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파업, 해외 생산 확대 불러오나
||2025.09.03
||2025.09.03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 난항을 겪어온 현대자동차 노사가 끝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현대차 노조는 7년 만에 파업을 결정하며 사측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노조의 부분 파업이 전면 파업으로 확대될 경우 생산 차질이 수출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2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3일부터 사흘간 부분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올해 임단협 교섭 난항이 결국 파업으로 비화한 것이다. 노조에 따르면 오전·오후 출근조는 3일과 4일에는 각각 2시간, 5일에는 4시간 파업을 진행한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7년 만이다. 현대차 노사는 2019년 이후 코로나 팬데믹, 한일 경제 갈등 등 대내외 환경을 고려해 성과급과 보상을 지급하며 지난 2024년까지 6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을 마무리한 바 있다.
노사는 지난 6월 18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20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특히 지난 8월 13일 열린 17차 교섭에서는 협상 결렬을 선언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됐다.
이에 이동석 현대차 사장은 입장문을 통해 협상 재개를 요청했고, 노조는 이를 하루 만에 수용했다. 협상 결렬 2주 만에 양측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으면서 파국을 피하는 듯했지만, 임금 인상 폭과 정년 연장을 둘러싼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결국 파업을 막지 못했다.
사측은 ▲기본급 9만5000원 인상 ▲성과급 400%+140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주식 30주 지급 등을 담은 제시안을 내놨다. 그러나 노조는 ‘조합원 기대에 못 미친다’며 이를 거부했다. 노조는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 ▲지난해 순이익의 30%에 해당하는 성과급 ▲정년 64세 연장 ▲주 4.5일제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4조원을 넘겼고, 올해 2분기 매출도 증가했기 때문에 임금 인상 여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미국 현지 생산 증가분을 임금 협상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사측은 “관세가 기존 25%에서 15%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부담이 크고, 전기차 수요 둔화로 하반기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며 맞서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교섭 안건에 대한 실질적 논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노조가 파업을 결정한 것은 유감스럽다”며 “불필요한 소모전을 지양하고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노조의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을 우려한다. 국내 생산량이 줄면 수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특히 파업이 장기화되거나 전면 파업으로 확대될 경우, 사측이 감소분을 상쇄하기 위해 해외 생산을 늘리는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과 교수는 “부분 파업이 전면 파업으로 확대되면 회사는 연간 생산량을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이는 수출 차질과 산업 전반의 악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차는 파업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해외 생산 시설 확대나 생산량 증대 같은 해외 투자 정책을 강화할 수 있다”며 “이번 파업 결정은 장기적으로 국내 생산 감소와 일자리 축소라는 생계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노조가 파업을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기보다 합리적 협상 태도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관세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노란봉투법 등 국내 경영 환경도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가 정치적 이슈를 활용해 사측을 압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노사가 서로 한 발씩 양보해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경쟁력 제고로 이어질 수 있는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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