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10월 21일…카카오에 겹친 세 가지 변수
||2025.09.02
||2025.09.02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징역 15년을 구형받았다.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시도하며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주가를 조작했다는 혐의다. 1심 선고일이 카카오의 AI 서비스 공개와 카카오톡 개편 시점과 맞물리면서, 창업자의 사법 리스크가 신사업 전반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검찰은 8월 29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김범수 창업자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징역 1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1심 선고를 10월 21일로 정했다.
업계는 이번 판결이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 원화 스테이블코인 인허가를 비롯해 카카오톡 개편과 AI 사업 확장 등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카카오 법인이 벌금형 이상 형사처벌을 받을 경우, 전자금융법상 적격성 요건에 따라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를 상실할 수 있다. 다만 현재 기소된 것은 김범수 창업자 개인이며, 카카오 법인의 기소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카카오가 진출을 검토 중인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 역시 인허가 절차에서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카카오톡과 카카오톡 기반 AI 서비스도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김범수 창업자의 1심 선고일이 카카오의 주요 신사업 발표 일정과 겹치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9월 23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 카카오(if kakao) 25'에서 카카오톡 개편안과 신규 AI 서비스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오픈AI와 공동 개발한 협업 상품도 소개된다. 11월 초로 예상되는 3분기 실적 발표 전까지 오픈AI 협업 제품 출시가 예정돼 있다. 이 시기 역시 김 창업자의 선고일과 겹친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2023년 12월 대표이사로 내정돼 취임한 정신아 대표는 김범수 창업자와 함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하지만 김 창업자가 올해 초 투병으로 위원장직을 내려놓으면서 정 대표가 그룹 전반을 단독으로 이끌고 있다. 정 대표는 창업자의 사법 리스크를 감당하는 동시에 실적 개선과 AI 전략 등 핵심 현안에 대한 시장 신뢰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범수 창업자의 사법 리스크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는 강경 기조를 공개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6월 취임 후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주식시장에서 장난치다 패가망신한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권대영 신임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도 취임 후 첫 회의에서 “주가조작·회계부정은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제재하겠다”며 “올해 반드시 패가망신한다는 점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김 창업자가 받고 있는 혐의는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이다. 검찰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해 최고형을 구형한 배경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김범수 창업자가 보유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려는 동기가 약해진 상황에서 오픈AI의 한국 시장 진출과 맞물려, 전략적 판단에 따라 지분 일부를 넘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검찰 구형은 두 가지 측면에서 영향을 미친다. 하나는 구형과 투병으로 인한 김범수 창업자의 사업 동기 저하이고, 다른 하나는 카카오와 밀접하게 결합된 오픈AI 입장에서 해당 주주의 지분 취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번 구형을 기점으로 오픈AI가 카카오 지분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다. 9월 중 오픈AI 서울사무소 개설, 9월 말 카카오 피드 서비스 출시, 10월 말~11월 초 카카오·오픈AI 공동 상품 출시 등 주요 일정을 전후해 관련 이슈가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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