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빅테크 통상 압박 속…최수연 네이버 대표에 쏠리는 눈
||2025.08.29
||2025.08.29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한미정상회담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여했다. 구글 등 미국 빅테크가 통상 압박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그는 국내 IT업계를 대변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26일 관련 업계에 의하면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직후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한국 기업들은 조선·원전·항공 등의 분야에서 11건의 계약 및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주제는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라운드 테이블에서 미국 기업인들을 만나 미국 제조업 르네상스를 달성할 최적의 파트너는 대한민국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미국 IT업계의 ‘디지털 무역장벽’ 관련 압박이 예상됐다. 하지만 실제로는 관련 이야기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구글 등 미국 IT업계는 한국의 5000대 1 정밀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 허용, 대규모 콘텐츠 제공사업자(CP)의 서비스 품질 유지 의무 폐지 등을 요구했다. 8월 20일에는 미국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 등 5개 관련 협회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에게 “정부가 나서달라”며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다행히 이날 정상회담과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압박이 이뤄지지 않았다. 구글 측에서도 순다르 피차이 CEO나 닉 폭스 지식정보(K&I) 총괄 부사장 대신 사미르 사맛 안드로이드 생태계 부문 사장이 나왔다. 닉 폭스 지식정보 총괄 부사장은 구글이 네이버와 직접 경쟁하는 포털, 검색, 광고, 지도 등의 분야를 담당한다.
만약 구글이 이날 라운드 테이블에서 지도 데이터 반출 요구나 망 사용료 같은 문제를 거론할 계획이었다면 순다르 피차이 CEO가 참석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행사에 사미르 사맛 구글 사장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와 구글플레이 등을 총괄하는 ‘안드로이드의 아버지’로 불린다.
문제는 미국 측 압박이 끝났다고 보긴 어렵다는 점이다. 네이버는 ‘소버린 AI(AI 주권)’를 일찌감치 말해 온 기업이다. 이재명 정부 내각에도 하정우 AI미래사회수석,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네이버 출신 인사가 포진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수연 대표의 경제사절단 참여는 다른 제조업 관련 재계 총수들의 참여와 다른 의미로 분석된다. 조선업 등이 수천억원을 미국에 투자해 미국 제조업 르네상스를 돕겠다고 발표하는 것과 달리 네이버는 미국 측의 요구를 방어해야 하는 입장이라서다.
구글 요구대로 우리 정부가 지도 데이터 반출을 허용한다면 네이버지도, 카카오맵, 티맵 등 국내 지도 서비스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우리 정부는 11월쯤 구글과 애플의 지도 반출 요구를 병합 심사해 결론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최수연 대표는 글로벌 무대에서 국내 IT업계의 권익을 대변해야 하는 위치가 된 셈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 기업들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내지 않고 정치적으로 해결하려 할 수도 있다”며 “구글이 오늘 압박하려는 조짐을 보이지 않은 것 역시 친선을 도모하는 자리에서 굳이 불화를 일으킬 수 있는 이미지를 주지 않으려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라운드 테이블에서 네이버의 역할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다”며 “미국에 가기 전에는 여러모로 경제사절단 참여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는데 구체적 성과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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