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공세 맞선 토종 지도앱...‘AI·관광·교통’ 혁신 경쟁
||2025.09.26
||2025.09.26
[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국내 지도 앱 시장의 혁신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구글이 고정밀 지도 반출을 재차 요구한 가운데 네이버지도·카카오맵·티맵 등 토종 앱들이 인공지능(AI)과 맞춤형 서비스로 대응에 나섰다.
26일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지도 앱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네이버지도 3053만명, 카카오맵 1360만명, 티맵 1186만명 순이다. 절대 강자가 없는 3강 구도 속에서 각사가 고유 영역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티맵은 SK텔레콤의 생성형 AI '에이닷'을 접목해 대화형 내비게이션을 선보였다. 기존 정해진 명령어 방식을 벗어나 일상 대화처럼 자연스럽게 목적지를 설정할 수 있다.
"근처 주유소에 들렀다가 집으로 가자"라고 말하면 목적지와 경유지를 동시에 인식해 최적 경로를 안내한다. "주차 가능한 카페 찾아줘" 같은 조건별 검색도 지원한다. 운전자의 주행 이력과 즐겨찾기를 반영한 맞춤형 응답도 가능하다. 실시간 교통 상황 확인, 전화·문자 발신, 음악 재생 등 다양한 기능을 음성으로 수행할 수 있다.
티맵은 차량 내 AI 경험 최적화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운전자와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빌리티 AI 에이전트'로 포지셔닝하겠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혁신을 바탕으로 티맵모빌리티는 올해 2분기 창사 이래 첫 분기 상각전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누적 74억건의 이동 데이터를 보유한 강점을 바탕으로 AI 기반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네이버지도는 외국인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한다. 2018년부터 한국어·영어·일본어·중국어 4개국어 길찾기를 제공해왔고, 지난해 말부터는 방문자 리뷰를 AI 파파고로 번역해 보여준다.
결제 장벽도 낮췄다. 이달 중순부터 해외 발행 신용카드를 네이버페이에 등록할 수 있게 했다. 기존에는 한국 휴대폰 본인인증이 필수였지만, 이제 카드 인증만으로 주문·예약·결제가 가능하다.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진행하는 '비로컬' 캠페인도 확대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음식점·카페·문화공간 할인 쿠폰과 고속버스·렌터카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서비스 지역도 서울에서 부산·경주로 넓혔다.
외국인 대상 서비스와 동시에 내비게이션 편의성도 놓치지 않았다. 대안 경로를 기존 팝업이 아닌 말풍선으로 표시해 운전 중 화면 조작 없이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실시간 신호등 안내도 10개 지역에서 시작했다. 멀리 떨어진 신호등 상태를 미리 알려 급출발이나 급정지를 줄일 수 있다.
네이버지도는 외국인 관광객 맞춤형 생태계 구축이라는 명확한 차별화 포인트를 잡았다. 구글이 제기한 외국인 불편 문제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선제적 대응에 나선 전략이다.
대중교통 정밀화에 가장 집중하고 있는 건 카카오맵이다. AI 기반 장소 추천 서비스 'AI메이트 로컬'을 도입해 "애견 동반 가능한 브런치집 알려줘" 같은 대화식 검색을 지원하지만, 진짜 차별화 포인트는 교통정보 서비스다.
초정밀 버스·지하철에 알람 기능을 추가해 앱을 계속 켜두지 않아도 도착 전과 직전에 푸시 알림을 보낸다. 버스에서 잠깐 졸아도 하차 시점을 놓치지 않는다.
인천시와 협약을 통해 오는 30일부터 3초마다 버스 위치를 갱신하는 실시간 서비스를 시작한다. 수도권 최초다. 기존 10~15초 간격에서 대폭 단축해 정확도를 높였다.
한강버스 위치 정보 서비스도 새롭게 시작했다. 국내 최초 수상 대중교통인 한강버스의 실시간 움직임을 지도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여의도·압구정·잠실 등 7개 선착장을 운행하는 하루 14회 항차의 정확한 위치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카카오맵의 전략은 명확하다. 대중교통 이용의 불확실성을 최대한 제거하겠다는 것이다. 언제 올지 모르는 버스를 기다리는 스트레스를 데이터 정밀도로 해결하려는 접근법이다.
이처럼 토종 지도앱의 경쟁은 단순 길찾기를 넘어 AI·교통·관광까지 생활 생태계를 누가 더 촘촘히 묶어낼 수 있느냐의 싸움으로 전환되고 있다. 구글의 글로벌 지배력에 맞서는 방법은 결국 한국 사용자의 세밀한 니즈를 파악한 맞춤형 서비스라는 게 업계 공통 인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도 앱은 예약·검색 등 다른 서비스와 연결되는 비중이 높아 차별화가 중요하다"며 "사용자 경험 개선을 통한 서비스 고도화 경쟁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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