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원 넘으면 안 팔린다"...유통업계 ‘초저가 전쟁’ 올인
||2025.09.04
||2025.09.04
[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 유통업계가 5000원 이하 저가 전쟁에 올인하고 있다. 지속되는 고물가·소득 정체·경기 둔화 등에 소비 심리가 위축하면서 업계 전반이 다이소의 성공 사례를 학습했다는 분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편의점, 이커머스 등 유통업계 전반에서 5000원 이하 저가 상품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전 품목을 5000원 이하로 구성한 자체 브랜드(PB) '오케이 프라이스'(5K PRICE)를 출시했다. 162여개 품목으로 시작해 연내 250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가격은 880원부터 4980원까지 기존 브랜드 대비 70%가량 저렴하게 책정했다. 통합 매입 시스템, 소포장 전략 등을 통해 원가를 절감한 구조다.
앞서 이마트는 화장품 자체 브랜드(PL)인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 8종을 모두 4950원 이하로 출시했다. 두달간 3만2000개 이상 판매고를 올렸다. 이 기간 이마트의 전체 스킨케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기도 했다.
롯데마트 역시 '요리하다 월드뷔페'와 같은 가공식품 PB를 저가 전략에 전면 배치했다. 국가의 음식을 소용량으로 3990원 또는 4990원에 판매한다. 분기별 PB 상품을 모아 최대 25% 할인 판매하는 '갓성비 추천템'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지난 7월 행사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배 증가, 소비자 체감 장바구니 물가를 12%가량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미끼 상품'으로 화제성↑...메가 히트 PB 나오기도
편의점들은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 화제성 있는 상품군을 중심으로 3000·5000원 균일가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GS25는 무신사, 손앤박과 각각 협업한 전용 브랜드 '위찌', '하티' 등 5000원 이하 색조·기초 화장품 30여종을 판매한다. 건기식 30여종은 삼진제약, 종근당, 동화약품, 동국제약 등과 협업해 비타민, 유산균, 오메가3 등을 1주~1개월 단위 소용량으로 포장 판매한다.
CU는 70여종의 건강 관련 상품을 5000원 이하로 판매 중이다. 최근엔 '엔젤루카'와 손잡고 수분크림 등을 3000원에 출시했다. 이달 중 3000~5000원대 컬러밤, 튜브틴트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커머스 업계의 경우 초기에는 배송비를 고려, 마진율이 좋은 대용량 상품을 중심에 뒀다. 최근엔 심리적 허들이 낮은 소포장 상품을 묶어 판매하거나, 저가 PB 상품 개발도 활발하다.
쿠팡은 올초 화장품 PB인 '엘르 파리스'를 출시했다. '만원 한장이면 풀 스킨케어 루틴이 가능하다'는 것이 소구점이다. 프리미엄 원료를 대량 매입해 동급 원료를 쓴 타 제품 대비 3분의1~5분의1 수준까지 저렴하다는 설명이다. 가격대는 4900원~1만1900원대로, 4개 라인에서 18개 품목을 출시했다.
컬리는 4980원의 연세유업과 협업한 '연세우유 전용목장우유'가 메가 히트를 쳤다. 해당 제품은 지난해 누적 1000만개 이상이 판매될 정도로 컬리 대표 상품인 상황이다.
◆소비 심리 저항선 높아져...다이소가 시장 메기 역할
업계는 5000원 이하 상품 출시의 배경으로 소비자들의 구매를 결정하기까지 심리 저항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수입맥주 4캔에 1만원과 같이 만원 이하를 강조했으나, 지금은 5000원 이하여야 가성비 꼬리표를 달 수 있다"며 "마케팅 효과를 위해 소비자가 반응할 만한 가격을 설정해 놓고 거기에 용량 등을 맞춰 출시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다이소의 5000원 이하 균일가 성공 사례가 시장에 변화를 불러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가 집객 수단으로 다이소의 저가 전략을 벤치마크한다는 것.
실제 다이소는 창업 초부터 균일가 정책을 고수, 현재까지도 5000원 이하 상품 만을 판매한다. 매해 판매량은 늘어 2015~2024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이 17%에 달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4.7% 늘어난 3조9689억원을 기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초저가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5000원 이하 상품에 소비자들이 반응한다는 걸 확인했고, 다이소가 시장의 메기 역할을 한 셈"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특히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경우 온라인과 경쟁해 모객하기 위해선 초저가 상품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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