자는 "문서를 직접 다시 작성할지, 상대방에게 다시 쓰라고 할지, 아니면 그냥 넘어갈지를 결정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기술 분야의 한 관리자는 "AI가 작성한 문서를 다시 정리해 전달하는 데만 한두 시간이 걸렸다"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현상은 기업들이 생성형 AI 도입을 빠르게 늘리고 있는 시점과 맞물려 있다.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AI 기반 프로세스를 도입한 기업 수는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고, 2023년 이후 직장 내 AI 사용량 역시 두 배 늘었다. 그러나 MIT가 진행한 다른 연구에서는 "AI 투자 기업의 95%가 뚜렷한 성과를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워크슬롭은 주로 동료 간에 발생하지만 상하 관계에서도 나타난다. 응답자의 18%는 상사에게 워크슬롭을 보낸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16%는 상사로부터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결국 이는 조직 내 모든 방향으로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는 것이다.
이에 연구팀은 기업이나 기업 리더가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무분별한 AI 사용을 지양하며, 목적 있는 활용을 추진할 것을 권고했다. 그렇지 않으면 워크슬롭이 생산성과 신뢰를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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