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몸값 15억달러...AI 유니콘 ‘빌더’는 왜 몰락했을까
||2025.09.02
||2025.09.02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한때 15억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 받은 AI 스타트업 '빌더AI'가 파산해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는 소식이다.
빌더는 VC들로부터 투자를 받았고 마티크로소프트와는 투자를 포함한 제휴까지 맺었다. 언론사인 패스트 컴퍼니로부터는 오픈AI와 구글 딥마인드에 이어 세번째로 가장 혁신적인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런 회사가 파산했다는 사실 자체도 충격이지만 파산에 이르는 과정 자체도 다소 충격을 안긴다.
뉴욕타임스 최근 보도를 보면 빌더는 파산에 이르기까지 알맹이 없이 홍보에만 치중했고, 내로라하는 투자자들은 이런 사실을 뒤늦게서야 알게 됐다. CEO도 내보내는 등 어떻게 해보려고 했지만 파산으로 돌진하는 회사를 돌려 놓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빌더는 챗GPT 이후 등장한 AI 스타트업이 이니다. 챗GPT가 몰고온 AI 열풍 속에 회사 성격을 AI에 맞게 바꿔 유망주 반열에 오른 케이스다.
빌더는 2016년, 당시에는 엔지니어AI라는 이름으로 테크판에 데뷔했다. 기업들이 앱과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이 주특기였다.
빌더는 2019년 회사 이름을 바꿨는데, 리브랜딩 전인 2018년까지만 해도 회사 소개에서 AI를 크게 강조하지는 않았다. 사친 데브 두갈 빌더 CEO는 2018년 첫 대규모 벤처 투자를 유치했을 때 회사를 홍보하기 위해 150개 단어를 사용했는데, 여기에 AI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당시는 AI로 끝나는 도메인을 가진 웹주소가 1만5000개 미만이던 시절이다. 하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달라졌다. 도메인 네임 스탯( Domain Name Stat)에 따르면 여름 기준 하루에만 AI로 끝나는 웹사이트 주소가 1500개씩 생길 정도다.
AI 회사 같지 않아 보이던 빌더도 회사 홍보에 AI를 적극 활용했다. 2023년 네 번째이자 결국 마지막이 된 투자 라운드는 카타르 투자청(국부펀드)이 주도했는데, 당시 빌더 보도 자료에는 회사 이름 바로 다음에 나오는 세 번째 단어가 AI였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빌더는 그동안 총 4억5000만달러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 규모도 그렇지만 투자자 리스트도 호화 멤버다.
카타르 투자청 외에 소프트뱅크 딥코어 인큐베이터, 마이크로소프트, 할리우드 투자자 제프리 카첸버그, 팔로알토 네트웍스 최고경영자 니케시 아로라, 뉴욕 VC 인사이트 파트너스 등이 빌더에 투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2023년 빌더에 3000만달러를 투입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들 회사 투자는 패착이었다. 투자자들은 속이 아니라 겉만 보고 빌더를 밀어준 꼴이 됐다. 뉴욕타임스 보도를 보면 빌더는 나름 AI에 전문성이 있어 보이는 투자자들도 현혹시킬 만큼 홍보에 집중했고 나름 효과를 본 모양이다.
빌더는 제품 개발 보단 홍보에 많은 돈을 쏟아부었다. 지난해 빌더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웹 서밋 컨퍼런스에 참가했고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컨퍼런스에서는 두 번째로 높은 수준 파트너십인 골드 파트너로 이름을 올렸다. 두바이에서 열린 기텍스 글로벌 컨퍼런스에서도 빌더의 '활약상(?)을 볼 수 있었다.
2024년 빌더는 자체 홍보에 4200만달러(매출 80%)를 지출한 것으로 뉴욕타임스가 입수한 내부 문건을 인용해 전했다.
이런 행사들에서 빌더는 '나타샤'를 소개하며 이를 최초 AI 프로그램 매니저라고 치켜세웠다. 이 제품은 피자를 주문 하는 것처럼 쉽게 웹사이트나 앱을 개발할 수 있는 툴로 포장됐다.
AI에 대한 높은 관심 속에 이같은 마케팅은 나름 먹혀드는 듯 보였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계속 가릴 수는 없었다. 지난 겨울, 빌더 이사회는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는데 현금이 부족한 이유를 파악하던 중 매출이 크게 부풀려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2023년 회계연도 빌더는 매출을 1억5700만달러라고 보고했다. 하지만 한 관계자와 내부 문서에 따르면 실제 매출은 4200만달러에 불과했다. 2024 회계연도에는 격차가 더욱 벌어져, 보고된 매은 2억1700만달러라고 보고됐는데, 실제로 5100만달러였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여기에다 빌더는 클라우드 업체 아마존 웹 서비스(AWS)에 7500만달러 채무를 지고 있었다.
이같은 사실이 밝혀진 후 두갈 빌더 CEO는 사임했다. 이후 이사회는 정상회를 모색했지만 투자자들 신뢰가 무너지면서 빌더는 결국 파산 코스를 밟게 된다.
빌더가 무너진 후 SNS에선 조롱 섞인 글들도 쏟아졌다. 5월에는 빌더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한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올라온 '빌더에서 AI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고 나타샤 신경망은 사실 인도 프로그래머 700명이었다'는 글이 테크 커뮤니티에서 널리 회자됐다. 한 빌더 이사회 멤버는 링크드인에 이같은 주장을 일축하며 빌더 AI는 진짜로 있었고 실전에 투입할 만했다고 반박했지만 여론 측면에서 큰 성과를 내지는 못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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