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국내 제도는 늦고 표준은 미비…글로벌 흐름과 격차
||2025.09.16
||2025.09.16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클린뷰티 2.0'이 ESG 규제 강화와 가치 소비 확산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단순한 규제 대응(ESG 1.0)을 넘어 지속 가능한 제품 출시(ESG 2.0)라는 패러다임 전환에 발맞추지 못한다면 국내외 기업 간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클린 성분을 넘어 지구 환경까지 고려하는 '지속 가능한 뷰티'를 클린뷰티의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세포라(Sephora)의 '클린 + 플래닛 포지티브(Clean + Planet Positive)'나 컬트 뷰티(Cult Beauty)의 '컬트 컨셔스(Cult Conscious)'와 같은 인증 프로그램들은 클린 성분을 기본으로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ESG 전반의 125개 항목을 검증하며 투명성을 강조한다.
아울러 유럽연합(EU)은 2024년 5월 '에코디자인 규정' 입법을 완료하며 2030년까지 모든 제품에 '디지털 제품 여권(DPP)' 부착을 의무화할 예정이다. 이는 제품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의 환경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여 그린워싱(Greenwashing)을 방지하고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돕는 데 목적이 있다.
또한, 유럽 주요 화장품 기업들이 참여하는 자발적 이니셔티브인 '코스파톡스(CosPaTox)'는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의 안전성 기준과 시험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이는 향후 EU의 필수 의무 기준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로레알, 에스티 로더 등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코스파톡스 기준을 신소재 구매에 활용하며 규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반면 국내 클린뷰티 시장은 유럽과 북미에 비해 환경 규제 도입 시점이 현저히 늦다. 이에 따라 브랜드마다 클린뷰티 기준이 제각각이어서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는다.
한국은 화장품 안전성 평가 의무화 제도가 최근에야 입법을 마쳐 2026년부터 시범 도입될 예정이다. 2028년에 업계 규모 및 품목에 따라 단계적으로 시행되고 2031년에야 전면 시행될 전망이다. 이는 유럽을 비롯한 해외 주요국들이 이미 안전성 평가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더딘 속도다.
더욱이 국내에서는 클린뷰티에 대한 국가 표준이나 공신력 있는 단체 표준이 없는 실정이다. 현재 충북에서 '글로벌 클린화장품 산업화 기반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단체 표준 제정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이에 기업 입장에서는 일률적인 체계를 만들어나가기 어렵다. 글로벌 공신력이나 신뢰도 측면에서 한계가 나타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업계 전문가는 국내 뷰티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K클린뷰티'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규제 시행 속도를 높이고, 공신력 있는 표준 및 인증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의 강력한 환경 규제 흐름은 K뷰티에도 큰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협약', '에코디자인 규정', '그린워싱 금지법' 등 쏟아지는 글로벌 환경 규제들은 국내 대기업은 물론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설계·제조 위탁(ODM) 기업, 수출 기업 전반에 걸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기현 슬록 대표는 “클린뷰티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에도 제도가 뒷받침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며 “안전성평가제도 입법화와 클린뷰티 단체표준 제정으로 첫걸음을 내디딘 만큼, K클린뷰티 카테고리가 활성화돼 글로벌에서도 통하는 제품이 많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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