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5에서 중국 자동차 기업 허샤오펑 샤오펑(Xpeng) 회장이 발표하고 있다.(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2025.09.08/뉴스18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5에서 중국 자동차 기업 허샤오펑 샤오펑(Xpeng) 회장이 발표하고 있다.(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2025.09.08/뉴스1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샤오펑(Xpeng)이 한국 법인 설립을 마쳤다. 비야디(BYD), 지커(Zeekr) 등에 이어 중국 주요 전기차 업체 중에서는 세 번째 한국 법인 설립이다. 중국 전기차 업체의 한국 시장 공략이 더 본격화하는 동시에 전기차 시장 경쟁도 더 달아오를 전망이다.
샤오펑, 韓 법인 ‘엑스펑모터스 코리아’ 설립 등기 완료…국내 진출 속도
2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샤오펑은 지난 6월 23일 ‘엑스펑모터스코리아’(XPeng Motors Korea)라는 이름으로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등기를 마쳤다.
본점 소재지는 서울 양천구 은행정로 54다. 정식 사무실이 아닌 공유오피스 형태로 주소지만 둔 셈이다. 자본금은 1억 5000만 원으로 9월 현재 중국 국적의 1984년생 리 야차오(Li Yachao)만 단독 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리 야차오 이사는 샤오펑 내에서 구체적인 직함은 확인되지 않지만, 샤오펑의 스웨덴 법인 이사와 동일 인물로 보인다.
업계는 샤오펑이 한국 법인 등기를 마친 만큼 국내 사업을 대표할 승용 부문 대표를 물색하고 조만간 선임할 것으로 내다봤다.
통상 중국 기업은 해외 진출 시 법인장의 경우 중국인을 선임하고, 사업 부문 대표는 현지인을 채용한다. 대표적인 곳이 BYD다.
BYD 역시 국내 전기 승용차 시장에 진출하면서 법인장(딩하이미아오)은 유지하면서 BMW그룹 코리아 출신의 조인철 승용 부문 대표로 임명했다. 이는 지리그룹의 전기차 브랜드 지커도 마찬가지다. 지커는 올해 2월 한국 법인인 ‘지커 인텔리전트 테크놀로지 코리아’를 설립했고, 임현기 아우디 코리아 전 대표를 한국 사업 총괄로 선임했다.
업계 관계자는 “샤오펑이 사람을 뽑는다는 얘기는 올해 초부터 나왔고 최근 더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한국 법인 설립을 마쳤으니 한국 사업 총괄 대표 선임과 국내 딜러사 네트워크 등 한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독일 뮌헨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5에 마련한 샤오펑의 전시관 내 전광판에 한글로 된 글귀를 게시했다./뉴스1 이동희 기자.독일 뮌헨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5에 마련한 샤오펑의 전시관 내 전광판에 한글로 된 글귀를 게시했다./뉴스1 이동희 기자. ‘갓성비’ 中 전기차 속속 韓 진출 “소비자 선택 확대·국내 생태계 위험 명암 공존”
샤오펑은 중국의 신흥 전기차 업체로 대륙의 테슬라로 불린다. 단순히 전기차 판매를 넘어 자율주행, 미래항공모빌리티(AAM), 휴머노이드, 인공지능(AI) 등 모빌리티 설루션 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이달 초 독일 뮌헨서 열린 유럽 최대 모터쇼인 IAA 모빌리티 2025에서는 한국 진출 계획을 거리낌 없이 밝히기도 했다.
재키 구 샤오펑 기술위원회 회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현장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한국 시장에 관심이 많고 구체적인 (진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BYD의 국내 진출 이후 샤오펑 역시 한국 진출설이 제기됐으나, 고위 관계자의 입에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샤오펑은 IAA 전시관 내 전광판에 한글로 “AI 모빌리티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글귀를 게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4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관람객들이 중국 전기차 BYD ATTO3를 관람하고 있다. 전 세계 12개국 451개 기업·기관이 참가한 서울모빌리티쇼는 ‘Mobility, Everywhere’를 주제로 13일까지 열린다. 2025.4.4/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4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관람객들이 중국 전기차 BYD ATTO3를 관람하고 있다. 전 세계 12개국 451개 기업·기관이 참가한 서울모빌리티쇼는 ‘Mobility, Everywhere’를 주제로 13일까지 열린다. 2025.4.4/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업계는 BYD에 이어 지커, 샤오펑까지 국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중국 업체의 한국 시장 공습은 물론 시장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합리적인 가격에 앞선 기술을 지닌 ‘갓성비’ 중국 전기차 업체의 국내 진출 확대는 소비자 선택 확대와 국내 산업 생태계 위기를 동시에 불러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BYD는 지난 1월 전기 승용차 론칭 이후 올해 1947대를 판매했다. 4월 첫 출시 모델 아토 3 고객 인도 이후 씰과 씨라이언 7 등을달아 출시하며 수입 전기차 시장 3위를 기록하며 한국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은 완성차에서부터 부품사까지 거대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데 중국 업체의 경우 다른 글로벌 업체와 달리 생태계가 자국 기업으로 이뤄져 있다”며 “결국 중국 업체의 한국 시장 진출 확대는 산업 생태계 측면에서 국내 업체의 설 자리가 좁아지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