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통상임금 범위 확대 합의…노사관계 ‘새 기준점’ 되나
||2025.09.28
||2025.09.28
[산경투데이 = 박우진 기자]
현대차와 기아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조건부 상여금과 휴가비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하기로 합의하면서 국내 기업 노사관계 전반에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지난해 말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통상임금의 요건 중 ‘고정성’을 제외한 판결을 내린 이후 처음으로 대형 완성차 업체들이 구체적인 합의안을 내놓은 것이다.
이번 합의는 휴가비, 명절 지원금, 능률향상비 등 기존에는 제외되던 항목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킨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아 역시 비슷한 범위를 산입하기로 결정했다. 업계는 이번 조치가 자동차 산업을 넘어 다른 제조업과 서비스업으로까지 확산할 가능성에 주목한다.
그러나 인건비 상승은 불가피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조건부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경우 연간 6조7천억 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기업의 경영 부담뿐 아니라 청년 고용, 투자 여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동계는 이번 판결과 합의가 “임금의 공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반면 경영계는 “기업마다 지급 기준이 달라 혼란이 커졌다”며 정부의 보다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고용노동부는 각 기업의 수당 지급 방식에 따라 통상임금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최종 판단은 노사 합의에 달렸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버스업계 등 일부 산업에서는 여전히 통상임금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창원 버스업체를 상대로 한 기사들의 소송에서 법원이 근로자 측 손을 들어주며, 경영계가 내세운 ‘신의칙’ 항변의 한계가 다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향후에도 기업이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통상임금 책임을 면제받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국 현대차·기아의 합의는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한 셈이다.
노사 간 협상이 다른 업종으로 번지면서 통상임금 논쟁은 한국 노동시장과 기업 경영 환경을 재편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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