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나라에서 글로벌까지… 중고거래 파고든다 [네이버식 C2C ①]
||2025.08.30
||2025.08.30
네이버가 커머스 사업을 강화하며 C2C(개인 간 거래)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단순한 중고 거래를 넘어, 네이버의 방대한 사용자 커뮤니티와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다. IT조선은 네이버의 C2C 전략이 시장에 어떤 파급 효과를 가져올지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네이버는 네이버 카페를 중심으로 안전거래 솔루션을 도입하며 중고거래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당근마켓·번개장터·중고나라의 3강 구도에 네이버가 카페 생태계를 무기로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네이버카페 내 개인간 거래(C2C)에 ‘안전거래 솔루션’을 도입했다. 해당 솔루션은 네이버 인증서 본인확인, 네이버페이 에스크로 결제, 위험거래탐지시스템 구축 등을 지원한다.
네이버는 우선 중고거래가 활발한 네이버카페에 안전거래 솔루션을 적용한다. 플랫폼 내 분쟁을 줄이고 사기를 예방하는 동시에, 거래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카페에 우선 적용하는 이유는 오랜 기간 중고거래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중고거래의 효시로 꼽히는 ‘중고나라’는 2003년 네이버에서 시작됐다. 2025년 8월 기준 중고나라 카페 가입자는 1900만명에 달한다. 이는 네이버 전체 카페 중 가입자 수 1위다.
시기적으로도 가장 빠른 조치가 필요한 시장이다. 중고거래 시장 자체가 빠르게 성장하기 때문이다. 2023년 26조원 규모로 추정됐던 시장은 올해 43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거래 규모뿐 아니라 이용자 수도 늘고 있다. 올해 기준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들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합은 2000만명을 넘는다. 당근마켓만 해도 올해 2월 기준 MAU가 2200만명에 달한다.
이처럼 급성장하는 시장에서는 경쟁 플랫폼 간 차별화도 뚜렷해지고 있다. 플랫폼별 주 이용자 연령층만 보더라도 당근마켓은 40-50대, 번개장터는 10-20대, 중고나라는 20~30대 비중이 높다. 거래 대상 품목에 따라 특화된 앱이 속속 등장한다. 명품 재판매 플랫폼 ‘크림’, 아이돌 포토카드 거래에 특화된 ‘포카마켓’, 중고 의류 전문 ‘차란·후루츠패밀리·리클’ 등이 대표적이다. 8월 26일에는 무신사가 중고 의류 거래 서비스 ‘무신사 유즈드’를 출시했다.
네이버는 이러한 세분화된 시장 구조 속에서 단순한 플랫폼 운영자가 아니라 ‘거래 인프라 제공자’로 자리 잡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카페 기반의 커뮤니티 신뢰도에 더해 본인확인, 에스크로 결제, 위험거래 탐지 등 안전장치를 구축하고, 더 나아가 네이버가 직접 물품을 수거·배송하는 ‘방문택배’까지 제공한다. 복잡해진 시장을 안전거래 솔루션이라는 하나의 프레임으로 통합하려는 전략이다.
네이버의 안전거래 솔루션은 이렇게 다양하게 분화된 시장을 하나로 묶기 위한 시도로 분석된다. 판매자 인증, 에스크로 안전결제, 더치트 연동 등 기존 플랫폼 서비스는 보강하는 한편 네이버가 직접 판매자로부터 물품을 받아 구매자에게 전달하는 ‘방문택배’도 도입한다. 네이버가 단순 플랫폼 운영 대신 ‘안전한 중고거래를 위한 솔루션’ 고도화에 집중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네이버는 이미 해외에서 주요 거점을 여럿 확보했다. 2023년에는 북미 최대 패션 C2C 플랫폼 포시마크를 1조6700억원에 인수하고 글로벌 C2C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올해 8월 5일에는 6045억원을 들여 스페인 최대 C2C 플랫폼 왈라팝 경영권을 인수했다. 한국의 크림과 일본의 소다까지 네이버는 글로벌 주요 권역마다 C2C 플랫폼을 갖춘 기업이 됐다. 이번 안전거래 솔루션은 국내 카페 생태계에서 데이터를 축적해 향후 글로벌 플랫폼과 연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C2C 기업 왈라팝 인수는 장기적으로 글로벌 C2C 사업 역량 강호, 커머스 AI 데이터 확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 판단한다”며 “기술 이식을 통한 탄력적 실적 성장과 커머스 AI 에이전트 출시로 이어진다면 기업 가치에 기여가 가능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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